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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죄가 갸륵하다
게시물ID : readers_308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샤플리얄
추천 : 2
조회수 : 44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1/06 1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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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네 죄()가 갸륵하다

 

이 몸의 애달픈 절규는 끝내 하늘에 닿아

꿈에서라도 보고픈 내 아이를 한 천사가

그 품에 안고서 강림해오는 것이 아닌가

 

두 눈에 모든 바다를 흘려버릴 각오였으니

천사여 그 품을 조금이라도 열어주기를

보이는 것에 절하며 숭배하겠다고 다짐하자

 

그게 믿음이라고 어찌 단정하느냐며 다그치는

야무진 그 호통에 정신이 번쩍 들어서는

영혼이라도 바치겠노라고 간청했건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서는 하얀 날개를 접어

내 아이의 눈과 귀를 가려주더니

은총을 베풀겠다는 우레와 같은 음성이다

 

나는 단지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는

조건도 아닌 조건에 이내 갸우뚱한 마음

한 마디 뗀 천사는 새 아이를 점지해주겠노라고

 

그 음성 끝나기도 전에 가로지르는 고갯짓

아니 되기에 아니 되며 아니 될 뜻입니다

이미 내 아이는 내 아이 외에는 아니 됩니다

 

네가 네 아이를 부정하기만 하면 될 것을

하시며 혀를 끌끌 차는 천사는 저주스럽기까지

천사의 마음과 천사의 목소리 천사의 미소

 

날개 뒤편에 가려두었던 새 아이를 내밀고

빛으로 여문 그 아이야말로

천사의 마음과 천사의 목소리 천사의 미소

 

머리에서 뿔이 돋아날 때까지 고개 흔들고

꼬리가 뻗어 가도록 주저앉을 것이며

목이 타들어 갈 만큼 통곡하리라 맞섰다

 

내가 죄지은 내 아이를 돌려주옵소서

신의 아이조차 거부하겠나이다

내 아이는 내 몸과 같으니 부디 내팽개치소서

 

문득 눈가가 간지러운 건 무슨 뜻이러냐

스윽 훔쳤더니 거추장스러운 내 손 마디마디

결국 꿈이고야 말았네 하며 고개를 돌려

 

내 곁에 내 죄만큼 무럭무럭 자란 아이의

깃털처럼 날아가려는 그 머릿결 쓰다듬으면

손끝에 묻어나는 천사의 눈부시던 음성이

출처 http://preview.kyobobook.co.kr/preview.jsp?siteGb=DIKI&ejkGb=EBK&barcode=480150000068P&login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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