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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후삼붕邂逅三朋 세 벗을 만나다
게시물ID : readers_313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섬집아이
추천 : 1
조회수 : 3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3/20 23:46:38
해후삼붕邂逅三朋 세 벗을 만나다

회영명주식懷盈明酒食 마음이 차오름 술과 밥 밝게
작자병배우勺子竝杯杅 주걱은 술잔 밥그릇 나란히
포복이승취飽腹而乘醉 배불리 먹고 취하여 오르니
친인불역호親人不亦乎 사람을 가까이 또한 아닌가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배, 증거, 술, 주걱, 나란히』의 답안으로 이런 말을 만들었습니다.

포복증주식飽腹證酒食 배 부른 것은 술 먹은 증거
작자병배잔勺子竝杯盏 주걱과 술잔이 나란하니
불역친인호不亦親人乎 또한 사람이 친한게 아닌가?

이 말은 논어論語의 학이學而를 흉내낸 것입니다.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불역열호不亦悅乎(배우고 때로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불역락호不亦樂乎(벗 있어 멀리서 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인부지이불온人不知而不慍불역군자호不亦君子乎(사람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니 또한 군자가 아닌가)?」

친구와 만나게 되어 밥 먹고 술 먹어 배부르면 기분 좋은 일입니다. 작자勺子는 무언가를 떠내는 도구입니다. 주걱이라고 부를 수 있고 국자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주걱이면 술잔과 나란히 놓인 것이고, 이것이 국자라면 술잔과 나란히 쓸 수 있습니다. (술잔 대신 국자로 먹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만든 말이 한시는 아닙니다. 그런데, 한시로 보인다 하여 한시를 새로 지었습니다.

한시는 평측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바꾼 글자들이 있습니다. 증證 대신 명明을 썼습니다. 잔盏 대신 우杅를 썼습니다. 또한, 우杅는 호乎와 운韻이 맞습니다. 떼어내어 새로 말을 만들기도 했고요. 그래서 뜻이 조금씩 바뀌었네요. 포복이승취飽腹而乘醉는 배불리 먹고 술에도 취해 기분이 좋다는 말입니다. 번역에서는 승취乘醉를 다시 잘라서 취하여 오른다고 풀었습니다. 원래는 승취乘醉가 그냥 한 낱말입니다. 회영懷盈은... 사람의 속에 있는 것이 회懷입니다. 보통 품은 마음을 나타내는 말이에요. 회포懷抱를 풀다 같은 말이 있잖아요. 회포는 품고 안은 생각입니다. 이 품은 마음을 뱃속에 품은 마음이라고도 합니다. 예전에는 사람의 마음이 심장에 있다고도 하고 뱃속에 있다고도 했어요. 회영懷盈은 이 품은 마음이 차올랐다는 것을 말하려 하기도 하고, 뱃속이 차올랐다는 것을 나타내려고도 한 거에요. (회영懷盈을 포복飽腹과 관련지은 거에요.) 회포로 보면 그 마음이 차올라 술과 밥을 먹으러 간 것이고, 포복으로 보면 술과 밥을 먹어 배가 불러 기분이 좋아진 것이에요. 뭐, 그런 의도로 썼습니다.

또한, 술은 역시 혼자 마시는 것 보다 여럿이 같이 마시는 것이 좋죠. 월하독작月下獨酌(달 아래 홀로 술 마심)도 대영성삼인對影成三人(그림자를 마주해 세 사람을 이룬다) 이라잖아요. 월량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 나타내요)처럼 월月은 회懷를 대표(대신)하고요. 달이 갈고리 같다니(월여구月如鉤) 보름달이 아닌 초생달은 국자로 쓸 수도 있겠고요. 서로 만나 기쁘기도(상견환相見歡) 헤어지면 슬프게 되기도 하는 것이 회懷라는 것이고요. 조금 더 멋을 부리면 그렇다는 거죠. (여기까지 가면 부끄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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