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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효리네민박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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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명희
추천 : 0
조회수 : 25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4/25 09:37:43
[효리네민박2]


김명희


눈 덮인 한라산, 신신파스 같은 바람이 상쾌해요
붉은 동백보다 진한 향기를 아세요? 
내 안에서 한겨울에만 피어나는 그대라는 꽃말이에요

창백한 도시, 날 선 칼바람에 움츠러들고 지친 그대여
새하얀 삼나무 숲처럼 잠시 멈춰 서고 싶을 때면 
소길리 겨울왕국으로 오세요
트고 갈라진 마음 챙겨 모여드는 이 겨울, 효리네 민박에 불이 켜졌네요 
호오ㅡ, 호오ㅡ,  추워요 따뜻한 방 하나만 주세요
네, 홍매화 같은 추억은 무료고 노란 유채꽃처럼 아스라한 향기는 무한리필입니다
아! 박하사탕 같은 로맨틱한 낭만도 언제든 준비해 드려요
누구가의 추억이 붉은 열매처럼 떨어져 있는 하얀 길을 걷다보면
그대는 나를 비추는 빛, 그대 눈 속에 웃는 내가 보여요
내가 걸어온 길보다 그대가 걸어온 외로움이 더 환히 안겨드는 오후

민박집 저쪽, 눈 덮인 썰매언덕에 가보세요
오래전 누군가 살며시 놓고 간 
어린아이의 해맑은 웃음 하나가 깃털처럼 환하게 떨어져 있을 거예요
흰 눈처럼 동화 속 이야기가 소복소복 쌓여가는 겨울 밤
돌아보면 우리는 모두가 소중한 사람들
한잔의 따뜻한 노천탕처럼, 추억 한 스푼 코코아로 녹아드는 소길리 밤

상큼한 감귤나무가 돌아누워 잠자는 왼쪽으로 가 보세요
숲 향기 진한 편백나무가 단 꿈꾸는 뒤쪽으로 가 보세요
맞아요 거기, 신비의 우주선처럼 떠오른 게르 하나가 보일 거예요
밤 새 잠 못 든 설레임이 밤하늘 높이 둥둥 날아오르고
열심히 달려온 그들의 환한 웃음소리는 눈 덮인 한라산보다 더 높아요
문득, 밖으로 새어나온 누군가의 야광같은 웃음소리 입에 물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풀빛 동박새 한 마리!
한라봉같은 주황빛 추억캡슐 하나씩 똑 따서, 주머니에 넣고
이제 우리는 인생의 환한 꿈을 찾아 공항으로 가요

창백한 도시, 날 선 칼바람에 움츠러들고 지친 그대여 
목화솜처럼 흰 눈 내리는 효리네 민박으로 놀러오세요
타닥타닥 벽난로는 오늘 또 야근인가요?

흰:눈:이:펑:펑:내:려:도:춥:지:않:은:따:뜻:한:빈:방:있:어:요

출처 김작가의 문학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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