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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 외로웠다.
게시물ID : readers_216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수전증오나봐
추천 : 3
조회수 : 26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9/03 17: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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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당신은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물론 나는 이미 자리를 떠난 뒤였다. 당신과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마주쳤다는 자체가 괴로운 일이었기 때문이었지. 내가 가고 없음을 앎에도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던 당신의 마음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당신은 머뭇거리다가 간신히 바쁜 일정을 떠올려 오던길로 향했다. 그러다가 다시, 멈칫. 돌아보지는 못하고 대신 전화기를 꺼내들었다. 툭, 툭, 몇번 건들기 무섭게 이름 하나가 떠올랐다. 언젠가는 내 사람이란 세글자로 저장되어있던 그 이름이. 당신은 그 이름을 잠시 조용히 내려다보았다.

  통화버튼을 눌렀다, 되돌아가고. 문자  몇자 썼다가 다시 지워버리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머리 대신 손만 허무하게 바쁜데,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당신은 전원버튼을 누르고 만다. 그러다 다시 전원버튼을 누르고 다시 이름을 내려다본다. 그리고는 자신도 모를 한숨 조금 베어낸다. 푸욱, 푹.

 당신, 당신은 알고있었다. 우리가 결국 다시 부딫히리란걸. 언제였는지 이제는 희미한 날에 당신은 미안하다며 얘기했고. 나는 붙잡는 대신 다시 한번은 보게 될거라고 얘기했다. 짧은 긍정으로 답을 한 당신은, 그렇게 떠났지. 
 하지만 우리가 벌써 이렇게 마주치리라고는 나도 당신도 몰랐던 바였다. 특히 당신은 더 그랬던 모양이었다. 나와 마주친 순간부터 그 이름 내려다보는 순간까지, 당신의 눈이 계속 잘게 떨리는 모습에서 확연해진다. 나도 심하게 놀랐지만 놀라움이나 반가움보다는 불쾌감이 더 컸지만, 당신은 그 반대였나 보다. 아니, 어쩌면 불쾌나 놀라움보다 미안함이 커서 그랬을까. 뭐, 당신만 알겠지만 말이다.

 어찌됐든 당신은 멍하니 그 이름을 바라본다. 내 사람과 글자수는 같지만, 왠지 이름으로 보는게 너무도 어색한 그 이름을. 자신이 떠나보내며 바꿨어도 여전히 어색한 그 이름을. 그 이름을.

 아마도 그런 이유들로 당신은 며칠 뒤에야 나에게 문자 한통 보냈을 것이다. 잘 사냐고. 잘 지내냐고. 아직 답장은 못했지만 나는 아직 마음이 아픈 사람. 조금 더 답장을 기다려보자 싶다.

  ㅡ중단

나머진 다음에 이어서 하겠습니다.
ㅍ1곤5 와전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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