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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짤] 잘자 친구.
게시물ID : pony_113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노피도피더피
추천 : 6
조회수 : 438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2/11/09 00:03:27


(잘자. 친구..)


애플잭이 애플루사의 친척에게 블룸버그를 보낸지 거의 3달만이었다.

그에게서 온 편지는 매우 간략하게 써져있었다.

'블룸버그가 위험해. 애플루사로 와줘'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 친구들의 도움은 필요하지않았다.

에이커스의 할당량을 모두 채운 뒤 애플잭은 짐을 싸들고 애플루사로 향하는 기차에 올라섰다.

시끄러운 경적소리와 함께 덜컹 덜컹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애플잭은 블룸버그가 위험하다는 편지지를 다시 꺼내들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자신이 아끼고 아끼던 사과나무가..


"애플잭! 여기야!"

"오.. 세상에.."

블룸버그의 잎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확실히 주위의 사과나무와는 너무 다른 생김새였다.

애플잭은 천천히 다가가 블룸버그의 딱딱한 나무껍질에 손을 갖다 대었다.

"세상에.. 블룸버그.. 미안하다.."

뭔가 더 이상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오로지 미안하다는 말 뿐.

친척도 애플잭의 감정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녀가 아끼는 사과나무가 이렇게 되어버리다니.

"물을 안준거야?"

"매일 준다구. 그런게 아닐거야"

"영양제는 줘봤어? 도대체 관리를 어떻게 한거야!"

"당연하지!! 그리고 왜 나한테 화내냐고! 내가 얼마나 열심히 관리한건 줄 알아??"

"..."

애플잭은 더 이상의 말싸움이 필요치않다고 생각했다.

얼른 이 블룸버그의 상태를 고치는 것이 필요했다.

"비켜봐! 엄마가 고쳐줄게.. 잠시만 기다려줘"

친척을 밀치고서 다급히 영양제 상자를 들고왔다.

떨리는 발굽으로 주사바늘을 집자, 계속해서 흘러내렸다.

애플잭은 육두문자를 써가면서 간신히 블룸버그의 몸에 주사바늘을 꽂았다.

혹시나 아플까 내심 조마조마했다.


---


"애플잭! 도대체 몇 통째야! 너 정말 나무에 대해서 알기는 아는거야??!!"

"시끄러! 너보다는 많이 알거다! 이것봐! 블룸버그가 살아나..는.."

블룸버그의 상태는 더욱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간신히 달려있던 사과조차도 블룸버그에 붙어있는 걸 싫어하는 듯 하나씩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애플잭은 너무 놀라 사과를 집어들고 어쩔줄을 몰라했다.

"이제 그만해!!! 의미없는 행동이야!! 블룸버그는 죽어가고 있다고!"

"다..닥쳐! 니까짓게 뭘 안다고!! 블룸버그는 허약한 애가 아냐!! 관리를 잘못한 너의 잘못이라고!!"

"뭐.. 뭐야? 말 다했어?!"

친척이 애플잭의 멱살을 잡고 바닥에 넘어뜨렸다.

애플잭도 당하고 있을 수 없었기에 있는 힘껏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이.. 이거놔!!"

"사과해!!"

"싫어! 잘한것도 없으면서 되려 큰소리야 이 자식아!!"


'짜악!'


애플잭의 뺨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이내 애플잭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친척은 흥분한 상태였지만, 점점 미안함을 느꼈다.

"너.. 너..."

차마 입에서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 친척은 애플잭을 풀어주고, 저 멀리 도망쳐버렸다.

애플잭은 블룸버그와 덩그러니 과수원에 남겨졌다.

애플잭은 상처받은 마음으로 블룸버그에게 다가갔다.

곧바로 블룸버그의 품에 달려가 펑펑 울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도 그 마음을 알았을까, 아니면 중력의 힘이었을까

빨갛게 잘 익은 사과 하나가 애플잭의 카우보이 모자 위로 툭 떨어졌다.

"서..선물인거야? 미안해.. 내가 널 이 곳에 데려온게 잘못이야.. 스윗애플에이커스로 돌아가자."

블룸버그의 잎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


"애플잭, 블룸버그가 여기 왜 있냐"

"어제 애플루사에서 다시 데리고 왔다! 애플루사에서의 블룸버그를 봤다면 정말 충격적이었을꺼다."

애플잭이 블룸버그의 몸을 툭툭 때리며 말했다.

"어때? 오빠야가 보기에도 블룸버그 상태가 좋은거 같제!"

"아니"

".. 뭐고! 그 단순한 말은!"

빅맥킨토시는 낮은 웃음소리로 다시 사과를 따기위해 저 멀리 사과나무 숲으로 사라졌다.

다시 애플잭과 블룸버그가 덩그러니 과수원에 남겨졌다.

애플잭이 웃는 얼굴로 블룸버그를 쓰다듬어주었다.

"헤헤.. 블룸버그, 다신 널 다른 누군가에게 주지 않을꺼야, 죽을때까지 나와 함께 있자"

애플잭은 작은 의자 하나를 가져와 블룸버그의 그늘에 앉아 블룸버그에게

헤어지고 난 뒤의 이야기를 모두 해주었다.

"하하! 그런 일이 있었다니까!... 이제.. 니 얘기를 해줄래 블룸버그?"

...

"괜찮아! 말하지 않아도 돼! ...읏차!

블룸버그의 몸에 기대어 스르르 애플잭이 잠이 들었다.

사과나무 사이로 들리는 바람소리, 달콤한 사과향, 그리고 블룸버그의 따스함

저 멀리서 비치는 햇빛을 이불삼아 푸근한 잠자리에 들었다.

애플잭은 잠꼬대로 블룸버그에게 속삭였다.

"잘자.. 친구.."

블룸버그의 잎이 점점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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