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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게시물ID : readers_20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블루마리★
추천 : 1
조회수 : 140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2/24 21:00:02



그동안 우리가 동화에서 보는 '늑대'라는 캐릭터는

어리고 약한 주인공을 공격하는 악당으로 그려졌습니다. 

양치기 소년 이야기,아기돼지 삼형제,빨간 모자,일곱 마리 아기염소 등……. 

하지만 늑대는 육식 동물이며 먹이를 먹지 않으면 굶어 죽습니다.

그렇다면,그저 '늑대는 나빠!'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한 번 정도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변명이라도 들어봐야 되지 않을까요? 

제가 읽은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는 그런 시각에서 출발합니다.


 

'알렉산더 울프'라는 이름의 이 늑대는 할머니의 생일 케이크를 만들려고 하던 중

설탕이 떨어져 이웃에 사는 돼지의 집으로 갑니다.

공교롭게도 그는 감기에 걸려 재채기를 계속 하고 있는 상태였죠. 

게다가 돼지들은 설탕을 꾸려고 온 늑대에 차갑게 대하며 쫓아내려고 합니다. 

그 때 나온 강력한 늑대의 재채기!

 돼지들이 지은 지푸라기 집과 나무판자 집은 어이없이 무너지고

두 마리 돼지는 잔해에 깔려 목숨을 잃고 맙니다. 

이미 '죽은' 돼지를 먹은 늑대는 막내 돼지의 벽돌집으로 가서 설탕을 얻으려 하지만 

돼지는 '네 할머니 다리나 부러져라'하고 욕설을 합니다.

('다리가 부러지다' 즉, 'break a leg'는 '행운을 빈다' 또는 '힘 내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늑대는 말 그대로 다리가 부러지라는 뜻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오해가 발생한 거죠.) 

뜻하지 않게 다시 재채기를 하는 늑대, 그리고 그 후에 일어난 일들은…….


 

늑대는 자신의 행동을 본능에 의한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감기에 걸려 재채기를 했던 것 뿐,돼지들의 집을 무너뜨릴 의도가 없었다고요. 

그리고 살아있는 것을 잡아먹는 것도 아니고 죽은 돼지를 먹는 것이기에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습니다.

아울러 자신을 흉악한 늑대로 만들어버린 언론을 비난하죠. 

감기에 걸렸던 사실도, 죽은 돼지를 먹은 것도 모두 빼 버리고

보는 이들을 자극할 만한 요소들만 모아서

늑대를 아주 나쁜 존재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나타내려고 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모든 일에는 한 가지 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핑계라면 핑계고 변명이라면 변명이겠지만 늑대에게 그런 사연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기존의 생각을 유쾌하게 비틀어 보여주고 있죠.

저자는 아이들에게 엉뚱한 재미와 함께 다양한 생각의 길을 열어 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어른인 제 시각에서 볼 때,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고도 

'이 사회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식으로 자기 합리화에 급급한 이들의 모습과,

진실을 전달하기 보다는 신문 판매 부수나 광고 수익을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기사를 남발하는 언론의 행태를 비꼬는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오래간만에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보고 즐거워 할 수 있는 책을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독특한 스타일의 일러스트도 마음에 들었고요. 

저녁 식사 후, 아이를 무릎에 앉혀 놓고 함께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정말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는 이야기 뒤에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가 주는 재미를,

어른에게는 작금의 세태를 반영한 풍자와 해학을 주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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