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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철]은 오늘 밥을 혼자 먹었다.
게시물ID : readers_230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눕겠습니다
추천 : 6
조회수 : 47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06 1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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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이유는 아니었다. 지영이 오늘 결석했다. 금요일 그 강의를 듣는 사람은 같은 과 중에 지영이 뿐이었다. 연락해본 바로는 늦잠을 잤다고 했다. 평소보다 맛없는 밥 한 수저를 입속에 우겨넣었다. 

다음 강의를 들으러 일어나는 희철의 옷속에서 진동이 울렸다. 지영의 한마디, 마시자. 희철은 간단히 ㅇㅇ 만을 보내었다. 그러다가, 지금 당장을 말한 건가 싶어 3시. 시간을 입력했다. 지영의 답은 ㅇ. 긴말이 필요없는 사이였다.

희철은 필기를 하면서도 흥청망청 취할 것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 삼겹살에 소주. 희철과 지영이 자주 가는 곳은 싸고 질 안좋은 삼겹살 집이었다.

"왔냐."

지영은 이미 들어와서 삼겹살을 불판에 올려놓고있었다. 너는 기다릴 줄도 모르냐, 핀잔을 주면서 희철은 자리에 앉았다.

"나, 차였다."

희철은 지영이 그녀와 사귀기 위해서 얼마니 많은 시간과 노력들을 들였는지 알고있었다. 초록색 병을 따서 지영의 잔에 기울였다. 지영의 얼굴이 푸석푸석해보였다. 

"x발, 내가 어때서.. 진짜 x같아가지고.."

지영은 첫연애 답게 정말 찌질하게 굴고있었다. 희철은 그래그래, 대강 대답하며 삼겹살을 뒤집었다. 2년. 캠퍼스커플이 오래도 간다 싶었다. 

"하.. 그.. x발.. 그게 말이 되냐?"

지영의 그녀가 자주 글을 올리던 sns. 치밀하지 못했던 그녀는 그것에서 지영에게 덜미를 잡혔다. 희철은 소주잔을 내밀었다. 쨍, 하는 소리 뒤로 지영은 소주잔의 술을 입에 털어넣었다. 

"x년이네. x년이야."

할수있는 거라고는 같이 한잔 해주고 이따 술에 떡이 된 지영을 그의 자취방에 데려다주는 일. 희철은 쓴 술이 남아있는 혀를 고기쌈으로 달랬다. 온갖 주정을 다 부리며 지영은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울기까지 했다. 

이 찌질한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니 중병이었다. 희철은 얼굴을 들이미는 지영을 손으로 밀어내고 삼겹살 한점을 고추장 찍어 접시에 놔주었다. 지영을 보며 혀부터 식도를 거쳐 위까지 쓰라리면서도 끝맛이 살짝 달은게, 사람은 참 영악하다. 이곳에 있는게 오늘밤 같은 과 녀석이 같이 가자했던 미팅 자리보다 더 좋다니.

점심으로는 희철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인 돈가스였다. 학식인데도 바삭거리는 정도라던가 고기의 질이 훌륭했다. 이런 싸구려 호주산 삼겹살보다는 어쨌든 더 좋았을 것이다. 

쓴 소주에 기름이 번들번들한 삼겹살이 입안에 씹혔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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