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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Pun한자) 경천동지
게시물ID : readers_310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섬집아이
추천 : 3
조회수 : 670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8/02/05 02:15:14
오늘의 문제: 『경천동지』

驚天動地는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움직이게 한다」는 뜻입니다. 「세상 사람들을 몹시 놀라게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고요. 어제 충북 옥천군에서 규모 2.8의 지진이 있었다 합니다. 다행이 큰 피해는 없었지만 충북소방본부에 신고가 빗발쳤다고 하네요. 대전소방본부에도 지진 신고가 있었고요. 지진地震은 땅(지地)이 움직이는(동地) 일 입니다. 지동地動이라고도 합니다. 사람들이 매우 놀랄(경驚)만한 일이죠. 정봉주 씨가 경천동지할 세 가지 일이 있다고 말한 때부터 이 경천동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정봉주 씨의 경천동지가 있건 없건 간에 일은 돌아가고 있고, 다행히 큰 피해가 없는 지진이 일어나 드디어 쓰게 되네요.

이백은 중국 당唐나라 때의 유명한 시인입니다. 이 사람, 술 좋아하는 사고뭉치에 허풍도 대단히 크게 치는 사람이였어요. 사람의 머리카락이 얼마나 길기에 흰 머리가 9㎞(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나 될 수 있을까요? 이백의 대표적인 허풍 가운데 하나에요. 이런 과장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지만 또 그 말이 재미있고 아름다워 사람들이 놀라워하며 좋아했습니다. 백거이는 이백이 죽은 후 약 15년 뒤에 태어난 또 다른 유명한 시인입니다. 어느 날 이백의 무덤을 지나다 그 쓸쓸함에 마음이 움직여 시(이백묘李白墓)를 하나 지었습니다. 이 시에서 경천동지驚天動地가 나왔습니다.

채석강변이백분采石江邊李白墳 채석강변 이백의 무덤
요전무한초련운繞田無限草連雲 둘레의 밭은 끝이 없고 풀 이어져 구름이다
가련황롱궁천골可憐荒壟窮泉骨 가엽다 거칠은 밭두렁 저승에 다한 뼈조각
증유경천동지문曾有驚天動地文 일찍이 하늘을 놀래고 땅을 움직인 글 있었건만
단시시인다박명但是詩人多薄命 시인이란 복 없는 이 많음일 뿐이라
취중윤락불과군就中淪落不過君 가던 중 보잘것없어져 너를 지나지 못한다

어쩌면 동병상련同病相憐일지도 모르겠네요. 시 또한 병입니다. 고려高麗의 시인 이규보시마詩魔가 가난 귀신을 불렀다고 비난하지 않았나요? 시 때문에 불행해지는 것이 아닐지 몰라도 많은 시인이 불행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 시라는 것을 짓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같은 병을 앓고 있습니다.

경천동지驚天動地하여 매우 놀란 후 사실은 별 것 아니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태산명동泰山鳴動서일필鼠一匹이라고 합니다. 태산이 울고 움직였는데(태산명동泰山鳴動) 나온 것은 쥐 한 마리(서일필鼠一匹)뿐이였다는 말로, 예고만 떠들석하고 결과는 보잘것없음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이 태산명동은 예고 단계이기 때문에 경천동지 자리에 집어넣으면 뜻이 이상해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서일필이거든요.) 쥐 한마리를 생략해도 사람들이 서일필을 연상합니다. 그래서, 태산명동은 경천동지 자리에 넣으면 안됩니다. 그런데, 이 태산명동서일필은 대부분 한국과 일본 사람들(이들은 大山鳴動이라고 씁니다)만 알아듣습니다. 중국에서 온 고사성어가 아니거든요.

태산명동泰山鳴動서일필鼠一匹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의 「진통 중인 산, 태어날 우스꽝스러운 쥐(파르투리운트Parturiunt 몬테스montes, 나스케투르nascetur 리디쿨루스ridiculus 무스mus)」란 말을 한문으로 번안飜案한 것입니다. (원래는 시 짓기에 대한 시 중에 나오는 말인데, 시의 머리를 너무 거창하게 두지 말라는 삼가는 말입니다.) 태산명동에 서일필이라지만 지금은 서일필이 경천동지驚天動地하니 이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이분이 만일 유머 감각이 있다면 카메라 앞에서 태산명동을 언급할텐데, 그런 기대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린 사람이 벌금형을 받기 전부터 버렸습니다. (그런 것이 있었다면 일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겠죠.)

오늘은 경천동지驚天動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내일의 예고를 겸해 태산명동泰山鳴動도 풀어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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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문제: 『가화만사성』

규칙1. 제출한 표현은 읽는 법과 의미를 설명한다.
예) 가화만사성 - 家和萬事成(집안이 화목하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규칙2. 제시된 소리가 모두 들어간 표현을 만든다.
예) 가화만사성 - 加禍謾詐盛(재앙을 더해 속임수가 왕성하다)

규칙3.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표현은 제출할 수 없다.
예) 家和萬事成(X) 加禍謾詐盛(O)

규칙4. 제시된 소리의 순서는 바꿀 수 있다.
예) 성사만화가 - 成事滿華家(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한 집 또는 成事滿華于家로부터 집에 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하였다)
예) 성사만화가 - 性事漫畫家... 다들 아실 것이라 믿고 설명은 생략합니다.

규칙5.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예) 性事漫畫家(O) 性事畫家만(X)

규칙6. 고유명사는 다른 곳에서 인용할 수 있는 것을 쓴다. 단,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허용한다.
예) 사성만가화 - 師誠謾可化(사성이 가화를 속였다)에서
師誠은 조선 말기 승려(1836년생1910년몰)의 법명이고 可化는 1870년에 진사가 된 원숙교(1828년생)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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