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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ARMA [3부-현계(顯界)] 7.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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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아카스_네팔
추천 : 5
조회수 : 28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2/27 14:02:29
                          The KARMA
                         [3부-현계(顯界)]
                                                      
                                                           아카스네팔


7. 재회

삼 일째.
귀찮음과 불편함을 애써 감춘 채 자신의 사무실을 내주었던 담당 의사도 이젠 슬슬 짜증이 나는 눈치였다. 그의 눈빛은 충혈 되어 있었고 신경은 곤두서 있었다.

"삼 일째 퇴근도 못하고 원내 대기라니 이게 말이 됩니까? 무슨 왕 노릇 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냐구요!"
"괜히 들이댔다가 좋을 것 하나 없어. 저기 위에서 내려온 지시라잖아? 오늘 내일 간다고 하니 조금만 더 고생해."
"이건 뭐...온 병원을 들쑤셔 놓고....그리고 차 지은 씨 말입니다. 이번엔 보호자 불러야겠습니다. 처방해준 약을 또 숨기다 걸렸어요. 다른 데로 가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타 환자들 피해도..."
"야 임아! 정부 지원 끊기는 꼴 보고 싶어? 세무조사 당하면 문이나 제대로 열 수 있을 것 같아? 그 사람들이 지금 누구 때문에 이 난리를 치는지 몰라서 그 따위 말을 하는 거야? 왜 말귀를 못 알아 들어!"

병원장은 그의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아들을 자기 병원에 내리 꽂은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이곳저곳 윗사람들에게 기름칠을 해야 했다. 그런데 그 맨 꼭대기에서 병원을 찾아 왔으니 그로선 납작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들은 병원 주변을 에워싼 경찰들하며 정문에서 하루 종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들을 지켜보는 게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그는 차지은의 담당 의사였다.

"그래도 보호자 한 번 불러서 다짐을 받아야겠습니다. 환자가 처방을 무시해서 악화되면 욕은 고스란히 제가 먹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그래... 저 양반들 가면 하라고. 간다잖아 곧!"
"그리고 고양이 말입니다. 그 사람들이 차 지은 씨한테 주고 간 고양이. 언제부터 환자가 마음대로 자기 방에서 동물을 키웠습니까? 병균에 알레르기에..혹시 병이라도 퍼지면 어떡하려구요?"
"음...."

병원장은 오늘따라 평소와 달리 길길이 날뛰는 아들의 모습이 낯설었다. 심지어 집에 고양이도 키우는 녀석이 말이다. 하지만 그는 곧 연이은 숙직 때문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처음 겪는 일일 테니.

"고양이는 병원 규정에도 어긋나니까... 그 양반들 가고 나면 압수하든지 하고...그만 딱딱거리고 나가봐.“

표 팀장 일행이 병원에 도착한 것은 그로부터 한 시간쯤 지나서였다. 그는 병원에 오자자마 심어놓은 직원부터 찾았다. 

“그래 어디에서 난 거야? 까마귀 소리가?”
“어젯밤 전화 주신 후로 계속 순찰을 하던 중에 밤 10시 좀 넘어서 들었습니다만 정확한 위치는 잘 모르겠습니다. 병원 건물 쪽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들이 가까이 있다...."
"?"
"이곳에 우리가 있고... 우리가 찾으려는 것을 그들도 찾고 있다...네요. 은솔이."

연옥을 통한 은솔의 말이었다.

"부적을 노리는 거겠지. 못쓰게 하려고."

김 여사도 알만한 이유였다.

"고양이를 더 데려와야 하나?"
"바보 같은 짓...이랍니다...."
"....."
"고양이는 사실을 전달하기만 할 뿐 싸울 권한은 없데요. 까마귀는 사자들의 분신인데...간혹 사자가 깃들어서 날기도 하고...죽은 자의 영혼을 거두는 임무의 특성상 상대를 제압하기도 한다고... 그래서 고양이는 지은 씨 곁을 한시라도  떠나면 안 된다고..."
"도대체 뭔 말인지.."

오늘 만남의 장소도 담당의사의 사무실이었다. 하지만 표 팀장 일행과 지은이 도착해서 대화를 나눌 때 까지도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은은 이전과는 달리 등받이가 적당히 뉘여 진 의자에 앉아 있었고, 그 옆엔 김 여사가 앉아 지은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은의 맞은편엔 연옥이 앉아 있었다. 이동장에 넣은 고양이를 문 앞에 옮겨놓고 문에 달려 있는 창문을 준비해온 스티커로 완전히 가린 후 돌아서며 표 팀장이 말했다.

"지은 씨, 먼저 동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뇨 감사하실 것 없어요. 그냥 제가 궁금해서 에요. 만약 김 선생님 말씀이 맞는다면 제 병의 원인을 오늘 알게 되겠죠. 그것뿐이에요. 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 살아왔나에 대한 답을 얻고 싶을 뿐이에요."

첫날과는 달리 지은은 편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 놓고 있었다. 역시 둘째 날 김 여사의 공이라고 표 팀장은 잠시 생각했다.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힘들게 했나요?"
"난 어려서부터 기억을 버릴 수가 없었어요. 어떤 일도...잊히지가 않았어요. 망각할 수가 없다는 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아시나요?"
"잊을 수가 없어서 너무 힘들었구나."
"그래서 병까지 얻었죠. 그래서 여기 있는 거겠지만"

김 여사는 잠시 질문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지은의 뒤로 가서 섰다. 그녀는 양손을 지은의 어깨위에 부드럽게 얹었다.

"그래... 이제...속에 한 서리고 원 쌓인 거 다 달래주고 풀어주면 나아질 테니까 마음을 편안히 하고 눈을 감아 봅시다."

그녀가 왼손 검지와 중지를 펴서 지은의 이마와 인중, 그리고 늑골 가운데를 번갈아 누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른손을 펴서 등 한 가운데를 역시 지그시 눌렀다. 서서히 그녀의 왼손이 빨라지고 힘이 들어갔다. 동시에 그녀의 입에서 여자의 목소리라기엔 낮은 저음의 육중한 소리가 흘러 나왔다.

"우우우우으으으으으으으우움!"

그녀의 방식은 영매사 가운데서도 독특한 것이었다. 주신을 받아 자신의 몸에 실어 사례자에게 쓰인 악귀를 쫓아내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라면, 그녀의 경우는 거기에다 만트라를 이용한 독특한 기공을 결합하는 방식이었다. 신을 불러 굿을 통해 치유하는 것이 효과가 더 크고 영매사 자신도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이겠지만 때와 장소의 문제라든가 사례자에 체질에 따라서도 효과를 못 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그럴 경우 에너지의 소모는 크지만 기공을 통해 접근하는 게 효과적일 때가 있었다. 여타 영매사와 달리 그녀에게 기공치료의 스승이 많은 이유이기도 했다. 다만 기공을 통해 사례자를 상대할 경우 자신을 지켜 줄 주신이 실리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했다. 잘못하면 자신에게 오롯이 사례자의 악령이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영들끼리는 상대의 상황을 꿰뚫어 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빈틈을 보이면 마음을 읽혀 지배당하기 쉽고,  그런 까닭에 기공으로 접근 할 경우 그녀는 먼저 상대를 강력하게 제압한 상태에서 진단에 나서곤 했다.

"우우읍!"

갑자기 지은이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커헉..컥. 으이의으으으억..! 우으으윽 컥!컥!"

기괴한 소리가 지은의 목에서 쿨럭 거리며 계속 쏟아져 나왔다. 김 여사의 얼굴에도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뭐하냐! 땀 좀 닦아 이 망할 것들아!"

표 팀장이 부리나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안에 있는 영이 어떻게 말하는지를 몰라. 말하는 법을 잊어버렸어."
"으흑..여보...!"

맞은편에 앉은 연옥이 은솔의 울음을 터뜨린 것이 그때부터였다. 김 여사의 땀을 닦아 준 표 팀장이 연옥의 어깨를 가볍게 감싸고 다독거렸다.

"마음을 굳게 먹어요."

김 여사의 입에서는 길게 늘어졌다 빨라졌다를 반복하며 만트라가 계속 흘러 나왔고, 지은의 구역질과 그 사이로 새어나오는 기괴한 소리도 소름끼치게 계속되었다.

"그으으으어어어억! 커헉! 컥...으..으으흑!"
"여보! 여보! 저에유! 은솔이에유!"

의자에 앉아 있던 은솔이 지은의 손을 잡고 울부짖기 시작했다. 표 팀장이 말리려 했으나 김 여사가 고개를 저었다. 김 여사가 왼손을 벌려 지은의 양쪽 관자놀이를 감쌌다. 그리고 등에 댄 오른 손에 힘을 주며 쓸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엔 땀이 비 오듯 흐르고 있었다.

"후우우우우우우우우으으으으으움! 자아아.....입을 열어 보시오. 당신은 누구시오?..."
"으으으윽...커헉.......컥"
"여보오...저에유. 은솔이에유! 여보..."
"차....차.....지..용. 으...은솔..."
"아!"

지은의 입에서 드디어 말이 되는 소리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김 여사가 양손의 힘을 거두고 오른손으로 부드럽게 지은의 정수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리고 왼손 검지를 입술에 갖다 댔다. 눈치 빠른 표 팀장이 은솔을 달랬다.

"자..진정하고 지용의 이야기를 들어 봅시다."

김 여사의 질문이 시작되었다.

"그대 이름이 차지용이요?"
"나는…….차기석 장군의 ..... 아들.....입니다. 그리고...... 은솔의.... 남편 되는...사람이오..."
"은솔이 앞에 있으니 한 말씀 하시오"

김 여사의 말이 떨어지자 지은의 입에서 짐승 같은 울음소리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으으으으우우우웁......으으으윽 ....."
"여보 울지 마세유.... 왜 울어유...이 기쁜 날에..."

손을 맞잡은 은솔도 어쩔 수 없이 울고 있었다.

"은솔.... 당신..이오?.. 그렇게.. 그렇게도 보고 싶었는데..난... 당신이 느껴지지 않소... 당신을...볼 수가 없소...다..나 때문이오..내 잘못 때문에....으으흑."
"아니에유. 당신은 강한 분이니까.... 이겨낼 거에유.. 그런 소리 하지 마세유.."

둘 사이에 이야기가 끊길 듯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잠잠해지고 은솔은 가만히 두 눈을 감고 지용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침묵이 흘렀다.
표 팀장도 둘의 말없는 대화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침묵을 지켰고, 지용의 등 뒤에 서서 등에 손을 댄 채 둘을 바라보고 있던 김 여사도 잠시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그녀는 은솔이 지용에게 오래고 오랜 그리움과 고독과 고통의 이야기를 손끝에 담아 전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지용이 온전히 은솔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고맙소..."

한참 뒤에 지은의 입에서 나온 지용의 말이었다.

"에휴...잡것들."
"여..여사님?"

표 팀장이 서운한 눈빛으로 김 여사를 바라보았다. 김 여사는 어느새 서늘한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그대는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으니 걱정이오. 그래 이 몸속에 들어간 게 얼마나 되었소?"
"삼십 년...이 되었지요..떠돌아다니다가...너무 힘들고 배고파서..."
"그래도 그렇지 왜 그런 몹쓸 짓을 했소."
"배가....배가 너무 고파서...가족끼리 오순도순... 밥상머리에 앉아 있는 걸 보고..."
"에휴...그래서 삼십 년 동안 주인행세를 한 거요?"
"죄 짓는 일인 줄 알았지만....집에 온 느낌을...버릴 수가 없었소..."
"그래서 떠돌던 반쪽짜리 영까지 끌어 들여 동생 몸으로 앉히는 죄까지 저지른 거요?"
"다...내 잘못이요...그저 조용히 폐 안 끼치고 살고 싶을 뿐이었는데...결국 큰 죄를 짓고 말았소.."
"그대의 욕심일 뿐. 그 욕심 때문에 두 남매가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아시오?"
"죄스럽고...또....죄스러울 뿐이오..."

김 여사도 딱하긴 마찬가지였는지 고개를 돌린 채 얕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그녀의 양손은 수인을 바꿔 지은의 양쪽 관자놀이를 누른 채 동시에 두 눈을 가리고 있었다. 김여사가 표 팀장을 바라보았다.

"에휴.....주인령이 아니니 다행이긴 한데...따로 떼어 내긴 어려울 것 같네. 너무 위험해."
"무슨 말입니까? 주인령이 아직도 있다는 말인가요?"

표 팀장이 김 여사의 심각한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분명 지은에겐 지용의 반쪽 영혼이 주인령으로 깃들어 있다는 말을 했던 그녀였다.

"지용의 영이 주인은 아닌데 주인령이랑 딱 붙어 있어. 한이 너무 강해서 그래. 주인령한테 딱 붙어서 하나가 되어 버린 거라고. 밖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뒤얽혀서 주인이고 손이고 나발이고 구분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거지! 분리를 하면 이 여자 죽어..."

김 여사의 입이 또 다시 험해졌다. 알듯 말 듯 한 말이었지만 누구도 대꾸하지는 않았다. 지은이 살고서는 지용의 영을 온전히 만들 수 없다는 얘기란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결국 그 얘기였다.

...같은 공간에서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죽어야 온전한 영으로 합쳐 질 수 있다...

"그래도 소원 성취했으니 한이라도 좀 풀어 줘야겠제?"

말을 마친 김 여사가 다시 수인을 바꿔 지은의 정수리와 관자놀이를 양 손가락으로 지그시 누른 뒤 기를 불어 넣기 시작했다.

"우우우우으으으으으으오오오옴!"

그녀의 손끝이 기를 받아 부들부들 떨리자 동시에 지은의 머리까지 흔들렸다.

"방울 흔들고!"
"예?"
"방울 꺼내서 신나게 흔들라고!"
"아..옙!"

표 팀장이 번개같이 김 여사의 가방에서 방울을 꺼내 들었다. 졸지에 그는 국정원 출신의 영매사 조수로 낙점되는 분위기였다. 그가 방울을 쥐고 흔들자 다음 순간 지은에게서 그의 목소리가 다시 흘러 나왔다.

"고맙습니다....고맙습니다.
아아.....은솔...당신에게도 너무 미안하고 고맙구려..."

지용의 목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말년에...중으로 살다 죽었지만...
하지만 돌이켜보면 나는
마음의 삭발을 머리의 터럭만큼도 하지 못했다오...
죄는 이미 씻을 수 없을 만큼 무거운데
무엇으로 갚을지 도대체 짐작할 수도 없구려.
미안하오. 은솔.
내 당신을 두고 저들에게 끌려갈 수 없어
저지른 일이었는데 선한 사람들에게
너무나 많은 고통을 주고 말았구려.
생각이 너무 오래되니 한이 되고, 
그 한이 세월이 흐르자 결국 집착이 되고 말았소...
보다시피 나는 반쪽짜리 죽어가는 혼일뿐이오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소. 
당신을 볼 수조차 없소.
깜빡깜빡 사그라 드는 기억을 붙잡고...
단 한순간도 당신과의 기억을 잊지 않고자 매달렸는데...
그것조차 이 육신의 주인에겐 병이자 고통이었을 줄이야.
그저 당신을 다시 만날 날만 기다려 왔는데
그래서 결국 오늘이 왔는데도 마음만 무겁소 은솔...
가시오....
그리고 이젠...그만....날 버리시오.
당신과 온전히 다시 만나고 싶은 맘 간절하지만
더 이상 나 때문에 사람들에게 고통을 줄 수는 없소.
언젠가 홀가분한 모습으로 지나가다 만난다면
그땐...우리 가야할 곳으로 
함께..손잡고 가십시다..
고맙소....."

그것으로 끝이었다. 
지은의 입에선 더 이상 그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푹 숙인 그녀의 고개는 한참동안 그대로였으며, 연옥은 은솔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고 있었다. 아무도 시간이 무심하게 흘러감을 탓하지 않았다.

"다시 하나가 될 방법이 결국 그것뿐인가요?..."

깊은 침묵을 깬 것은 지은이었다. 그녀는 어느새 고개를 들고 담담한 표정으로 연옥과 표 팀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등 뒤에 있는 김 여사를 향하고 있었다.
순간 김 여사의 눈이 커졌다.

"아...아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안돼유!"

거의 동시에 김 여사와 은솔에게서 터져 나온 소리였다.

"더 이상은 안돼유! 내가....내가!...."

은솔의 비명과도 같은 소리가 터져 나왔다.

"내가 더 기다릴게유. 더 이상 사람들에게 고통을 줘선 안돼유...내가 더 기다릴게유!"
"이럴 수가. 아니야...이건 지용이 아니라.....굳어 있던 지은의 주인령이 하는 말이야."
"주인령이 깨어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표 팀장이 묻자 김 여사는 연옥을 가리켰다.

"옥이와 은솔처럼 한 몸속에 동거하게 되는 거지. 다만 옥이는 몸속에서 은솔과 느슨하게 같이 있는 거라면 지은이의 경우 동전의 양면처럼 딱 붙어서 생각을 공유하게 되는 거지.."
"지용의 영이 생각하는 것을 지은의 주인령이 바로 알게 되는 거로군요?"
"악귀가 아니라서 내가 빗장을 느슨하게 했던 것이 잘못이었어. 속을 읽혀버렸으니.."
.
.
.
"아주머니! 고갈비 하나에 소주 한 병 주세요."

포장을 헤치며 한 남자가 들어섰다.

"실망이군. 요즘 고갈비를 누가 먹나? 감이 많이 떨어졌구만?"

미리 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던 남자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을 건넸다.

"근무시간에 이렇게 혼자 돌아다녀도 되는 건가? 그리고 허가 없이 몸을 이용하는 것은 중한 죄라는 걸 알고 있을 텐데?"
"그러는 자네는 항상 날 못 잡아먹어서 이렇게 졸졸 따라 다니는 건가? 그런데 그대도 오늘은 고양이 꼴이 아니라 사람이구만? 나보고 큰소리 칠 상황이 아닌 듯한데?"

포장마차 주인은 두 남자의 선문답 같은 대화를 애써 못들은 척 도마질을 했지만 자꾸만 못된 생각이 떠오르는 걸 어쩔 수 없었다.

'뭐라고 씨부리는 거야 이 미*놈들이?'

<계속>
출처 https://blog.munpia.com/akash_nepal/novel/77513/page/1/neSrl/1185309
[외전] 1부 - ROOM 읽으러 가기 http://www.todayhumor.co.kr/board/list.php?kind=search&table=panic&search_table_name=panic&keyfield=subject&keyword=ROOM&Submit=%EA%B2%80%EC%8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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