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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침묵의 장기, 간 질환에 대해 알려주세요." 응급실 이용팁 #3
게시물ID : readers_283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원칙과정의
추천 : 6
조회수 : 93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05 06: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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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통해 응급실이야기를 쓰고 있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석재입니다. 응급실에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삶과 죽음의 갈래에 선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현장을 기록하고, 이를 통해 응급실이 어떤 공간인지 알리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멀어 보이는 시민과 의료진 사이를 이어주는 따듯한 소통의 장이 되리라 꿈꿔봅니다.


며칠 전부터 10여 편으로 이어지는 응급실 이용 팁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6월 출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책에서 응급실 이용 팁 보강을 위해 고민하다 주제를 정했습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주제는 응급실에서 자주 만나는 질환인 바이러스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과 알콜성 간질환에 관한 내용입니다. 쿠키건강 TV라는 채널에서 데일리 건강 83회 방송 출연했던 스크립트를 기반으로 편집해 보았습니다. 응급질환에 대해 알아두시고 응급 상황이 되기 전에 미리 위험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https://youtu.be/k2THe9LFHSA

데일리건강1.PNG




- 간질환이 여러 가지인가요? 각각 간단하게 설명해주세요.


간은 우리 몸을 이루는 장기 중에 대표적인 조용한 침묵의 장기라고 하죠. 우리 몸에서 소화되는 대부분의 물질들이 간을 통해 대사 되고 혈액을 통해 이동해서 온 몸에서 흡수되고 소비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간과 관련된 질환도 참 많은데요, 크게 나누면 간염, 지방간, 간경변증, 간암 정도로 나눠서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간염 같은 경우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질환인 A형, B형, C형 간염이 있는데요, A형 간염은 평생 한번 걸리고 나면 면역이 생겨서 이후에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전엔 어렸을 때 다 앓고 지나갔다고 하는데 요즘은 생활환경이 깨끗해져서 성인이 된 뒤에야 A형 간염에 걸려서 응급실 통해 입원 치료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B형 간염은 우리나라 전 인구의 약 3%에서 만성 간염 형태로 가지고 있다고 보는데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간경변증이나 간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계신 것 중 하나가 B형 간염은 술잔 돌리기나 국 함께 떠먹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사실이 아니고요, 다만 피부에 직접 상처를 만들어서 혈액이나 조직액이 뭍을 수 있는 면도기나 칫솔, 손톱깎이 등은 간염을 옮길 수 있는 걸로 알려져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C형 간염은 예전에 1990년 이전, C형 간염 여부를 검사하지 못하던 시절에 받았던 수혈이나 마약 사용 관련해서 주사기를 돌려쓰는 등의 상황에서 감염되는 간염인데요. 한번 감염되면 대부분이 만성 간염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진행되는 데다 치료 또한 매우 어렵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 간염입니다. 치료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고 2000년대 들어서 인터페론 치료와 항 바이러스제 치료를 병합해서 치료하면서 반수 이상에서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기간이 6개월 이상, 비용도 수백 이상 들어서 쉽지 않은 치료이긴 합니다. 최근에는 먹는 C형 간염 치료제가 개발되고 의료보험 기준도 완화되어 그 불편함이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저희 외할아버지께서 예전에 받은 수혈 때문에 만성 C형 간염을 앓다가 간암 합병증으로 돌아가셨는데, 이 치료가 좀 더 일찍 나왔다면 혜택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건 참 의료인으로서 부끄러운 이야기이긴 한데요, 이해하기 힘든 사건이 있었죠? 모 병원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하면서 여러 명의 피해자를 만들어냈던 그 간염이 C형 간염입니다. 그 외에 과용량의 약물이나 잘못 쓴 한약, 술 같은 독성물질에 의한 독성 간염도 응급실에서 자주 보게 됩니다.


지방간은 대표적으로 술을 다량 마시는 분에서 보이는 질환인데요, 그 외에도 약물 독성이나 비만, 오랜 금식 같은 영양 불균형이 지방간의 원인이 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에서 알코올성 지방간이 경과가 더 안 좋으니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간경화와 간암의 전 단계 이기도 하니까요. 지방간, 우습게 보지 마시고 지방간일 때 멈춰야 합니다. 지방간 상태까지는 정상 간으로 되돌아 올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까진 증상이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이 상태에서 제때 치료를 안 받고 그대로 더 진행되면 간경화라고도 하죠, 간경변증으로 가는데요. 간경변증까지 가면 완전히 정상 간으로 돌아올 수가 없습니다. 간세포가 딱딱해지면서 굳어버리는 상태거든요. 그렇게 되면 수많은 합병증들의 원인이 됩니다. 간의 중요한 역할인 알부민 합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삼투압 이상이 와서 복수가 차게 되고, 간으로 들어가는 혈류에 장애가 생기면서 식도정맥류나 치질 같은 질환이 발생합니다.


치질이야 죽고 사는 문제가 거의 안 생기는데 식도정맥류는 정말 무서운 합병증입니다. 식도 주위로 부풀어 오른 정맥 혈관이 터질 수가 있는데 한번 터지면 지혈도 안 되고 응급실에서 수혈을 아무리 해도 그 출혈 속도를 못 따라가서 사망하는 경우도 자주 봅니다. 제일 가슴 아플 때가 환자 혈압이 떨어지면서 창백한 얼굴로 ‘추워, 추워’를 연발할 때, 그러면서 서서히 의식이 떨어질 때. 정말 환자를 치료하는 입장에서 모든 치료를 다 하고도 환자를 이승에 붙잡아두지 못하는 무력감 같은 것, 그런 게 느껴집니다. 혹시 주위에 술 좋아하시는 분이 토혈이나 혈변, 자장면 같은 검은 변을 본 경우에 그냥 넘기지 마시고 바로 응급실로 모시고 오셔야 합니다. 식도정맥류 출혈일 수가 있습니다.


그 외에 간이 암모니아를 대사 해내지 못하면서 간성혼수로 의식이 떨어져서 응급실로 실려 오기도 하고요, 복수에 염증이 생겨서 복통과 열이 발생하면서 응급실로 오시기도 합니다.


이렇게 혹사당하던 간세포가 변이를 일으키면 결국 간암이 되는 거고요, 점점 치료가 쉽지 않은 상태가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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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간질환도 알코올이 원인이 아닐 수도 있는 거죠?


그렇죠. 앞에 설명드린 것처럼 지방간은 알코올 외에 약물이나 비만, 영양 불균형 등의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간경변증 같은 경우는 B형 간염에서 간경변증으로 진행된 경우가 70%가량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나머지는 C형 간염과 알코올에 의한 간경변증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 간질환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말씀드린 것처럼 다양한 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간질환의 시초인 간염을 막아야 합니다. 바이러스성 간염부터 설명을 드리면 A형 간염은 평생 한번 걸리는 간염이라 40대 이상인 분들은 대부분 A형 간염 항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따로 예방주사를 맞지 않아도 되지만 20대 이하 또는 30대 초반인 분들은 A형 간염 항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런고 하니 현대 사회로 접어들어 사는 환경이 깨끗해지면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없어서 그렇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는 A형 간염 예방접종이 가능하여 30세 이하이신 분은 예방접종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B형 간염 예방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B형 간염 예방접종은 필수 예방접종으로 되어있어서 태어나면서부터 스케줄에 따라 예방접종을 받은 경우에는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거나 면역이 획득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내과 의원이나 근처 보건소에서 신청해 B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통 0, 1, 6개월 해서 3회 접종을 시행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C형 간염은 따로 예방접종이 개발되어있지 않습니다. 전염 원인인 주사기 재사용, 의료기구 미소독, 멸균되지 않은 침이나 문신 시술, 수혈 스크리닝 부재 등을 미연에 방지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 외에 알코올, 약물 원인의 간질환은 원인이 되는 물질을 피하는 것 외에 다른 답이 없겠죠. 기타 자가면역성 간질환이나 대사성 간질환도 원인이 되는 질환을 관리하는 것 외에 다른 예방법은 없습니다.


그럼 다음 순서에서 알코올성 간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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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csj381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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