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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가 났어요, 화상을 입었어요." 응급실 이용 팁 #5 중증 외상
게시물ID : readers_283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원칙과정의
추천 : 5
조회수 : 103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5/07 01:5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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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통해 응급실이야기를 쓰고 있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석재입니다. 응급실에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삶과 죽음의 갈래에 선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현장을 기록하고, 이를 통해 응급실이 어떤 공간인지 알리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멀어 보이는 시민과 의료진 사이를 이어주는 따듯한 소통의 장이 되리라 꿈꿔봅니다.


이번 주제는 중증 외상과 화상의 일반 처치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모든 외상 상황을 다룰 순 없지만 가정에서 또는 야외에서 발생하는 외상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알아두시고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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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쳤을 때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만약 의식을 잃을 정도나 심한 출혈을 보이는 등의 외상은 따로 지면으로 설명드릴 필요가 없을 겁니다. 119 구급대원의 도움을 받아서 중증도에 따라 외상센터나 응급의료기관 등 적절한 병원으로 이송되어야 할 테니까요. 하지만 우연히 현장에 있어서 119 도착 전까지 처치가 필요한 경우, 그리고 당장 응급실로 가야 할지 망설여지는 경우라면 외상의 일반 처치에 대해 미리 알고 계시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싶어 설명드립니다.


응급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ABC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ABC는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조치로 기도 (airway), 호흡 (breath), 순환 (circulation)으로 이뤄지는데요. 심폐소생술 상황에서는 C 가 흉부압박 (compression)을 의미하고 가장 중요하므로 CAB라고 해서 흉부압박을 먼저 시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환자가 의식이 있고 ABC 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면 다음으로 확인해야 할 사항은 머리, 가슴, 배, 목 손상 여부입니다. 만약 의식이 없거나 의식 저하가 있다면 머리와 목의 손상이 있다고 가정하고 함부로 일으켜 세우려 시도하거나 둘러업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바로 119 상황실의 도움을 받아서 훈련받은 구급대원의 도움으로 경추고정 등의 처치를 하고 응급실로 이송해야 합니다. 머리, 가슴, 배, 목의 손상은 생명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거나 부딪혀 다친 경우에는 특별한 출혈이 확인되지 않아도 응급실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팔, 다리를 일컫는 사지의 손상은 생명과 직결되는 경우가 드물지만 출혈이 심한 경우는 압박 지혈을 먼저 시행해 실혈로 인한 사망을 막아야 합니다. 수건이나 옷을 이용해 압박해도 출혈을 막을 수 없다면 상부를 묶어서라도 지혈을 해줘야 합니다. 붓거나 통증이 심한 부위는 가능하면 응급실에 도착할 때까지 손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부목 등으로 고정하는 처치도 필요합니다.




- 교통사고나 낙상 같은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그럼 이제 외상의 종류에 따라 나눠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교통사고의 경우에는 기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전과 사고 현장의 상황에 따라 충격량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보행자 교통사고, 자전거나 오토바이 탑승자 교통사고,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상태의 교통사고, 차량 전복사고, 사람이 차량 바깥으로 튕겨 나온 경우의 사고, 사람 쪽으로 20cm 이상 프레임이 밀려 들어온 사고의 경우에는 중한 교통사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자세히 진찰해야 합니다. 위와 같은 경우는 119 구급대원을 통해 이송해 즉시 응급실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후미 추돌이나 접촉사고 등 경한 사고의 경우에는 심한 통증이 없다면 다음날 외래진료를 받아도 무방합니다. 다만 근육 통증의 특성상 사고 당일보다 다음날부터 더 통증이 심해질 수 있으니 놀라지 말고 병원에서 도움받으시면 되겠습니다.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 3-5일간 치료를 받고도 호전이 없는 통증이나 붓기에 대해서는 추가 검사를 시행받게 될 수 있습니다.


낙상의 경우에 문제가 되는 것은 소아와 노인 환자일 겁니다.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낙상이나 자살 목적의 낙상은 119 구급대원의 도움이 필수일 테니까요. 일반적인 성인이면 기전과 통증 정도에 따라 응급실 방문 여부를 판단할 수 있지만 소아와 노인의 경우 그게 안될 수 있죠. 특별히 소아의 머리 손상에 대해서는 본문 <6.3 두부 외상에 관한 응급실 이용 팁>에서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노인 환자가 낙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는 대퇴골절의 경우입니다. 꼭 낙상이 아니더라도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 '그냥 주저앉았다가 일어나지 못했다'라는 증상으로 오셔서 대퇴골절을 확인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 부분도 본문 <6.4 수술 자체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닌지도 모릅니다>에서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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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상의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화상도 일상생활에서 자주 발생하는 외상의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 화상에 관련한 경험을 말씀드리면, 세 살 때 라면물에 양쪽 대퇴부를 데인 적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라 화상처치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자전거 타고 노느라 균도 많이 들어가 그런지 지금도 다리에 큰 화상 흉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생 때는 멋모르고 차량 라디에이터를 열었다가 뜨거운 냉각수에 팔 전체를 데이는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차가운 수돗물에 5분 정도 노출시키고 충분히 식혔다고 생각했음에도 물에서 팔을 빼자마자 수포가 울룩불룩 올라오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이 때는 병원에서 실습할 때라 보름간의 화상처치를 받고 흉 없이 잘 아물었습니다.


뜨거운 물이나 기름에 다친 경우 먼저 시행해야 할 응급처치는, 일단 다친 부위의 온도를 낮출 목적으로 흐르는 수돗물에 10분-30분 정도 노출시켜 차갑게 유지해주는 것입니다. 이후에는 근처 응급실에서 24시간가량 화기를 빼주는 멸균 패드 등을 대는 화상처치를 시행하게 됩니다. 만약 화상 부위가 넓거나 얼굴, 손, 발, 관절, 성기 등 피부 구축에 의한 합병증이 예상되는 경우, 지역 화상 전문센터로 전원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입원해서 항생제 치료를 포함해 하루 수차례 화상처치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만약 공장에서 발생한 화학 화상, 특히 강산, 강염기, 불산 등 특수 물질에 의한 화상의 경우에는 즉시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물질 별로 노출부위 별로 대처가 달라 이 지면을 통해 각각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특수 물질을 사용하는 공장에 계신 분들은 지역 응급의료기관이나 119 상황실을 통해 특수 화상처치가 가능한 화상 전문센터가 어디인지를 확인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 전기에 의한 화상은 어떻게 대처하면 되나요?


가정에서 흔히 겪는 사고 중 하나가 전기화상이죠? 저도 어렸을 때 콘센트에 이것저것 넣어보다가 사고를 친 기억이 있는데요. 아이들 있는 집은 미리 콘센트마다 젓가락 등이 들어가지 않게 안전마개를 설치하시길 권유드립니다.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전기화상도 적지 않습니다. 일단 고전압 전기화상의 기준은 600V 이상일 경우입니다. 따라서 220V 가 대부분인 가정용 전기에서는 위험한 전기화상은 드뭅니다. 하지만 단순한 접촉 화상이 아닌 양 손이나 발을 통해 전기가 흐르면서 체간을 통과한 경우에는 응급실에서 심장 근육 손상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상처가 있거나 전신적 손상의 증거인 흉통, 빈맥(두근거림), 의식 소실, 근력 이상, 두통, 호흡곤란, 구토가 있는 경우에는 응급실에서 처치받고 심전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응급실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초기 검사와 심전도 모니터링을 보고 입원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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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csj3814.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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