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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박함/짧음/단편 소설]
게시물ID : readers_194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잉여를위하여
추천 : 2
조회수 : 37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5/03 13:05:04

대한민국의 어느 평범한 가정집. 「김 올해로 나이가 열 일곱 되는 소녀」(17. 여고생)가 자신의 집에 들어선다.

"오라버니. 집에 계십니까?"
"무슨 일로 이리 시끄럽게 오라비를 찾느냐?"

남자의 이름은 「김 죠스타. 죠셉 죠스타. 죠죠라고 불러줘.」(20. 감자크로켓). 보다시피 갓 여고생이 된 소녀의 오빠 되는 사람이다.
아무튼 남자의 물음에 소녀는 공손히 답하였다.

"오라버니. 송구하지만 저에게 약간의 금전을 쥐여주실 수 있습니까? 제가 지금 저의 급우와 급한 약조가 있어 만나봐야 하거늘, 안타깝게도 저에게 지금 돈이 없습니다. 만일 제게 돈을 빌려주신다면…."
"어림없는 소리 말거라. 이 오라비는 돈이 궁한 사람이니라."
"…그러실 줄 알았나이다."

소녀는 예상했다는 듯,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USB 메모리를 꺼내든다.
뜬금 없는 소녀의 행동에 남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다.

"그것이 무엇이냐?"
"오라버니의 소중한 전자계집의 새 집입니다."
"무어라?!"

자신의 여동생의 말을 듣자마자 남자는 부리나케 자신의 컴퓨터로 달려갔다. 그리고 남자의 소중한 폴더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공허한 자신의 폴더를 확인한 남자는 분노에 찬 표정으로 자신의 여동생에게 물었다.

"이 여우처럼 요사스럽고 잔망스러운 것…! 감히 오라비를 겁박하는 것이냐?"
"겁박하는 것이 아닙니다."
"헛소리! 이것이 나를 겁박하는 것이 아니면 무엇이더냐? 돌려 말하지 말고 그것을 내놓거라!"
"금전을 조금만 주시겠습니까? 그리하면 이들은 다시 오라버니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남자는 자신의 지갑에서 오늘밤 자신의 계정에 투자할 예정이었던 금전 25000원을 무겁게 꺼내들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 전자계집들은 구하기 힘든 희귀자료였으니 말이다.

"호호호~. 감사히 잘 사용하겠나이다, 오라버니!"
"육시를 낼 것! 내 이번 일을 잊지 않을 것이야!"
"할 수 있거든 해보십시오! 그 저장 매체의 용량이 얼마인지 보이지 않으십니까?"

그 말에 남자는 USB 메모리의 겉면에 적힌 용량을 읽을 수 있었다. 4 GB. 남자의 소중한 전자계집은 아직 완전히 그의 곁에 돌아오지 않았다.

"이…! 이이!!"
"잘 알겠거든 어여쁜 동생에게 줄 금전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호호호호!"

그리곤 남자의 여동생은 밖으로 나가버렸다. 남자는 분하고 또 분하여 자리에 주저앉아 바닥을 쾅쾅 울리며 울분을 표출했다.

"이 나쁜 것! 더러운 것! 거열형에 처해도 속이 시원하지 못할 치사한 것! 어찌 감히 제 오라비의 것을 건드리고, 그것으로 겁박을 할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아, 답답하다! 너무도 분하고 억울하여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이 답답함을 주체할 수 없다!"
"그 주둥아리를 다물어라, 이놈! 아파트에 네놈만 사느냐?"
"그쪽이야 말로 그 입 닥치시오!"
"아니 이놈이? 목소리만 들어도 딱 젊은 놈이라는 티가 나는 놈이 어찌 웃어른에게 말본새를 그따위로 할 수 있단 말인가? 동방예의지국 조선이라는 말도 옛 말이로다! 한심하고 또 한심하여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 없다!"
"그쪽은 자신의 친지에게 전자계집을 잃어본 적이 없소? 있다면 제발 그 입을 다물어 주시오! 부탁이오!"

그 말에 아랫집 남자는 말 없이 고개를 떨구더라.

출처 내 감자크로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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