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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게기념 실화 소설 - 날아라 똥..
게시물ID : poop_18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빛깔
추천 : 0
조회수 : 23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3/17 15:10:35

똥게 만들어지지면 올려야겠다고 생각한 묵히고 있던... 실화 소설을 올립니다.

재미없으면 그만두고요....

 

 

 

으스스한 기분이 들어 눈을 떴을 때 정태는 짜증이 났다. 휘잉 휘잉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방에서 회오리가 되어 돌아다니는 것 같았다. 정태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잔뜩 끌어올린 이불이었지만 어깨에 느껴지는 추위는 어쩔 수 없었다.

 

제길

 

추위도 추위지만 정태를 더욱 짜증나게 했던 것은 바로 뒤쪽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신호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이 가야 될 화장실을 생각하니 더욱 그랬다. 정태네 화장실은 고장이 나 있었다. 정태의 집은 2층 건물이었는데, 1층은 아버지가 공장으로 쓰고 있었고, 2층에서 네 식구가 생활했다. 2층이 1층보다 더 넓어서 밖에서 보면 2층의 한쪽 부분이 툭 튀어 나왔다. 그곳에 화장실이 있었다.

정태의 동네는 인천 화수동으로 배가 정박해 있는 부두를 따라 사람 세 명 정도 지나갈 정도의 골목길이 있었고, 건너편에는 집들이 있었다. 그 중 한 곳이 정태의 집이었다. 그러니까 바다-도로-정태의 집. 이런 구조였다. 내가 이렇게 정태의 집에 대해서 장황한 설명을 하는 이유는 정태가 겪게 되는 일의 특수성을 조금 더 이해를 시키기 위함이다.

 

혹시 정태의 집이 2층이고, 1층에 공장이 있고 해서 그럴듯한 건물을 상상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조금 더 설명하도록 한다. 인천의 화수동 이라면 그다지 풍요로운 동네가 아니다. 조금 못사는 축에 속한다라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선박에서 나온 쓰레기며, 버린 그물, 녹 쓴 닻 그리고 어디가 근원지인지 모르겠지만 썩은 생선냄새 같은 것이 하루 종일 동네를 돌아다니는 몇몇은 그럭저럭 살았지만 몇몇은 찢어지게 가난한 그런 곳이다.

아까도 얘기했듯이 2층에서 툭 튀어 나온 곳이 바로 정태네 화장실이었다. 이곳에는 정화조로 통하는 관이 있는데 이것이 건물 밖으로 나와 2층에서 땅 속까지 이어져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어떤 놈이 무엇을 던졌는지 1층으로 꺾이는 곳이 깨지게 되었고, 쭈그리고 앉아 일을 볼때 아래를 내려다 보면 변기통을 통하여 도로의 귀퉁이가 훤히 보였다. 어느 날 정태 아버지가 가족들을 모아 놓고 말했다.

 

당분간 화장실에서 볼 일 보지 말아라. 오줌은 세면대에 싸고, 똥은 저기 윗동네 공중화장실로 가던가 해라

 

정태는 그런 소리를 들었지만 가끔 까먹고 화장실에서 오줌을 싼 적이 있었다. 그러면 오줌은 그대로 깨진 관으로 나와 거리로 쏟아졌다.

 

왠 물이 쏟아지지?”

 

지나가는 사람은 그것이 오줌인지도 모르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다. 몇몇은 그것이 튀어 봉변을 당하기도 했지만 모르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깨진 관이든 아버지가 말한 세면대든 오줌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문제는 바로 똥이었다. 아버지가 말한 윗동네의 공중화장실은 걸어서 약 5분이 소요되는 곳으로 집 앞에 도로를 지나고, 샛길을 몇 개 지나가야 있었다. 정태와 정태의 형은 최대한 참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을 때 휴지를 쥐고 그곳으로 향했다. 하지만 점점 그 일이 귀찮아졌다.

 

", 똥누러 같이 가자"

"싫어"

"같이 가자"

 

정태는 혼자서 가는 게 싫어서 울상이 되어 형을 졸랐다.

 

"화장실 바닥에서 신문 깔고 싸"

"그러면 어떻게 버려?"

"창밖에 던져버려"

"? 그러다가 누가 맞으면 어떻게 해"

"바다까지 힘껏 던지면 돼"

 

정태의 형은 같이 가는 것이 귀찮아서 그렇게 말했다. 처음 정태는 그런 짓을 어떻게 할까 했지만 안될 것도 없어 보였다. 그래서 신문을 하나 들고 화장실로 갔다. 신문 한 장을 빼서 두 번 접어 바닥에 놓고 쭈그리고 앉았다. 아래로 변기통을 지나 깨진 관을 통해 길바닥이 보였다. 힘을 주어보았다.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잘 나오지 않았지만 자세가 익숙해지자 볼일을 볼 수 있었다. 다 싼 후에 화장지로 밑을 닦고 뒤를 보았다. 따뜻한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똥이 신문의 정치면에서 무슨 5공 비리 어쩌고 저쩌고 하는 기사와 함께 뭘 봐 자식아하는 듯 쳐다보고 있었다. 정태는 신문의 네 귀퉁이를 차곡차곡 접었다. 만두처럼 똥이 싸여졌다. 화장실 창문을 열고 아래를 보았다. 다행히 지나가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배들도 고기를 잡으러 갔는지 바다가 바로 보였다. 정태는 힘있게 던졌다. 묵직한 신문이 하늘을 날았다. 그리고 첨벙 바다에 빠졌다.

 

 

정태는 재미있는지 씩 웃었다.

그 후로 정태는 계속 그 일을 반복했다. 좀 난감한 일이 몇 번 있긴 했다. 그날도 평소대로 화장실에 신문지를 깔고 볼일을 보고 창문을 열었는데 배들이 빼곡히 정박해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러니까 배들 때문에 정태가 그것을 던질 수 있는 공간이 없던 것이다. 있는 공간이라고는 유선형으로 되어 있는 배의 앞부분 때문에 생기는 두 척의 배 사이뿐이었다.

 

어떻게 하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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