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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Pun한자) 천인공노
게시물ID : readers_313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섬집아이
추천 : 1
조회수 : 51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3/09 13:15:45
오늘의 문제: 『천인공노』

天人共怒는 「하늘과 사람이 함께 성낸다」는 뜻입니다. 사전의 뜻풀이는 이렇습니다. ①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러움 ②또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음의 비유. 사전에는 이런 예문들이 있네요. 천인공노할 만행. 오늘 면민 대회를 연 것은 우리 면민 전부가 규탄하지 않을 수 없는 천인공노할 사건이 우리 면내에서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천인공노할 살인마의 행적이 어찌해서 사랑 노래의 소재가 될 수 있느냐. 인면수심人面獸心처럼 이 천인공노도 많이 쓰는 말입니다.

분노憤怒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분憤과 노怒는 거의 같은 말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분憤은 노怒보다 조금 더 억누르는 화냄입니다. 그만큼, 화내게 되면 폭발하듯 성내게 되고요. 천인공노天人共怒와 천인공분天人共憤은 거의 같은 말입니다. 초한지라는 중국 역사 소설이 있습니다. 이 소설의 원본이 되는 책으로 서한연의西漢演義가 있고요. 서한연의의 제18회에 천인공분이란 말이 나옵니다. 당시, 항우項羽유방劉邦은 초楚 나라 회왕懷王의 후손을 임금님으로 모시고 있었습니다. 이 임금님이 드디어 진秦 나라 두 번째 황제와 직접 싸울 때가 되었다며 하는 말입니다.

『진 나라 두 번째가 도리를 완전히 어김이 끝까지 갔다(진秦이세二世무도無道극의極矣). 하늘과 사람이 함께 성낸다(또는 화난 것을 꾹꾹 참고 있어 이제 터질 것이다)(천인공분天人共憤). 이치가 마땅히 (죄 있는 무리를 군대로 쳐서) 정벌하고 토벌하는 것이 옳다(리당정토理當征討).』

서한연의는 중국 명明 나라 때 소설입니다. 역시 명 나라 때 소설인 삼국지연의의 제1회 도원결의桃園結義에서 맹세한 말을 이미 살펴본 바 있습니다. 배의망은背義忘恩천인공륙天人共戮(의리를 배반하고 은혜를 잊는다면 하늘과 사람이 함께 벌하여 죽이소서). 천인공분天人共憤과 천인공륙天人共戮은 문장구조가 같습니다. 천인공분하면 천인공륙하게 됩니다. 조금 더 오래된 표현으로 인신공분人神共憤(사람과 신이 함께 성낸다)도 있습니다. 이 말은 구당서舊唐書라는 역사책의 일부인 우적于頔이란 사람의 전기에 나옵니다. 예전에는 유명한 사람이 죽으면 그의 공적과 죄과를 따져 나라에서 이름을 주었습니다. 이것을 시호諡號라고 하는데, 우적의 시호는 처음에 려厲였다가 다음에 사思가 되었습니다. 이 일을 반대하는 상소에 나오는 표현입니다. 언뜻 생각하면 이름이 뭐라고 그러는가 싶지만, 예를 들어 고은이 죽는다면 그를 어떤 사람으로 기억해야 하는가 같은 문제가 됩니다. 번역하지는 않겠습니다. 앞뒤의 말은 이렇습니다. 적경옹절모頔頃擁節旄사행포학肆行暴虐인신공분人神共憤법령불용法令不容.

천인공분天人共憤과 인신공분人神共憤이 같다면, 명 나라 때 하늘을 먼저 말하고 사람을 말했으나 당 나라 때 사람을 먼저 말하고 신을 말했습니다. 명사明史라는 역사책의 일부인 예악倪嶽이란 사람의 전기에 천노인원天怒人怨(하늘이 성내고 사람이 원망한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천노인원天怒人怨은 하늘을 먼저 말하고 사람을 말하지만, 그 앞선 시대 표현인 인원천노人怨天怒는 사람을 먼저 말하고 하늘을 말합니다. 후한서後漢書라는 역사책의 일부인 원소袁紹의 전기에 붙은, 조조曹操변양邊讓을 죽인 일을 평가하며 나온 말입니다. 이 글에선 조조를 대놓고 욕합니다. 조조는 간악한 환관(고자)이 남겨둔 못된 것(후손)으로, 본디부터 덕이 없고, 경솔하고 교활하고 뾰족하고 제멋대로에, 어지러움을 좋아하고 재앙을 즐긴다고요.

『구강태수였던 변양은 뛰어난 재주의 참된 은사였는데, 곧은 말과 엄한 태도로 따지고 아첨하지 않았기에, 몸은 목 매달아 죽임을 당하고 처자식도 완전히 없애버리는 벌을 받았다(고故구강태수九江太守변양邊讓영재니일英才鑈逸이以직언정색直言正色논論불아첨不阿諂신身피被교현지륙梟懸之戮처노妻孥수受회멸지구灰滅之咎). 이에 따라(당연히; 이때부터)(자시自是), 학식있는 사람들은 몹시 분해 마음 아파하고, 사람들이 원망하고 하늘이 성내어, 한사람이 팔을 떨치면(성내어 들고 일어나면) 온 지역이 같은 소리여서, 몸이 서주 쪽에 깨지고 땅이 여포에게 뺏겨, 동쪽 가장자리를 헤메고 밟고 의지할 곳 없게 되었다(사림분통士林憤痛인원천노人怨天怒일부분비一夫奮臂거주동성舉州同聲고故궁파어서방躬破於徐方지탈어여포地奪於呂布방황동예彷徨東裔답거무소蹈據無所).』

변양은 연주兗州 사람으로, 양주揚州의 구강九江을 다스리던 벼슬을 했던 인물입니다. 벼슬을 그만둔 후 다시 벼슬에 나가지 않았는데(은사가 되었는데), 조조가 연주를 다스리는 사람으로 와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독한 정치를 하는 것을 비판하다가 죽었습니다. 교현지륙梟懸之戮은 단순히 목매달아 죽으면 끝나는 형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사용한 글자로 보면, 죽은 후에도 매달아둬서 시신도 욕보이는 그런 형벌로 보이네요. 회멸지구灰滅之咎도 그렇습니다. 조조는 다시는 이런 사람이 없도록 하려고 사람들을 겁주려는 뜻으로 이렇게 했겠지만, 사람들이 조조의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았습니다. 한명이라도 '조조는 나쁜 놈이다'라고 말하면, 모든 사람이 '조조는 나쁜 놈이다'라고 말하는 상황이 됩니다. 이렇게 인심을 잃으면 땅을 보존하지 못합니다. 서주徐州도겸陶謙과 싸움에서 이기지 못합니다. 도겸과 싸우는 도중, 조조의 부하였던 장막張邈진궁陳宮여포呂布를 끌여들여 배반합니다. 당시 연주에 80개 현이 있었는데, 조조에게 남은 것은 2개 현뿐이었다 합니다. 밟고 의지할 곳 없는 신세가 된 거죠. 물론 조조는 나중에 승리했습니다. 이때 죽을뻔한 것도 사실입니다.

어제 잠깐 촉한정통론蜀漢正統論을 살펴봤습니다. 조조의 사람됨에 대해 여러 말이 있습니다. 어떤 기록에선 조조는 세상에 다시 없을 흉악한 사람입니다. 또 다른 기록에선 현명하고 인정도 많은 사람입니다. 한 사람의 성격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만일 조조가 다시 없을 흉악한 사람이라면, 그 주변에 모였던 훌륭한 사람들은 조조에게 속은 사람들일까요? 그러나 촉한정통론으로 보면 유비劉備가 정통이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으니, 조조는 세상에 다시 없을 흉악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도 조조의 간악함을 사람들이 욕하니, 이로써 조조는 하늘도 용서하지 않는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원인과 결과가 바뀐 것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남성을 계급으로 보는 여성주의(여성주의의 한 부류)에서는 남성은 다시 없을 흉악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천인공노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남자만도 아니고 여자만도 아닙니다. 여자도 사람이고 남자도 사람입니다. 남자로써가 아니라, 여자로써가 아니라, 사람으로써 참기 힘든 괴로움이 있습니다. 이들을 생각하며, 이러한 괴로움을 주는 여자와 남자를 미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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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문제: 『가화만사성』

규칙1. 제출한 표현은 읽는 법과 의미를 설명한다.
예) 가화만사성 - 家和萬事成(집안이 화목하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규칙2. 제시된 소리가 모두 들어간 표현을 만든다.
예) 가화만사성 - 加禍謾詐盛(재앙을 더해 속임수가 왕성하다)

규칙3.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표현은 제출할 수 없다.
예) 家和萬事成(X) 加禍謾詐盛(O)

규칙4. 제시된 소리의 순서는 바꿀 수 있다.
예) 성사만화가 - 成事滿華家(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한 집 또는 成事滿華于家로부터 집에 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하였다)
예) 성사만화가 - 性事漫畫家... 다들 아실 것이라 믿고 설명은 생략합니다.

규칙5.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예) 性事漫畫家(O) 性事畫家만(X)

규칙6. 고유명사는 다른 곳에서 인용할 수 있는 것을 쓴다. 단,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허용한다.
예) 사성만가화 - 師誠謾可化(사성이 가화를 속였다)에서
師誠은 조선 말기 승려(1836년생1910년몰)의 법명이고 可化는 1870년에 진사가 된 원숙교(1828년생)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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