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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토르소를 남긴다
게시물ID : readers_240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음란한변태
추천 : 1
조회수 : 37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2/17 13: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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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외시했다
어느 하나 알려고 하지 않았고,
무엇이든 하고 싶지 않았으며,
어떤 것이라도 상관 없었다
내 앞 길에 놓인
별 거 아닌 것들에 안주했다

그 동안 푸른집웅 고철상에 팔린 것들, 
나의 정신은 어디로 갔는가
생각을 잃었다
행동할 수 없었다
팔과 다리가 잘려
닭 부리에 살점과 핏덩이가
먼지만 찬 주머니에 먼지를 털어
엿바꾸어 닭을 줬네

앞으로 팔릴 것들,  
토르소만 남았는데 
무얼 더 팔아야 할까
모든 걸 싹싹 긁어모으자
겨우 엿 하나 바꿔먹을 수 있구나
닭은 엿을 눈독들인다

저기 살이 비둥비둥 오른 닭은
남은 게 없는 토르소를 떠난다
부득부득 이를 갈고 싶지만
이 마저도 잃었던 터라
어떻게 갈아야할지 모르고
닭의 엉덩이만 멀뚱히 쳐다본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어떤 것도 알지 못했으며, 
어느 하나라도 상관있었다
나는 도외시당했다 

나는 나를 도외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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