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저 걷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141쪽, ‘나선의 방향’)

2) 결국, 그의 인생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은 없었다. (141쪽, ‘나선의 방향’)

3) 옛날 일이라고 기억에서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89쪽, ‘아무 말도 하지 마’)

4) 결코 흐려지지 않는 기억이라고 하나 기억은 기억일 뿐이었다. (75쪽, ‘아무 말도 하지 마’)

5) 벌써 죽어버린 사람은 어쩔 수 없어, 괜히 휘말리지 말고 가만히 있으렴. (75쪽, ‘아무 말도 하지 마’)

6) 다수의 폭력 앞에 사람들은 대개 멍청해진다. 공포가 머리회전을 둔하게 만드는 것이다. (215쪽, ‘안절부절 모기씨’)

7) 자신이 끈질기게 살아남은 건지 연거푸 버려진 건지 가늠할 수 없어 남자의 슬픔은 쉽게 응고되지 않았다. (137쪽, ‘나선의 방향’)

8) 당신은 그만 입을 다물었다. 어차피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었다. 어차피 당신은 고작 이 정도의 인간이었다. (116쪽, ‘어차피 당신은’)

9) 애착과 증오와 경멸과 연민이 모두 뒤섞이면 아무것도 인지할 수 없게 된다는 걸 D는 자신의 아버지를 통해 배웠다. 

   (50쪽, ‘구체성이 불러오는 비루함에 대하여’)

10) 부끄럽게도 나는 타인의 삶을 짐작해왔을 뿐이다. 온전히 응시하지 못한 채, 그들의 삶 속으로 단 한 발짝도 걸어들어가지 못한 채. 

     때문에 지금의 나는, 더없이 부끄럽고 두렵다. (280쪽, 작가의 말)

11) 나는 아직 누구의 삶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더 깊어지고 싶다. 그리하여 더, 오래 쓰고 싶다. (281쪽,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