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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의 자유는 어디까지 일까요?
게시물ID : readers_225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말씀폭발
추천 : 4
조회수 : 567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11/07 11:40:27


  요즘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와 아이유의 해석에 대한 이슈가 뜨겁습니다.
거기에 비평가들의 "해석의 자유" 이야기까지 등장했네요.
저도 거기에 대해 생각하던 게 있어서 몇 줄 적어보려 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해석의 자유에 대해서 존중하는 편입니다.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존중할 만한 해석은 물론이고,
작가의 의도에 반하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유가 밍기뉴와 제제를 연인으로 해석하는 것도,
디자이너가 제제에게 망사스타킹을 입힌 것도 말이죠.

  단, 그것이 개인적인 감상의 영역일 때에만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그 감상을 누군가와 나누고, 형식을 입혀 콘텐츠화 한데다
상업적 판매까지 했다면 그렇게 쉽게 넘어갈 수 없습니다.

  문학은-영화, 게임 등의 타 장르를 포함해서-작가 혼자서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요.
'깨진 거울의 눈'이란 말이 있습니다.
깨지기 전의 온전한 거울을 들여다보면 온전히 자신의 얼굴, 눈이 보입니다.
하지만 거울이 깨지면 깨진 조각 수 만큼의 눈이 비칩니다.
문학은 애초에 깨진 거울이고 거기에 비친 눈은
독자들의 해석의 다양성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문학은 독자들의 해석이 있어야만 갈라진 틈을 메우고
완성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때문에 해석의 자유는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규칙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작가의 의도를 일부러 왜곡하거나,
개인의 이득을 위해 진정한 감상과 관계없이
목적을 위한 해석을 하는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여러모로 걸리는 것이 많지요.
아이유와 소속사, 앨범을 제작한 사람들의 생각은 모르겠지만,
이 부분을 한 번 그들처럼 제멋대로 해석해보려 합니다.

  우선 앨범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이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문학 작품으로서 대하고 해석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수 아이유의 이미지에 맞는 콘텐츠를 찾다가 걸려 든 것이라고 봅니다.

  짓궂은 소년, 상큼한 라임 오렌지나무, 청순한 소녀 아이유.
아이유에 어울리는 단편적인 이미지만을 이용해 아이유의 이미지 변신에 이용하려 한 것입니다.
그리고 변신의 방향이 청순한 여동생에서 섹시한 여자였기 때문에
제제에게 망사스타킹을 입히고 핀업걸 자세를 취하게 한 것입니다.

  제제의 이미지는, 성숙하지 않은 소년의 몸에 섹시한 자세와 아이템을 더한 것으로
소녀같은 아이유가 취할 이미지와 같습니다.
아이유의 변신에 대한 팬들의 반감을 줄이고, 기대감을 높이기 위한 작전으로 보입니다.

  즉, 이 앨범은 아이유 개인 뿐 아니라
앨범 제작자와 표지 디자이너, 소속사의 의도가 다분합니다.
거기에는 문학적 해석보다는 상업적 도구로서의 콘텐츠만 가득합니다.
해석의 방향 이전에 상업적 의도로 해석했기 때문에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성년을 포함한 어린 아이돌 들에게 섹시컨셉의 춤과 노래를 부르게 하는
대중음악 관계자들에게도 문제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아이유 또한 이런 아이돌 문화 기조에 의한 희생자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본인이 피해자인 줄도 모르고 동조하며 스스로 나서서 프로젝트에 참가하기까지 하는,
그야말로 비극적인 상황입니다.

무지를 핑계로 아이유를 옹호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수 많은 아이들이 섹시컨셉이란 말 때문에 성적 어필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조명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S. 마지막 세 문단은 11월 7일 22시 33분에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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