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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답답해서 그냥 한 번 지어봤습니다.
게시물ID : readers_282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샤플리얄
추천 : 0
조회수 : 23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4/25 1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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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알아

 

그따위

당신이 나를 어떻게 유혹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언제 내가 그것을 알아차렸는가가 더 중요해

당신이 내게 전화번호를 적어두라고 할 때에

난 핸드폰이 없다고 말한 건 사실이었지만

당신이 날 제멋대로 오해하도록 둔 건 돌이켜보면

썩 잘했다는 생각에 홀로 웃음 짓기도 해

나는 앉아있었어

당신은 그런 내 위에 걸터앉았고

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어

그냥 당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그것만이 내가 할 전부였어

알았어

당신이 더는 앉으려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

한결 가벼워졌지만

누군가를 이 자리에 앉힐 생각은 없어

당신도 아냐

비워둘 거야

내 어머니와

나를 사이에 두고

날 두고

놀려대던 걸 떠올려 보곤 해

하나도 서운하지가 않았어

마냥 다정하고 편안하기만 했어

아이들 문제로 다툴 때에도

속마음은 모든 게 정말로 당신 뜻대로 이뤄지길 바랐어

그렇게 될 수만 있었으면 내 마음대로 했을까

어느 날 당신의 핸드폰에 적힌 마이클의 전화번호를 봤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

누구에게도 이런 걸 물어서는 안 된다는 것만

그것만이면 좋았을까

절망이 날 놓치려 하지 않듯이

이 미련을 놓을 수 없어

당신을 가장 선명하도록 간직하고 싶어

사랑했었던 그대로

떠나고 싶어

이 편지는 보스턴에 있을 당신에게 부치는 게 아니야

다 쓰고 나면 태우지 뭐

내게 돌려주지도 못할 거

그간 고마웠어

이건 진심이야

당신이 없었다면 사랑 그따위 몰랐을 거야

그리고

사랑을 잃는 것도

알아

당신이 그때만큼은 정말로 날 사랑했다는 거

그러니 난 이 말만 하고

말아

 

아이들이 마이클, 잘 따른다니

그걸로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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