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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HUNTER : 별 사냥꾼 -10 -
게시물ID : readers_296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나사
추천 : 2
조회수 : 18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9/15 21:55:14

히타티아는 별 사냥중이었다는 것도 잊은 체 어머니태양이 있는 곳으로 날아왔다.

 

어머니태양계에 가까워질수록 그녀의 옆을 지나가는 익숙한 별자리들이 히타티아의 불안한 마음과 다르게 그녀의 돌아오는 길을 반갑게 환영해 주고 있었다.

 

어머니 태양계 안에서 헤아리던 별자리들이다

 

오랜만에 보는 별자리들을 보며 추억을 보듬어볼 새도 없이 히타티아는 뿌연 성운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히타티아의 시야를 가리는 이 성운은 최근에 만들어진 듯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다.

어머니태양이 이 성운에 가려졌던 걸까? 너무 섣불리 행동한 건가? 리디아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볼 걸 그랬나?”

 

어디에서 생긴 성운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짙은 성운이 주위에 별빛을 가리고 있는 건 확실하다.

 

그래서 어머니 태양의 별빛이 가려진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경솔한 자신의 판단을 후회 하고 있었다.

 

돌아갈까 생각하던 히타티아는 그래도 오랜만에 돌아온 길인데 어머니 태양을 보고 가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성운을 통과하자 태양계 외곽까지는 금세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히타티아가 보고 싶어 하던 전경은 보이지 않는다.

 

히타티아의 태양계에는 저마다 다른 색을 반사하는 열여덟 개의 행성이 대식구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 행성들 사이사이 작은 소행성대가 저마다의 궤도를 돌고 있었던, 구상성단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태양계 중 하나였다.

 

하지만 성운을 통과한 히타티아를 맞이한 것은 빈 공간과 강력한 중력이었다.

 

아름다움은 고사하고 빛줄기 하나조차 반사할 구조물 없는 컴컴한 어둠만이 히타티아 앞에 놓여 있다.

 

그리고 왠지 모를 중력이 점점 더 세게 히타티아를 끌어당기고 있다.

 

마치 중력그물이 끌어당기는 것처럼 히타티아의 방어구와 옷자락이 앞쪽으로 쏠린다.

 

히타티아는 중력이 쏠리는 지점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눈부신 푸른빛의 태양이 열여덟 행성을 보듬어주고 생명의 싹을 틔우게 했던 자리에 새까만 점 하나가 자리 잡고 있다.

 

중력에 이끌려 가만히 중앙으로 빨려가던 히타티아는 더 이상 다가갔다 빠져나오지 못할 거란 생각에 뒤로 물러선다.

 

좀처럼 정리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어머니태양이 검은별에게 잡아먹힌 것일까? 리디아는? 다른 행성들은...?”

 

히타티아가 혼란스러워하는 가운데, 새까만 검은 점에서 무언가 작은 물체 하나가 튀어나온다.

 

그리고 금세 히타티아 앞에 마주한 물체는 리디아였다.

 

"리디아 어찌 된 일이니?"

 

히타티아의 물음에 리디아는 곧바로 칼을 내리친다.

 

가까스로 칼을 피한 히타티아가 등에 매어둔 스피어를 꺼내 들고 다음 공격을 방어할 준비를 한다.

 

리디아의 눈빛과 표정이 바뀌어 있다.

 

언제나 상냥하고 다정스럽던 아이였는데, 이렇게 사납게 으르렁대는 표정은 처음이었다.

 

리디아는 어머니태양이 보내준 생물추종자였다.

 

히타티아의 태양계에는 여덟개의 행성에 생명체가 살고 있었다 .

 

그중 고등생명체가 사는 곳은 세 곳이었는데, 리디아는 은빛의 사막 행성 레베톤에서 살았다고 했었다.

 

어머니 태양에 의해 별의 추종체가 된 리디아는 히타티아에게 심부름꾼으로 보내졌었다.

 

천생 싸움꾼인 히타티아 옆에서 종알종알 잡담도 많았지만, 중요한 판단이 필요하거나 의견을 나눌 일이 있을 땐 어리숙한 표현으로 현명한 결론을 내던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히타티아에게 검을 먼저 들이대는 게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이 아이를 내게 보낸 것이 너였구나?"

 

사나운 표정으로 리디아가 히타티아를 노려보며 말한다.

"누구냐...? 넌 리디아가 아니냐?"

 

"이 아이 이름이 리디아라고 했던가? 그렇지 않아도 이 아이의 자아가 죽어가며 네 모습을 떠올리던데. 너는 누구냐?"

 

"그 아이의 자아가 죽어갔다고? 그렇게 말하는 너는 누구냐?"

 

히타티아는 오랜 친구가 그녀 앞에서 낯설게 자신의 이름을 물어 보는 게 상당히 불편했다.

 

"리디아라고 했었다니, 이제부터 다시 리디아라고 해야겠지"

 

대답을 마친 리디아가 다시 칼을 내리친다.

 

이번에는 스피어로 막아낸 히타티아가 스피어를 돌려 리디아의 등을 타격한다.

 

등을 타격당한 리디아가 아래쪽으로 날아가는 듯싶더니, 칼날을 곧추세우고 반격을 한다.

 

히타티아는 당황했던 마음도 추스르고, 금세 전열을 가다듬는다.

 

몇 번의 주고받는 공격이 돌아가자 리디아가 수세에 몰리기 시작한다.

 

일 대 일 대결에서 자신을 마주할 상대는 우주를 통틀어 몇 명 되지 않을 것이라 자신하는 히타티아였다.

 

일단 리디아를 사로잡기로 마음을 먹은 히타티아는 스피어를 한 손으로 돌리며 다른 손으로 중력그물을 만들기 시작한다.

 

조금씩 뒤로 밀리던 리디아가 중력그물에 걸려든다.

 

마지막 타격으로 완전히 중력그물에 리디아를 몰아넣은 히타티아가 뒤로 물러선다.

 

"무엇부터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아는 리디아는 어디 있는 것이지?"

 

"네가 아는 리디아는 죽어버렸어, 이제 내가 리디아야!"

 

말을 마치자 가볍게 중력그물을 뚫고 뒤쪽으로 물러나는 리디아였다.

 

그와 동시에 어머니태양이 있던 자리의 검은 점에서 작은 물체 3개가 튀어나와 리디아 옆에 늘어선다.

 

하나하나의 모습들을 확인한 히타티아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그대로 뒤쪽의 성운으로 도망가 버렸다.

 

모두 어머니태양의 신들이었다

 

히타티아와는 형제들이다.

 

리디아처럼 무작정 공격해 들어오면 제대로 방어도 못 할 것이란 생각에 먼저 물러나 버렸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성운으로 들어온 히타티아의 머릿속도 희뿌연 안개 속이 되었다.

 

잠시 생각의 정리를 하기 시작한 히타티아가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는 성운을 들이마셔 본다.

 

별사냥이 끝나면 태양계 외곽까지 퍼지는 가벼운 먼지 파편들이 이 성운의 것과 비슷하다 생각했다.

 

그리고 이쯤에선 들려야 하는 어머니태양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태양의 목소리는 그 태양의 신과 추종자만이 들을 수 있다.

 

역시 어머니 태양이 사냥을 당한 것인가?”

 

사냥을 당했다는 생각이 들다가 조금 전 히타티아 앞에 섰던 형제들이 멀쩡한 걸 보면 그렇지도 않아 보였다.

 

생각에 잠겨있던 히타티아는 예전에 오래된 별의 신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검은별에 관한 이야기였다.

 

검은별은 욕심 많은 푸른태양이 변해서 만들어지는 거라네, 푸른별이 욕심에 욕심을 부려서 변한 거지 얼마나 욕심이 많은지 자신의 행성들도 다 잡아먹고 검은별이 돼서는 빛조차 밖으로 내보내지 않잖아!”

 

히타티아도 우주를 돌아다니면서 검은별을 본적은 없었다.

 

중력이 세서 가까이 가지 못한다고 알고 있기도 하지만, 빛을 내지도 않는 검은별 이라서 반짝이는 다른 별들 사이에서 찾아볼 수 없었고,

 

그 숫자도 한참 적게 있어 평범한 신이라면 소멸할 때까지 마주칠 일이 없었다.

 

어머니 태양이 있던 자리에 있는 새까만 점이 검은별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는 히타티아는 리디아가 떠올랐다.

 

이럴때 리디아가 있었으면 좀 더 명쾌하게 답을 내줄 텐데..”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불현듯 조금 전 리디아가 히타티아의 중력그물을 뿌리치고 물러섰던 기억이 난다.

 

갑자기 자리를 피하느라 생각지 못했던 것인데, 리디아의 힘으로 절대 히타티아의 중력그물을 빠져나올 수가 없다.

 

신의 중력그물은 어머니태양의 중력과 비례한다.

 

아스가르드가 센 중력그물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스가르드의 검은별의 중력이 세기 때문이다.

 

검은별 만큼은 아니지만 히타티아의 어머니 태양도 중력이 약한 편은 아니었다.

 

별의 신도 아닌 추종자 리디아가 쉽게 빠져나올 중력 그물이 아니다.

 

리디아가 중력그물을 쉽게 뿌리쳤다는 건 리디아가 가지고 있는 중력의 힘이 히타티아보다 세다는 뜻이었다.

 

히타티아는 눈앞의 성운처럼 머릿속도 답답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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