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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readers_128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동동동동동동
추천 : 2
조회수 : 28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5/04 00:03:03
나는 나보다 스무살은 더 늙은 당신이 가여웠습니다.
당신은 평생을, 당신이 얼마나 빛나는 줄도 모르고 나를 닦고 닦는 일 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그렇게 차츰 흐려졌습니다.
흰 안개가 당신 머리 가에 흐르고, 까실까실한 가시가 당신 손에 돋았습니다.
 
한번은 제가 당신의 빛이 흐려지는게 두렵다 하니 환히 웃으시며 괜찮다 하셨습니다.
그 환한 웃음은 마치 어릴적 당신의 빛을 보는 듯 했습니다.
그 속에는 탁한 빛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아마 그 빛은 나보다 마흔살은 더 늙은 분의 것이었겠지요.
나는 나 또한 어느샌가 흐려질 것을 생각하며, 당신께 고맙다 말하리라 다짐하며, 당신을 바라봤습니다.
 
깜빡깜빡. 당신의 빛이 잦아들어갑니다.
나는 아직 당신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못했건만. 당신은 그렇게 나를 빛나게 하고는 사그라들었습니다.
그제서야 당신이 왜 나를 닦고 닦았는지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당신이 닦아준 내 빛속에 당신의 빛을 조금이나마 담고,
오늘도 당신을 가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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