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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수집-346] <사랑은 게으름을 경멸한다>
게시물ID : readers_289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문장수집가
추천 : 2
조회수 : 18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7/16 13: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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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스로 문제를 만들려 하지 마. (33)

 

2) 내가 존재해야 할 이유를 세 가지만 들어줘. (414)

 

3) 살아가면서 오점을 남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487)

 

4)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총을 쏠 수 없기 때문이에요. (402)

 

5) 사랑이라는 건 자기를 사랑할 사람을 찾아내는 힘든 노동일뿐이야. (428)

 

6) 멈칫거리고 비켜서고 물러서고 때로 부딪히면서 어렵게 앞으로 나아간다. (9)

 

7) 지나온 인생을 곰곰이 돌아볼 뿐, 앞으로 남은 삶을 내다볼 힘은 없어 보였다. (363)

 

8) 우리 모두는 의자에서 일어설 때마다 영혼이 몸을 떠나는 연습을 하는 거예요. (226)

 

9)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상황에서 자기도 모르게 가속 페달을 밟는 사람이 있지요. (326)

 

10) 여하튼 무엇에든 제 분수에 넘치게 욕심을 내는 것처럼 볼썽사나운 게 없지 않느냐. (374)

 

11) 세상의 쓴맛을 볼 만큼 보아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는데, 너는 나보고 미쳤다고 하는 거야. (283)

 

12) 늘 자기 혼자 홍학처럼 외발로 서서 힘겹게 균형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에 시달렸다. (37)

 

13) 인간은 의자에 예속된 존재다. 한평생 한 의자에서 다른 의자로 옮겨 앉으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369)

 

14) 이런 게 행복인가 싶을 때가 종종 있기는 했지만, 그때마다 자기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121)

 

15)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어쩌면 이 위기를 제대로 극복하면 희망을 가질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265)

 

16)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어. 자기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자기 파탄의 씨앗이 된다는 거야. (349)

 

17) 어떤 목적도 의미도 없이 그저 홀로 발기되어 있는 성기를 보면서, 세상 한가운데에 그저 존재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다. (15)

 

18) 나는 게이인지도 모르겠어요. 자기가 게이인지도 모르는 게이 말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토록 여자들과의 관계가 힘들겠어요. (304)

 

19) 내 비밀은 얼굴에는 나타나 있지 않아. 내 속 아주 깊숙한 곳에 숨어 있지

    반대로 얼굴 자체가 비밀인 사람들이 있어. 그런 자들이야말로 정말로 미친 사람들이야. (284)

 

20) 어느 의자에서든 이미 다른 사람이 남긴 미지근한 체온이 느껴지는 게 불쾌했어

    나 역시 내 체온으로 의자를 미지근하게 덥혀서 나중에 거기에 앉는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겠구나. (348)

 

21) 누군가가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하고 삶을 좋아하지도 않는다면

    그건 그 사람이 인생을 좋아하지 않아서 제대로 살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해서 좋아하지 않게 된 걸까. (192)

 

22) 지상의 모든 인간은 지금 이 순간에도 목에 줄을 매고 의자 위에 올라서 있어

    발밑의 의자가 넘어지면 당장이라도 목이 졸려 죽게 되어 있지

    그럴 바에는 우리 스스로 의자를 차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469)

 

23) 문득 그동안 무의식적으로 자살과 자위를 비슷한 것으로 여겨왔음을 깨닫는다

    그것이 한때 그토록 자위에 몰두했던 이유였다

    제 손에 의해 흥분한 성기가 마침내 흰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살 충동을 해소하고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46)

 

24) 과거의 기억이 불분명한 사람들은 머릿속에 생긴 구멍을 메우기 위해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거기에 매달린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자기가 꾸며낸 이야기인데도 그런 줄 전혀 모르고 실제 일처럼 생각한다는 거야

    일종의 신경증인데, 작화증confabulation이라고 부른다더군. (322)

 

25)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만들어낸 인공 낙원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현실의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자기만의 인공 낙원을 만들어놓고 그 속에 숨어들어 바깥세상을 살피고 있었다

    그래야만 황량하고 참담한 현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할 수 있었다. 현실은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276)

 

26) 인생은 꾸벅꾸벅 졸면서 벼랑길을 걷는 것

    그러다 언뜻 정신을 차리고 잠시 균형을 잡은 후에 다시 꾸벅꾸벅 졸며 그 아슬아슬한 길을 계속 걸어가는 것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퍼뜩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교수대 위에 서 있거나 전기의자에 앉아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

    그러니 매순간 정신을 차리고서 자신이 어떤 의자에 앉아 있는지 확인해볼 것. (109~110)

출처 최수철 장편소설, <사랑은 게으름을 경멸한다>, 현대문학,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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