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첫 중장편 소설 샘플입니다. 조심스럽게 올려봅니다.
게시물ID : readers_317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냥노동자
추천 : 5
조회수 : 581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8/05/22 16:20:25
옵션
  • 창작글
 
 
닉언 죄송합니다.
아이디 윤인석님의 문장연습 주제로 단편을 쓰다가 설정이 하나 생각나 근미래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배경으로 한
SF소설을 하나 써보려고 합니다. 도입부를 써 보았는데 한번 봐 주시고 댓글 주시면 굉장히 감사하겠습니다.
 
 
*1. 본 소설에 나오는 인물과 지명, 또는 군 부대의 위치 등은 가상이며 실제와 어떠한 관련도 없습니다.
본 글은 사실과 가상의 설정을 적절히 조합한 팩션이며 일부 무기의 명칭이나 보급상황 등은 현실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작가 본인의 상상력임을 인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정치상황이나 국제정세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2. 본 소설에 등장하는 한국군의 음습한 모습 등은 소설 전개를 위해 등장하는 이야기 진행 장면의 일부일 뿐입니다.
실제로 한국군 내부에서 행해지는 부조리는 현재에 이르러 대부분 해소되었습니다.
 
 
 
 
2028년 2월 21일 P.M 03:22 경상남도 진주시 초전동 명신고등학교 인근 야산
 
 
"상필아! 대대장이 여기 있잖아! 집에 가야지. 응? 상필아. 대대장하고 같이 치킨 먹을까? 자..."
 
87 보병사단 211대대 조재국 소령은 부하들과 함께 무장탈영을 한 병사를 포위중이였다.
 
"시... 싫어요! 육군교도소 보낼거잖아! 가까이 오지 마! 다 쏴버릴거야!"
 
"상필아! 대대장이 보장한다! 교도소 안간다! 대대장하고 손잡고 내려가서 치킨 시켜먹자! 맥주도 마실까? 상필아! 술 좋아하냐?"
 
최상필 일병은 지능이 낮았지만 전산오류로 입대한 케이스였다. 물론 이 경우에는 정밀한 검사를 거쳐 복귀시키거나 대체복무로
전환해야 하지만, 군 검사관의 업무태만으로 인해 군생활을 이어갔어야만 했다. 그가 지능이 다른사람에 비해 많이 낮다는 점은
'까라면 까라' 라고 말하는 군대문화상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질병이였다.
 
조재국 소령은 최상필 일병에게 총구를 겨눈 부하들에게 손짓했다. "야! 총구 돌려! 뭐하는거야!" 5대기 분대 분대장 박철효 병장이
주저하다 소대장의 수신호로 분대원들을 향해 총구를 위로 향하게 했다. 그러나 여전히 몇몇 인원들은 사각지대에서 최상필 일병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
 
총구가 하늘로 향하자 최상필 일병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긴 했지만 진정된 모습으로 총구를 약간 아래로 향하게 했다.
 
"상필아! 잘했다! 대대장이 상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조재국 소령은 끊임없이 최상필 일병을 독려하며 천천히 다가갔다. 손에 든 K5권총을 천천히 총집에 집어넣어 신뢰를 확인시켰다.
K-2C 레이저사이트 조준점이 최상필 일병의 몸에서 하나 둘씩 사라졌다.
 
"근데... 그... 근데... 대대장님은 사...상필이를 사랑한다면서... 조민제 사..상병님이... 날...때...때릴때... 왜...없...없었어요!"
 
"상필아! 상필이가 그렇게 아팠구나! 대대장이 몰랐다! 미안하다! 조민제는 대대장이 책임지고 꼭 상필이 괴롭히지 못하도록 할게!
그러니까 그 총 내려놓자? 응?"
 
군기를 잡는다는 목적의 구타는 2020년이 지난 지금에도 변한게 없었다. 특히 최상필 일병처럼 지능이 낮고 사리판단이 잘 안되는 병사들을
대상으로 한 구타는 20세기에도, 21세기에도 항상 문제가 되어왔다. 사람이 사람을 훈육한답시고 때리고 조롱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는 안된다.
그것이 조재국 소령의 생각이였다. 2018년 처음 군생활을 시작할 때 육사 선배들이 관행처럼 지시하는 직각식사와 임관후에도 계속되는 선배들의
구타는 그에게 폭력이 무조건적인 악이라고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그래서 그는 지휘관이 된 뒤에 폭력으로 인해 고충을 겪는 병사들에게
누구보다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조 소령이라도 찾아낼 수 없는 사각지대는 존재했다. 군대문화 특성상 상급자에게 자신의 고충을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그런 군대문화가 결국은 이런 사단을 만들어냈다.
 
"조...조민제 상병님... 조민제... 그... 씨...씨발새끼... 고추... 빨라고... 시키고... 더러워서 하기 싫었는데..."
 
최상필 일병이 속한 2중대 2소대 소대장 진원석 중위가 눈을 질끈 감으며 헬멧너머의 머리를 감싸쥐었다. 해당 가해자인 조민제 상병은
대대장 조재국 소령의 특별지시로 대대 내에 감금되어 있엇다. 이제는 단순 폭력에 의한 무장탈영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았다.
성군기 위반. 비록 ROTC출신이지만 장기복무를 꿈꾸던 진원석 중위는 이제 모든것이 끝났다는 피로감에 주저앉을 뻔 했다. 그런데 대대 최고지휘관인
조재국 소령 또한 이 사건에서 무사할 수는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육사출신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이제 조재국 소령은 당장 내년부터
치킨집을 열어야 할 판이였다. 그런데 속세의 계산은 지금 이 순간 중요한 것이 아니였다.
 
- 치직, 당소 솔개 하나. 현 망에 올빼미 둘 수신바람.
 
별안간 통신병이 PRC-999K 무전기에서 급히 송수화기를 꺼내들었다. 작전과장 여준석 대위가 무전을 받아들었다.
 
"당소 올빼미 둘. 수신바람 이상."
 
- 지익,칙, 당소측 목표 정조준했다. 향후 결심 송신바람 이상.
 
산 능선 위 자갈바위에 대기해 있던 사단소속 지정사수가 M39 EMR 소총으로 최상필 일병을 조준중이였다. P96K 휴대용 무전기로
상황보고 중이던 저격병 부사수가 통신을 마치고 정확한 상황파악을 위해 쌍안경을 들었다. 미군은 M14 DMR 소총과 신속교전용 저격소총 프로젝트 사업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이 소총을 소량 양산하였다. 그러나 사업 프로젝트가 마무리 된 시점에서 미군은 거의
쓰지 않고, 한국군이 운용하며 개량해 나가는 이상한 소총으로 변질되어 있었다. 한국군 역시 노후화 된 M700 레밍턴을 대체할만한
지정사수용 저격소총이 필요했지만 국산 저격소총인 K-14의 보급이 늦어지며 이런식으로 혼용했다.
사단에서 지원나온 지정사수는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자갈바위 위에서 신중하게 스코프로 시야를 확보한 뒤 발사명령을 기다렸다.
 
"대대장님! 여기...!"
 
여준석 대위가 조재국 소령에게 다급하게 다가와 귓속말로 뭐라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조재국 소령이 "그게 지금 말이야?! 당장 철수시켜!" 라면서
여 대위를 힐난했다. 사단 저격수가 능선 위에서 대기중이라는 사실은 바보라도 아는 것이였다. 그런데 자신의 명령에 언제든 사격이 가능해진
상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눈에서 불을 뿜었다.
 
"그게 아닙니다. 대대장님. 군단 감찰부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확실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건이 사건인지라... 가해자 가족들한테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군 이미지 실추로 이어집니다. 아시잖습니까? 단순 무장탈영으로 사건을 종결하시는게.."
 
"젠장! 무전기 이리 내!"
 
여 대위의 말을 듣던 조 소령이 별안간 일그러진 표정을 짓더니 통신병의 등에서 송수화기를 확 낚아채듯 들었다.
 
"야 이 새끼야! 사단본부로 돌아가! 철수하라고 씨팔! 너 뭐하는 새끼야?!"
 
통신용어도 무시한 채 쌍욕을 내뱉는 것이 사단에서도 또라이라고 소문난 조재국 소령이라는 사실을, 저격병 부사수 강민호 하사는 알고 있었지만
통신절차마저 무시하고 욕을 해대는 조 소령에게 반발심이 든 그가 신원확인을 요구했다.
 
- 치직, 귀소측 신원 확인바람 이상
 
"누구긴 씨팔! 브라보장이다! 대대장이라고 이새끼야!"
 
부사수가 허 참 하는 소리를 내며 무전기를 쳐다보았다. 무전내용을 같이 듣고있던 지정사수 정영학 중사도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작전과장 여 대위는 식은땀을 흘렸다. 암어로 말하지 않고 대놓고 대대장이라고 말하며 통신용어 수칙까지 무시하는 조 소령의 모습에 군단 감찰부가
무슨 꼬투리를 잡을 지 몰랐다. 그러거나 말거나 조 소령은 송수화기를 거칠게 내려놓으려다가 문득 뭐가 생각났는지 다시 송수화기를 들었다.
"당소 브라보장인데! 이 시방새야! 내가 그거 말 안했지?! 이상이다 시팔새끼야!"
 
저격병 부사수가 '뭐 이딴 또라이새끼가 다 있지?' 하는 표정으로 한참 무전기를 쳐다보았다.
 
빠각! 소리와 함께 거칠게 집어던진 송수화기가 통신병의 등 뒤에서 부숴졌다. 갑작스럽게 화를 내는 조 소령의 모습이 그렇게 이성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어쨌든 그는 그만큼 구타와 폭력에 대한 혐오감에 치를 떨었다. 그런데 이유는 그것만이 아니였다. 군단 감찰부의 헤이한 태도 때문이였다.
고작 군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해 피해자인 병사를 단순 범죄자로 몰아가고 사건을 덮으려 했다. 가해 병사는 고작해야 군기교육대나 영창 정도에
집어넣을 것이 뻔하면서 피해자에게는 군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한 희생을 강요했다. 이상한 군대였다. 그게 너무 싫었다.
 
"대..대대장님... 너... 너! 나 죽이려고 했어요! 나 바보 아니다! 지정사수... 무슨 말인지 알아요! 총... 총 쏠거야! 으아아아!"
 
그때였다. 대대장이 송수화기를 내려놓고 최상필 일병을 쳐다보는데, 불현듯 그가 분노하며 자신을 노리는 저격수가 있음을 시사하는 말을 했다.
 
"아니야! 안돼!"
 
-철컥!
 
순식간이였다. 최상필 일병이 별안간 총을 들어 조재국 소령을 정조준했다. 지능이 낮다고 전투기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은 아니였다.
최상필 일병의 k-2C 피카티니 레일위에 얹혀진 도트사이트의 정 중앙에 조재국 소령의 얼굴이 들어왔다. 조재국 소령은 자신도 모르게 권총집에서 총을 꺼내들었다.

- 따다당!

발사모드가 3점사에 맞춰진 최상필 일병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그러나 5대기 소대원들의 총이 더 빨랐다. 사격명령도 없었는데 누군가 먼저 총을 쏜 것이다. 연쇄반응으로 모든 5대기 소대원들이 방아쇠를 당겼다. 최 일병의 총구가 하늘로 향하며 계속 불을 뿜어댔다.
그의 몸이 전기에 감전된 것 처럼 부들거리며 쓰러져갔다. 조재국 소령이 사격중지 명령을 내렸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였다.
 
"상필아! 안돼!"
 
"사격중지! 사격중지! 누구야! 누가 쐈어!"
 
진원석 소위가 급하게 총구를 내리며 사격중지 명령을 내렸지만 소용없었다.
조 소령이 울부짖으며 최상필 일병을 향해 달려갔다. 그 뒤로 작전과장이 따라 달려가고,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대대의무병이 따랐다.
조 소령은 피를 울컥울컥 내뿜는 채 죽어가는 최상필 일병을 안고 울었다. 의무병이 지혈키트로 어떻게든 최 일병의 몸에 난 상처들을 막으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소대원들을 힐난하며 누가 먼저 총을 쐈느냐고 소리지르는 소대장의 목소리가 천천히 사라져갔다. 멀리서 반 중력시스템을 탑재한 KUH-2/B 국산 수송헬기의  째지는 듯한 엔진음이 들려왔다. 아무래도 사단 지휘부 같았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