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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을 주제로 한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꼭 보세요..!!
게시물ID : readers_284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똥똥글(가입:2012-11-22 방문:1523)
추천 : 2
조회수 : 19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05/18 19: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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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을 탔던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이 책을 읽으려고 한 달이나 걸렸던 것이 기억나네요..
출퇴근길 오가며 이북으로 책을 읽는데 가슴이 먹먹해서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사실 그동안 5.18 관련된 사진을 봐도 그 때의 일이 얼마나 슬픈 것인 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마음이 너무 힘들었어요.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이 그려지는 그런 느낌이라기보다는 내가 그 속에 있는 것 같았어요. 내가 정대의 누나가 된 것 같았어요..
글을 읽으면서 나는 죽어서 영혼들을 바라보기도 했고,
없는 힘을 쥐어 짜내며 같이 싸우면서도 내가 힘이 없다는 것을 원망하기도 했고,
가족을 잃었고,
친구를 잃었고,
고문을 당했고,
아팠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 작가의 글을 보고 우리가 민주화를 얼마나 어렵고 아프게 이루었는 지 알았으면 좋겠네요.
지금껏 우리가 누렸었던 학창시절의 추억들을
그들도 마땅히 누렸어야 했음을 기억하고 고마워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해서 책 속에 있었던 글귀들 중 몇 가지만 적어볼게요.




집에 가자.  

물에 빠진 사람처럼 무섭게 손을 끌어당기는 엄마를 떨쳐내려고 너는 손목을 뒤튼다. 남은 손으로 엄마의 손가락들을 하나씩 떼어낸다.

 군대가 들어온단다. 지금 집에 가자이.

억센 엄마의 손가락을 마침내 다 떼어냈다. 너는 날쌔게 강당 안으로 도망친다. 뒤따라 들어오려는 엄마를, 집으로 관을 옮겨가려는 유족들의 행렬이 가로막는다.

여섯시에 여기 문 닫는대요 엄마.  

행렬 사이로 너와 눈을 맞추려고 엄마가 깨금발을 디딘다. 우는 아이처럼 힘껏 찡그린 그녀의 이마를 향해 너는 목소리를 높인다.  

문 닫으면 나도 들어갈라고요.

엄마의 얼굴이 그제야 펴진다.

꼭 그래라이,

그녀가 말한다.

 해 지기 전에 와라이. 다 같이 저녁밥 묵게. 








 선생은 압니까, 자신이 완전하게 깨끗하고 선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양심이라는 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내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그날 도청에 남은 어린 친구들도 아마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겁니다.
그 양심의 보석을 죽음과 맞바꿔도 좋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총을 메고 창 아래 웅크려앉아 배가 고프다고 말하던 아이들,
소회의실에 남은 카스텔라와 환타를 얼른 가져와 먹어도 되느냐고 묻던 아이들이,
죽음에 대해서 뭘 알고 그런 선택을 했겠습니까?






 그 다른 세상이 계속됐다면 지난주에 너는 중간고사를 봤을 거다.
 시험 끝의 일요일이니 오늘은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 마당에서 정대와 배드민턴을 쳤을 거다.
지난 일주일이 실감되지 않는 것만큼이나,
그 다른 세상의 시간이 더이상 실감되지 않는다.
 학교 앞 서점에서 문제집을 사려고 혼자 집을 나선 지난 일요일이었다. 갑자기 거리에 들어찬 무장 군인들이 어쩐지 무서워 너는 천변길로 내려가 걸었다.
신혼부부로 보이는, 성경과 찬송가 책을 손에 든 양복 입은 남자와 감색 원피스 차림의 여자가 맞은편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날카로운 고함 소리가 몇차례 위쪽 도로에서 들리더니,
총을 메고 곤봉을 쥔 군인 셋이 언덕배기를 타고 내려와 그 젊은 부부를 둘러쌌다.
누군가를 뒤쫓다 잘못 내려온 것 같았다.






더 기억에 남는 장면이 많지만
안 읽어보신 분들을 위해 남겨놓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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