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3. 살인전야
게시물ID : readers_213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최카피
추천 : 1
조회수 : 20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8/15 14:07:06

첫날밤의 신랑 신부이니 일분일초가 아깝지 않을까? 산책을 가도 같이 가고, 고단한 몸을 쉬어도 같이 쉴 일이 아닌가?

어린 연희는 첫날밤을 어떻게 보내야할 지 몰랐다. 아니 어떻게 준혁을 대해야 할지도 몰랐다.

준혁이 이따가 들어간다는 말에 ‘알았어요!’ 하고 전화를 끊었다. 결혼을 하기 전이라면 이런 냉담한 반응에 화를 내고 응석을 부렸을 것이다.

그러나 결혼을 하여 부부가 되고 보니 그런 응석을 부리는 것이 도리어 부끄러웠다.

준혁은 차를 끌고 호텔 정문으로 가지고 나왔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자 조수석으로 한 여인이 담배를 물고 들어온다.

“우선 한적한 곳으로 가죠. 피차 타인 눈은 거슬리잖아요.”

“그러지!”

혜영을 태우고 한적한 곳으로 달려 나왔다.

오늘밤 목적을 이루기에 적당할 것 같은 장소였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해변과 절벽이 만나는 곳.

밤이 어둑해지자 사람의 그림자도 없고 절벽에 파도가 부딪히는 소리에 다른 소리들은 묻혀 사라질 것 같았다.

‘숄’로 다 가리지 못한 어깨가 섹시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대담하고 대단한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비밀리에 만나야 한다고는 하지만 홀몸으로 나를 만나려고 하다니, 특히 이런 곳에서 말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혜영이를 빠뜨릴 만한 곳이 있었다.

절벽 밑에는 파도가 부딪혔다. 바다의 깊이는 모르지만 여기서 밀어 버리면 머리가 깨질 수도 있고, 바다에 빠져 익사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많이 변하지는 않았네.”

혜영이 먼저 말을 꺼냈다.

“변하지 않았을 리가 없지. 순진했던 내가 이제 훌륭한 악마가 되었지. 모두 니년 덕분이야.”

혜영은 못들은 체 하며,

“덕분에 나도 얼굴이 좀 변했어. 고마운 일이지.”

하면서 혜영은 준혁에게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아달라는 듯이 자신 있게 얼굴을 비춰 보였다.

예전에 준혁이라면 그녀의 자태에 숨이 턱 막혔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의 준혁은 그런 혜영이 아름다울 수록 더욱 얄미운 마음이 들었다.

이런 요물이 어디에 또 있을까? 벌써 30이 가까이 오거늘 20대 초반같은 피부와 입술을 가지고 있다.

준혁은 상관 없다는 듯이

“변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 무슨 상관이야! 본론을 말해봐.”

하면서 낭떠러지로 잠시 눈길을 보냈다.

“오랜 만에 봤는데, 너무 서두르는 것 아냐? 그래도 옛정이 있는데... 하긴 빨리 신부 곁에 가고 싶기는 하겠지. 큭큭크”

“무슨 헛소리야!”

“사실 아까 결혼식장에서도 있었어. 신부대기실까지 찾아갔는걸. 아주 어린애던데, 요즘에는 또 그런 취향이 생겼나봐?”

혜영이 입을 열 수록 밀어 버리고 싶은 준혁이었다. 그러나 웬일인지 팔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호호호, 우리사이에 너무 딱딱하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야 뻔히 알면서 말야. 뭐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아냐? 내가 당신의 약점을 조금 잡고 있으니 자물쇠의 의미로 돈을 조금 주었으면 해. 뭐 싫다면 법대로..”

준혁은 말도 안되는 협박이라고 생각했다.

“흠, 싫다.”

그래서 소리 지르며 딱 잘라서 말했다. 혜영은 그 말에 조금 놀랬지만 다시 냉정을 찾으며,

“소리 지르면 누가 겁낼까봐? 싫다고? 돈만 준다면 나는 이대로 몸을 숨길게. 너와 그년이 부부가 되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 도와 줄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나를 돕지 않는다면 그 어린년과 그년의 어미 앞에 가서 ‘내가 바로 준혁의 아내다!’ 라고 말할테니까. 알아서 판단해!”

“역시 본색을 드러내는군. 너의 제안 모두 싫다!”

“모두 싫다고? 그럼 할 수 없지!”

혜영의 말이 끝나자 준혁은 소리 지르며 혜영에게 다가갔다.

“니년을 죽여 버리겠어. 감히 나를 협박해. 죽여 버리겠어.”

출처 본인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