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단편] 비바람
게시물ID : readers_165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렇기에
추천 : 0
조회수 : 31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09 16:56:29
  비바람이 심하게 부는 바람에 그만 우산이 냇가로 떨어져 버렸다.  뒤집어져 떠내려가는 우산을 최영감은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허, 참 별일이 다있네." 
 자신의 말을 듣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이제는 잘 아는 최영감이지만, 이런 괴상한 일이 생기면 이해를 바란다는 듯 꼭 한마디씩 내뱉곤 했다. 

 최영감은 옷이 홀딱 젖을 것을 염려하여 급히 집으로 향했다. 뛸 법도 한데 그래도 체면이라는게 있는지라 빠른 걸음으로 걷는 최영감이었다. 영감은 비에 젖어가는 자신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못마땅해했다. 뭇 할망구들이 이 모습을 보면 분명 최영감 노망났다며 소문을 퍼뜨리고 다닐 것임에 틀림없다. 

 최영감은 문듯 어린시절에 살던 아파트가 떠올랐다. 그 시절엔 비가 오면 그 나름대로 신이났다. 아파트 앞에는 아스팔트가 불량으로 깔려 움푹들어간 곳이 있었는데, 거기에 비가와서 물이 고이면 동내 아이들에게는 작은 풀장이 되었다. 아기돼지마냥 흙탕물에서 뒹굴던 내가 이렇게 늙어버렸다니, 최영감은 믿기지 않았다. 

 가는 길에 최영감은 버려진 자전거 하나를 발견했다. 아마 요 앞 고등학교 학생 하나가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왔다가 집에갈때 비가 거세지니 버리고 간듯 했다.(하여튼 요즘 젊은 애들은 쯧쯧!)  자전거는 체인이 풀려있었지만 최영감이 잠깐 만져보니 쉽게 고칠 수 있었다. 이거 그래도 재산인데 내가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이든 최영감은 얼른 자전거에 몸을 실었다. 

 잘가나 싶던 자전거는 바퀴에 바람이 빠져있었다. 그러나 최영감은 그걸 알면서도 고집스럽게 패달을 밟아 앞으로 나아갔다.   이윽고 비는 더욱 세차게 몰아쳐, 이제는 폭포가 쏟아져 내리는 듯한 모양이 되었다. 최영감은 어푸어푸 숨을 몰아쉬며 생각했다.  '그래 희안한 바람이 불어 내 우산이 냇가에 빠지더니만 이 자전거 줄라고 그랬나보다.' 최영감은 내심 만족스런 기분이 되었다. 

 자전거 하나 주은것에 만족하던 최영감은 다음날 심한 독감이 걸렸고, 그 길로 병이 악화되어 여러달 고생했다고 한다.  

 병 중에 최영감은 우산 꿈을 꾸었다. 살이 부러져 둥둥 떠내려가는 우산. 그 우산은 냇가를 떠다니다니다, 거센 물살을 만나 서서히 밑으로 가라앉았다. 
 꿈에서 깨어난 최영감은 몸이 조금 가벼워진것을 느꼇다. 
 최영감은 몸이 낫자마자 자전거를 깨끗이 손질하여 학교에 돌려줬다. 
 최영감은 그제야 비구름이 겆혔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