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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팬픽] 나의 다리 1
게시물ID : pony_127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불가필
추천 : 4
조회수 : 33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2/11/12 23:54:59

 태양을 경외하던 전사들은 죽어서 태양으로 갔다. 구름 끼어 흐리고 하늘 붉던 날 뜬 무지개를 포니빌의 주민들은 레인보우 대쉬가 하늘 끝으로 가며 남긴 것이라고 여겼다. 몇 유식한 포니들은 그 무지개가 강력한 마법의 반작용이라는 걸 알았지만, 말하지는 않았다.

 포니들에게 그 무지개는 다리였다. 건장한 이들은 곧 건너야 했고 나머지도 언젠가는 건너야 했다. 해가 뉘엿뉘엿 져도 무지개는 사라지지 않았고 죽음은 멀어지지 않았다. 아직 죽지 않은 포니들은 해가 뜬 동안 전사자들을 추모하다가 땅거미 기는 소리, 까마귀 나는 소리가 들리자 집으로 돌아가 문을 걸어 잠갔다.

 “대쉬…….” 관에 발굽을 얹는 래리티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새까만 관에 눈길이 쌓였다. 그는 울음을 참지 않고 관 위에 쓰러졌다. 눈물이 관에 스미고 애플잭이 조용히 우는 유니콘의 어깨를 두드렸다.

 “울지 마라.”

 멈출 기색이 없자 애플잭은 래리티의 어깨에 손을 얹은 채 잡아당겼다. 그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래리티는 힘없이 떨어졌다. 저기에서 여기까지 들려오는 까마귀 까악 거리는 소리, 그 소리에 그들은 한없이 슬퍼졌다.

 서쪽에서 온 서늘한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소리가 요란하고 차가웠으나 센 바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정도의 세기로도 애플잭의 모자를 날려버리기엔 충분했다. “이런!” 챙 넓은 모자는 웅덩이에 빠져 웅덩이 물을 담았다. 그가 웅덩이에 수그려 보니 물이 붉었다. 좀 뜬금없지만, 애플잭은 꽤 오랫동안 보지 못한 그의 오빠 생각이 났다. 물은 빅맥을 담아 붉나, 아니면 석양을 닮아 붉나. 아니면, 아니면은.

 붉은 것은 핑키 파이를 닮아 붉다. “뭘 보니, 개구리는 거기 없어!” 그는 늘 그렇듯 자그마한 폭죽을 터뜨리며 허리를 굽힌 애플잭의 등에 올라탔다. 애플잭이 놀라 허공에 다리를 휘젓다 그만 앞발로 웅덩이를 밟고 말았다. 모자까지 밟고야말았고 붉은 것까지 밟아버렸다. 붉던 것은 물결이 일어 흐려졌다. 하늘과 같다. 곧은 무지개를 담은 것까지 하늘과 같다. 물이 흐려도 무지개만은 또렷했다. 행여나 붉은 것이 무지개에 오를까 발굽으로 웅덩이를 헤치던 애플잭의 움직임이 멈췄다. 무지개엔 원래부터 붉은색이 들어 있다. 그는 그대로 쓰러져 웅덩이에 빠졌다.

 

 

 

 

 

 

 

 

 

 

 

 

 

 

 

 

 

 

 

 

 

 

 

 

 

 

 

 

 

 

 

뱀발

머릿말을 이렇게 다는 게 맞나 모르겠습니다. 가입하고 죽 보기나 얼마간 하다 글을 써보네요. 인사글도 올리지 않았으니 기회에 인사도 드립니다. 특기할 것은 없지만요.

 

뱀발二

플롯은 이미 완성되었고 틈틈이 올리려 합니다. 주기적이진 않겠고 며칠에 한 번이나 올릴 성싶은데, 그런 주제에 양까지 적네요.

 

뱀발三

쓴 것에 대해 뭐라뭐라 떠드는 것은 상당히 멋없는 일이지만, 무지개는 충분히 혼란스러운 소재가 됐습니다. 무지개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뱀발四

대명사로 '그녀' 대신 '그'가 쓰였는데, 변명하자면 그녀라는 말은 번역에서 온 말이고 그에 속하는 말이기도 하고, 실은 제가 그녀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말은 왜인지 신통치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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