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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Pun한자) 백마비마
게시물ID : readers_313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섬집아이
추천 : 2
조회수 : 63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8/03/19 19:14:43
오늘의 문제: 『백마비마』

白馬非馬는 「하얀 말은 말이 아니다」란 뜻입니다. 말이 안 되는 소리 같지만 말이 됩니다. 고정관념을 뒤집는 말을 역설逆說이라 합니다. 어제 자상모순自相矛盾을 풀면서, 궤변詭辯을 만드는 방법 하나를 소개했습니다. 궤변은 그럴듯해야 좋고 역설은 터무니없어야 좋습니다. 변설辨說은 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듣는 사람의 관심을 끄는 방법에, 그 사람을 편들어 가까이 오게 한 다음 살짝 틀어버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맹자孟子가 임금님 같은 힘센 사람을 다루는 방법입니다. 엉뚱한 이야기나 터무니없는 말을 하여 주목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맹자의 경우도 임금님을 편드는 것이 엉뚱한 것입니다. 속이려는 사람, 즉 궤변가는 그럴듯한 말을 합니다. 누구나 그런 것을 알고 있기에 엉뚱한 말을 하면 주목받게 됩니다. 그런데 역설과 궤변은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궤변가도 역설을 사용하고요.

『하얀 말은 말이 아니다(백마비마白馬非馬). 옳은가(가호可乎)? 말하길(왈曰) 「옳다(可).」 말하길(왈曰) 「어째서인가(하재何哉)?」

말하길(왈曰) 「말이란 형태를 가르키는 것이고, 하얗다란 색을 가르키는 것이다(마자馬者소이명형야所以命形也백자白者소이명색야所以命色也). 색을 가르키는 것은 형태를 이름하는 것이 아니니 말하길(명색자命色者비非명형야名形也고왈故曰 "하얀 말은 말이 아니다(백마비마白馬非馬)".」

말하길(왈曰) 「하얀 말이 있음을 말이 없다 말할 수 없고 말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아니다 말할 수 없는데, 하얀 말이 있음이 말이 있음을 이루지만 하얀 것은 말이 아니라니 어째서인가(유백마有白馬불가不可위謂무마야無馬也불가不可위謂무마자無馬者비마야非馬也유백마有白馬위유마爲有馬백지비마白之非馬하야何也)?」

말하길(왈曰) 「말을 구함에 노란 말이나 검은 말이 모두 이를 수 있지만, 하얀 말을 구함에 노란 말과 검은 말이 이를 수 없다(구마求馬황흑마黃黑馬개皆가치可致구백마求白馬황흑마黃黑馬불가치不可致). 하얀 말로 하여금 다만 말이라 하여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사使백마白馬내乃마야馬也시소是所구일야求一也). 하나로 모으는 것에 하얗다는 것과 말은 다르지 않은데, 다르지 않음을 모으는 것에 노란 말과 검은 말 같이 옳음이 있고 옳지 않음이 있음은 어째서일까(소구일자所求一者백자白者불이不異마야馬也소구불이所求不異여황흑마如黃黑馬유가유불가有可有不可하야何也)? 옳음과 옳지 않음에 그 따름이 드러내지 않았다(가여불가可與不可기상비명其相非明). 노란 말과 검은 말을 하나로 하고, 말이 있음에 응할 수도 있으나 하얀 말이 있음에 응할 수는 없기에, 하얀 말은 말이 아니게 되니, 잘 살펴보아라(고故황흑마일야黃黑馬一也이而가이可以응應유마有馬이而불가이不可以응應유백마有白馬시是백마지비마白馬之非馬심의審矣)!」

말하길(왈曰) 「말이 색이 있어 말이 아니라 여긴다니, 세상에 색이 없는 말이 있는 것도 아닌데, 세상에 말이 없다 할 수 있는가(이以마지유색馬之有色위爲비마非馬천하天下비非유有무색지마無色之馬천하무마天下無馬가호可乎)?」

말하길(왈曰) 「말은 굳이 색이 있어 하얀 말도 있는 것이다(마馬고유색固有色고故유백마有白馬). 말로 하여금 색을 없애 말이 있다는 것일 뿐인데, 어찌 하얀 말을 취할 것인가(사使마馬무색無色여如유마이이有馬已耳안安취取백마白馬)? 따라서 하얗다는 것은 말이 아니다(고故백자白者비마야非馬也). 하얀 말이란 것은 말과 더불어 하얗다(백마자白馬者마여백야馬與白也). 말과 더불어 희면 말인가(마여백馬與白마야馬也). 따라서 말하길(고왈故曰) "하얀 말은 말이 아니다(백마비마야白馬非馬也)."」

말하길(왈曰) 「말은 하얗다와 더불지 못해 말이 되고, 하얗다는 말과 더불지 못해 하얗게 된다(마馬미여백未與白위마爲馬백白미여마未與馬위백爲白). 말과 하얗다를 합쳐 거듭 이름하니 하얀 말이다(합合마여백馬與白복명複名백마白馬). 서로 더불음과 서로 더불지 않음으로써 이름 이루니 옳지 못하다(시是상여相與이以불상여不相與위爲명名미가未可). 따라서 말하길(고왈故曰) "하얀 말은 말이 아니다가 옳지 못하다(백마비마白馬非馬미가未可)."」

말하길(왈曰) 「하얀 말이 있음을 말이 있음으로 여김으로써 하얀 말이 있음을 노란 말이 있음으로 여긴다 말하면 옳은가(이以유백마위유마有白馬爲有馬위謂유백마위유황마有白馬爲有黃馬가호可乎)?」 말하길(왈曰) 「옳지 못하다(未可).」

말하길(왈曰) 「말이 있음을 노란 말이 있음과 달리 여김으로써 노란 말과 말을 달리함 이다(이以유마위이유황마有馬爲異有黃馬시是이황마여마야異黃馬與馬也). 노란 말과 말을 달리하면, 노란 말이 말이 아나다 여기게 된다(이異황마여마黃馬與馬시이是以황마위비마黃馬爲非馬). 노란 말이 말이 아니다 여김으로써 하얀 말로 말이 있다 여기게 되고, 이에 하늘을 날으는 것이 물 속에 들어가 관과 곽이 다른 곳에 있게되고 이에 세상에 나쁜 말 어지러운 말씀이 이른다(이以황마위비마黃馬爲非馬이而이以백마위유마白馬爲有馬차此비자입지飛者入池이而관곽이처棺槨異處차此천하지패언난사야天下之悖言亂辭也).

하얀 말이 있음을 말이 없다 말할 수 없다는 것으로써 하얗다를 떼어낸 것을 말하니, 떼어내는 것에 하얀 말을 말이 있다 말할 수 없음이 있다(이以유백마불가위무마자有白馬不可謂無馬者리백지위야離白之謂也시是리자離者유有백마불가위유마야白馬不可謂有馬也). 따라서 말이 있다 여기는 것은 홀로 말로써 말이 있다 여김일 뿐이기에, 하얀 말로써 말이 있다 여김이 아니다(고故소이所以위유마자爲有馬者독獨이마以馬위유마이爲有馬耳비非이백마以白馬위유마爲有馬). 따라서 그 말이 있다 여겨 말을 말이라 말할 수 없다(고故기위유마야其爲有馬也불가이不可以위謂마마야馬馬也).

말하길 하얀 것을 하얀 것으로 정하지 않았다는 잊어버려 옳다(왈曰백자불정소백白者不定所白망지이가야忘之而可也). 하얀 말이란 것은 하얗다가 하얀 것을 정했음을 말하니, 하얀 것으로 정한 것은 하얗다가 아니다(백마자白馬者언言백정소백야白定所白也정소백자定所白者비非백야白也). 말이란 것은 색에서 취함을 없앰이 없으니 노랗다와 검다가 모두 응하는 것이나, 하얀 말이란 것은 색에서 취함을 없앰이 있어 노란 말과 검은 말은 모두 색으로써 없애는 것이어서 오직 하얀 말만 홀로 응할 수 있을 뿐이다(마자馬者무無거취어색去取於色고故황흑黃黑개皆소이응所以應백마자白馬者유有거취우색去取于色황흑마黃黑馬개皆소이색거所以色去고故유唯백마白馬독獨가이可以응이應耳). 없앰이 없는 것은 없앰이 있는 것과 달라서 말하길(무거자無去者비非유거자有去也고왈故曰) "하얀 말은 말이 아니다(백마비마白馬非馬)".」』

여러분, 공손룡公孫龍이란 사람 기억하나요? 정저지와井底之蛙에 잠깐 등장했었습니다. 공손룡의 주장을 적은 책으로 공손룡자公孫龍子가 있습니다. 공손룡자는 공손룡이란 사람과 그 주장을 간략히 소개하는 적부跡府에 이어, 각각의 주장을 풀은 백마론白馬論, 지물론指物論, 통변론通辯論, 견백론堅白論, 명실론名實論으로 되어있습니다. 위에 번역한 것이 '하얀 말은 말이 아니다(백마비마白馬非馬)'는 백마론입니다. 백마론이 이해가 가나요? 이런 역설逆說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한번 보고 이해하기 힘들 것 같네요. 역설을 이해하지 못하면 궤변詭辯처럼 보입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는 역설을 어린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해 시험문제를 틀렸다는 일도 있네요. 역설을 이해하고도 궤변처럼 사용할 수도 있고요. '하얀 말은 말이 아니다'는 역설을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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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마馬)이라 불리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앞집 흰둥이, 옆집 누렁이, 뒷집 검둥이 같은 실제로 있는 동물들에서 그 모양이 말처럼 생긴 것을 모아 말이라 합니다. 그러니까, 말이란 집단(또는 집합) 안에는 하얀 말, 노란 말, 검은 말 같은 작은 집단(또는 집합)이 들어있습니다. 하얗다(백白)고 불리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하얀 말, 하얀 새, 하얀 개 처럼 생긴 것은 다르지만 색이 같은 것을 모아 하얗다고 합니다. 흰둥이, 누렁이, 검둥이를 말이라는 집합에 넣을 때는 하얀 색, 노란 색, 검은 색같은 색은 무시합니다. 그런데, 하얀 말이라는 집합에는 흰둥이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흰둥이만 들어있는 집합과 흰둥이와 누렁이 그리고 검둥이가 들어있는 집합이 같나요? 다릅니다. 하얀 말이란 집합은 말이란 집합에 포함되지만 말이란 집합과 같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하얀 말은 말이 아닙니다.

뭔가 이상하죠? 처음 말을 시작할 때 사용하는 용어와 개념을 명확히 정의해두었어야 합니다. 이런 것을 명확하게 정의해두지 않았기 때문에(가여불가可與不可기상비명其相非明) 하얀 말은 말이 아니라고 해도 틀렸다고 쉽게 말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상식이란 것이 있는데, 대충 넘어가면 안될까요? 그런 상식을 뒤집는 것이 역설逆說입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는 말은 침대가 가구라는 상식을 뒤집습니다. 상식을 뒤집어 가구회사는 큰 성과를 올렸습니다. 이건 좋은 일이지만, 때론 부작용이 생깁니다. 어린아이들이 상식과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되었네요. 세상이 어지러워질 수도 있습니다(천하지패언난사天下之悖言亂辭). 하얀 말이 있으니 말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하얀 말에서 하얀을 떼어내는 것입니다. 말이 있는 것을 말이 있다고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하얀 말이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게 의미를 붙인 하얀을 떼어냈습니다. 물론, 하얀 것이 모두 말인 것은 아닙니다. 떼어내야 하는 것과 원래 없는 것은 다릅니다. 그래서 또한, 하얀 말은 (단순한) 말이 아닙니다.

역설逆說은 일부러 모순矛盾된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역설力說하여 자신의 생각을 힘주어 말하기도 하죠. 『무릇 변설이란, 장차 옳고 그름이 나뉨을 밝힘으로써 어지러움을 다스리는 밑바탕을 살피고, 같고 다른 부분을 밝힘으로써 명분과 실체의 이치를 살피며, 이로움과 해로움에 머물러 꺼리는 것과 미심쩍은 것을 가려낸다(부夫변자辯者장將이以명明시비지분是非之分심審치란지기治亂之紀명明동이지처同異之處찰察명실지리名實之理처處리해利害결決혐의嫌疑).』 묵자墨子의 소취小取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 글도 재미있는데, 다 번역하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겠네요. 조금만 살펴보죠.

『하얀 말은 말이다(백마白馬마야馬也). 하얀 말을 타는 것은 말을 타는 것이다(승乘백마白馬승마야乘馬也). 검은 말은 말이다(려마驪馬마야馬也). 검은 말을 타는 것은 말을 타는 것이다(승乘려마驪馬승마야乘馬也). 사로잡는 것은 사람이다(획獲인야人也). 사랑에 사로잡힘은 사람을 사랑함이다(애획愛獲애인야愛人也). 좋아하는 것은 사람이다(장臧인야人也). 좋아하는 것을 사랑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다(애장愛臧애인야愛人也).』

이것도 재미난 역설逆說이죠? 묵자墨子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궁금하게 만들기도 하고요. 역설은 이처럼 말을 풍요롭게 만들기도 합니다. 말을 하는 사람은 역설을 이해해야 합니다. 오늘은 하얀 말은 말이 아니라는 공손룡의 백마비마白馬非馬를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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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문제: 『가화만사성』

규칙1. 제출한 표현은 읽는 법과 의미를 설명한다.
예) 가화만사성 - 家和萬事成(집안이 화목하고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규칙2. 제시된 소리가 모두 들어간 표현을 만든다.
예) 가화만사성 - 加禍謾詐盛(재앙을 더해 속임수가 왕성하다)

규칙3.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표현은 제출할 수 없다.
예) 家和萬事成(X) 加禍謾詐盛(O)

규칙4. 제시된 소리의 순서는 바꿀 수 있다.
예) 성사만화가 - 成事滿華家(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한 집 또는 成事滿華于家로부터 집에 화려함을 채우는 일에 성공하였다)
예) 성사만화가 - 性事漫畫家... 다들 아실 것이라 믿고 설명은 생략합니다.

규칙5. 한자로 쓸 수 있어야 한다.
예) 性事漫畫家(O) 性事畫家만(X)

규칙6. 고유명사는 다른 곳에서 인용할 수 있는 것을 쓴다. 단,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도 허용한다.
예) 사성만가화 - 師誠謾可化(사성이 가화를 속였다)에서
師誠은 조선 말기 승려(1836년생1910년몰)의 법명이고 可化는 1870년에 진사가 된 원숙교(1828년생)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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