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반쪽짜리 맹인 - 4
게시물ID : readers_322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knk1
추천 : 1
조회수 : 27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8/28 18:42:00
옵션
  • 창작글
"맹인으로 지내는 생활은 어떻습니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림자와 형태조차도 보이지 않고, 그 어떤 것 조차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 책은 시작을 이렇게 했다.

질문자가 맹인인 사람한테 질문을 하고, 그 답을 맹인이 답변한다.

질문자는 책의 저자이며, 답변하는 사람은 맹인이라는 모양이다.


"언제부터 맹인이었습니까?"

"태어났을 때부터 그랬습니다. 소리는 들리지만 눈앞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현재까지도 눈으로 본다라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 사람은 태어났을 때부터 맹인이라고 했다. 세상을 인식했을 때,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오직 소리와 촉각만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책의 내용은 인터뷰 형식을 띄고 있었지만, 아직 읽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지라, 책의 내용이 모두 이런 건지는 아직은 모른다.

그래도 책의 두께는 많이 두꺼우니까, 끝까지 이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용은 계속 이어졌다.


"맹인이 불편하지는 않습니까?"

"솔직하게 답해드리겠습니다. 전 보지 못한다는 것에 엄청난 박탈감을 느낍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잘 보는데, 왜 저만 세상을 보지 못하죠?
남들은 당연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을 완전히 보지 못한다니, 그게 무슨ㅡ"


그 뒤에 써있는 저자의 내용의 의하면, 인터뷰를 진행하다가 답변자가 갑자기 흥분하는 바람에 인터뷰를 잠시 중단하고, 진정한 다음에 계속 진행했다고 했다.


"......죄송합니다. 말하다가 갑자기 흥분해버렸군요."
"전 괜찮습니다. 제가 너무 민감한 내용을 질문 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저자가 너무 민감한 내용을 말한 거 같아 죄송하다며, 맹인에게 사죄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질문을 하지 않겠다며,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이번에는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려고 합니다. 맹인이라면 검은색 시야만 계속 볼 것 같은데, 그것이 계속 보이나요?"

"색깔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있지만, 저는 그 검은색이라는 것을 아예 알 수 없습니다. 안 보이니까요.

그러니 항상 검은색 시야로 본다는 것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아예 안 보이니까요. 저한테는 색깔 같은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답변자는 색깔이 보이지 않는다며, 검은색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검은색인 시야를 보는 것도 모르고, 그저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저 맹인이라는 사람의 말을 어느 정도 알 거 같다.

반쯤이나 맹인과 다름없는 나는 맹인과 유사한 시야로 세상을 보고 있으니까, "검은색이라는 것 자체를 모른다." 라고 대답한 맹인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 뒤에도 내용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질문이 몇 가지 더 있었는데, 어떻게 생활을 하냐, 청각은 어떠냐는 등의 질문들이었다.

"후우......"

책을 계속해서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한숨이 나온다.

내용이 내용인지라, 연속해서 읽다 보니 몸과 정신이 피곤해졌다.

내가 읽었던 건 맹인에 대한 것들을 서술한 책이었다.

나온지 20년은 넘은 매우 오래된 책이었는데, 이 책을 저술한 사람은 이 책을 통해 맹인에 대한 정보와 오해를 풀기 위해 이 책을 저술했다고 맨 첫 페이지에 나와있다.


"맹인이라는 말은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게 차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앞을 보지 못하든, 그저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문장은 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나와있는 문장이다.

이 말을 시작으로, 이 책을 저술하게 된 계기, 이 책으로 무엇을 알리고자 하는지 적혀있고, 이 책으로 지식을 넓히고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 감사한다는 말이 이어졌다.

현재에는 단지 맹인이라는 것으로 차별하지는 않는데, 저자가 이 책을 쓸 때에는 차별과 문제가 심각했던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책을 읽어보던 중, 이런 비슷한 내용을 어디서 본 적이 있었다.

지적 장애인이라고 폭행 당한다던지, 모든 장애인을 인류의 수치라고 매도하는 사람들이 먼 과거에는 있었다고 들었다.

지금은 그저 옛날 이야기라고 여겨지지만...

내용이 좀 많아서, 읽는데 시간이 전보다 더 오래 걸렸다.

점자로 글을 읽다 보니 눈으로 읽는 사람에 비해서는 확실히 느릴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빠른 거라고, 부모님으로부터 들어본 적이 있다.

점자가 개발된 것은 먼 옛날부터인데, 그때부터도 사용하는 사람이 적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익히기 어렵고, 쓰기에 불편하다는 것들이 주된 이유.

옛날에는 이런 점자 책이 매우 적었다고 했는데, 지금은 매우 많아졌다.

이것도 여러 종류의 차별이 없어진 결과일까?

잠시 책에서 눈을 돌린 후, 현재 시간을 봤다.

현재 시간은 어느덧 8시 30분이었다.

도서관은 9시에 문을 닫는다. 남은 시간은 30분정도인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도 있고, 생각보다 많이 읽어본 것도 있으니, 여기까지 읽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창문으로 봐도 어두운 구름이 하늘에 많이 끼어있다.

도서관에서 나오고,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휴대 전화에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어디야? 시간이 8시 35분인데....."

"도서관에서 책 읽고 집으로 가고 있어요."

"너무 늦은 시간에 들어오는 거 아니야?"

"주위는 늦은 오후처럼 밝으니까, 괜찮아요."

"...알았다. 조심해서 들어오고."

내일은 어제 읽어본 책의 나머지를 읽어봐야겠다.

아직 책의 분량이 많이 남아있으니 나중에 많이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밤 12시가 지나고, 바깥은 매우 어두워졌다.

부모님은 생각보다 일찍 주무시는 편이라서, 지금은 두 분 모두 자고 있는 시간이다.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나도 잠을 빨리 자는 편이지만, 오늘은 잠을 일찍 자고 있지 않다.

이렇게까지 늦게 잠을 안잔 건 매우 오랜만인데, 계기는 책을 읽어서 그런걸까?

아니면 병원에서 말을 들은 게 원인일까?

휴대용 인터넷으로 인터넷을 쓸 수 있기는 하지만, 내 눈으로는 매우 큰 글씨를 제외한 다른 크기의 글씨를 볼 수 없다.

기껏해야 보이는 건 표나 네모난 상자 정도의 그림 정도였지만, 이것 역시 노이즈가 심하게 끼어서 보인다.

"......전색맹 환자의 인터뷰를 찾아서 들려줘."

「 알겠습니다. 」

내 소리를 들은 기계는,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서 나한테 들려주었다.

뉴스에서는, 이것을 인공지능 기술이라고 불렀다.

근데 내가 보기에는 그저 기계인 것 같은데, 인공지능이라고 부를 수 있기는 한 걸까?

잠시 후 음성 파일이 재생되면서, 소리가 들렸다.


"반갑습니다. 자기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당당히 말하기에는 부끄럽지만, 전색맹을 앓고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익명입니다."

"괜찮습니다.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전색맹이란, 색각 이상 중 극소수만이 겪는 질병이며, 모든 것이 흑백으로만 보인다고 나레이션이 짧게 설명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상황을 설명하는 듯한 말이 나오더니 인터뷰가 이어졌다.


"전색맹을 알게 된 건 언제쯤이었나요?"

"굳이 언제쯤이라고 말할 건 없습니다. 처음 눈으로 봤을 때부터, 모든 게 흑백이었기 때문이죠.

매우 어렸을 때에는 모든 게 흑백으로 보이는 게 당연하다고 느꼈지만, 부모님이랑 병원에 갔을 때 전색맹이라는걸 알았죠."

"이상하게 느껴졌다는 건 없었다는 모양이군요."

"맞습니다."


인터뷰에 응하는 사람은 가볍게 웃었다.


"전색맹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심하게 충격 받지는 않았나요?"

"충격이라고 할건 그다지 없었지만, 전 모든 것을 흑백으로 보는데 다른 사람들은 모두 색깔이라는걸 인지하며 살아간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저한테는 색깔이라는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다들 빨간색, 파란색, 녹색 등의 이름을 붙여서 색을 표현하는데, 유감스럽게도 저한테는 그 의미가 뭔지 모르겠군요. 말은 잘 압니다만. (웃음)"

"눈으로 보이는 게 색깔인데, 그게 보이지 않으면 말로 표현하는 건 아무래도 난감하죠."

"저도 왠지 그 기분을 알 것 같습니다."

"매우 어렸을 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 다른 아이들은 빨간색이 인상적인 미술 작품이라고 말할 때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흑백이 인상적인 작품인데, 무슨 소리야?'

그 말을 들은 아이들은 무슨 소리를 하냐며, 이 작품 어디에 흑백이 있냐고 저한테 물었죠.

그때는 전색맹이라는 것조차 몰랐을 때니까요."

"확실히 그런 말을 들으면 좀 당황스러울 것 같습니다."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음)"

부담감 없이, 두 사람은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며 인터뷰를 계속 이어나갔다.


"조금 민감한 질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지 않았나요?"

"제가 전색맹이라는걸 부모님이 알았을 때에는, 놀라지 않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죠.

부모님은 제가 전색맹이라고 알았을 때, 크게 탄곡하시며 어쩌다 이 아이에게 이런 불행이..... 라고 슬퍼하신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 부모님은 어떠신가요?"

"예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지만, 지금도 걱정을 자주 하십니다. 치료할 수 있는 소식을 매일같이 찾고 계십니다."

"좋은 부모님을 두셨네요."

"감사합니다."

"인터뷰가 예상보다 조금 길어질 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저는 괜찮습니다."


응답자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인터뷰를 계속 이어나가면서, 색다른 질문 하나를 꺼냈다.

"만일 색깔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색깔을 보게 된다면, 하루하루가 놀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부모님이 매우 기뻐하겠고요.

무엇보다, 말로만 알고 있는 빨간색 같은 걸 매일같이 느끼면, 인생이 완전히 뒤바뀔 것 같군요."

"그게 소원일수도 있나요?"

"사실 소원이기도 합니다.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겠지만."
또 다시 한번, 가볍게 웃었다.


인터뷰를 다 듣고 나니, 시간은 어느덧 12시 30분이 되었다.

전색맹인 그 사람은 가능성이 거의 없겠지만, 남들이 말하는 색깔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말로만 아는 빨간색, 하늘색, 녹색 같은 것들을 눈으로 보고 확실하게 알고 싶다고도 말했다.

인터뷰를 다 들었을 때, 처음으로 든 생각은 남들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고 살아가는 사람인데도, 대답은 의외로 평범하다는 것이었다.

'색깔이라는 것을 보지 못한다.' 라며, 태어났을 때부터 흑백만 보고 온 사람인데도 그저 색깔을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며 짧게 말을 꺼냈기도 했고.

편안하게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전색맹은 색각 이상자중에서도 매우 극소수만이 겪는 질병이라고 한다.

매우 어렸을 때일까, 기억이 잘 안 나지만 그때 하나 알아둔 것이 있었다.

전색맹보다 더 적으며, 뚜렷한 형체를 보지 못하며 밝고 어두운 것만 구별 가능한 사람이 있었다고 했다.

그런 사람이 터무니없이 적어서 사례만 보고 됐을 뿐이지, 자세히 인터뷰하거나 증언을 한 건 하나도 없었다.

인공지능이라고 불리는 기술을 써봐도, 검색 결과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시간을 다시 확인해보니 어느덧 새벽 1시.

생각을 너무 깊게 한 탓인지, 벌써 30분이 지나가버렸다는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매일 10시에 잠을 자고, 그 시간을 넘어서 잠을 안 자면 너무 졸려서 곧바로 잠자거나 하는데, 지금은 졸리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는 않았다.

가끔 하품도 하고 졸린 기운이 좀 있지만, 그렇게까지 자고 싶지는 않다는 정도.

부모님 따라 일찍 자기는 하지만, 특별히 무엇을 할 계획이 있다거나, 어디에 가야 하는 것도 아니라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오랜만에 밤을 새볼까 라고 생각했지만, 밤 새는 건 역시 좀 아닌 거 같아 곧 잘 준비를 했다.

내일은 무엇을 할까 하며 생각하다가, 오늘 다 읽지 못한 책을 떠올라서 내일은 책을 읽으러 도서관으로 가자라고 정했다.

무엇보다 읽고 싶은 책도 더 늘어났기 때문에.



아침, 일찍 도서관에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 아빠가 말을 걸었다.

"어제 네가 받은 진단서를 읽어봤다."

"진단서를 읽어보니까 어떤 기분이에요?"

"진단서를 볼 뿐이니 특별한 기분 같은 건 그다지 많이 없기도 하고......"

아빠는 유심히 진단서를 읽어보다가, 뭔가를 더 말하려고 했던 것 같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뒀다.

"일단 진료는 받았으니까..... 일단 이거라도 있으면 괜찮을거야."

"진단서로 어디 쓸 곳이 있어요?"

"특별히 쓸만한 곳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전에도 말했듯이 모아두면 좋기도 하니까."

나가려고 준비하는 나를 보고는, 잠시 후 내 근처에 다가와서 앉았다.

"병원에서 진료받았을 때 이상한 건 없었고?"

"네. 진료자체는 이상하지 않았지만, 옛날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좀 많았어요."

레이저를 눈에 멀리 비추게 하는 장비를 설명해드렸더니,

"요즘엔 그런 기구도 다 있네."

"눈 한 가운데에 비추기는 했지만, 특별히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이 없기도 했어요."

"아무 탈 없었다면 그걸로 다행이다."

최근, 전에 비해서 엄마와 아빠가 많이 걱정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오늘은 어디로 갈 생각이야?"

"하루종일 도서관에 있을 거에요. 읽고 싶은 책이 많아요."

"그래, 책을 많이 읽는 건 좋은 일이지. 하루종일 도서관에 있을 생각이면, 이걸 가져가서 먹고 싶은 걸 먹고 오도록 해."

"네. 감사합니다."

아빠가 준 카드를 받고, 방 한복판에 있던 이어폰 같은 것을 들고 집을 나왔다.



2

도서관은 주로 책을 많이 보관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시설이지만, 과거에 비해 새로운 것이 많이 들어섰다.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오디오 책 뷰어라던지,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점자 책이라던지.

예전에는 점자 책을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점자로 표현하다 보니 책이 원본에 비해 더욱 두꺼워지고, 비용이 더 증가하는 문제점이 있어서 점자 책이 매우 적었지만, 과거에 비해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많은 점차 책을 보관하고 있는 것이 현재 시대이다.

옛날에 비해서 제작 비용이 헌저히 줄어들게 되었다고 하는데, 어떤 기술을 쓰면 그런 것이 될까?

거기에 점자를 쓰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줄어들고 있는데……

그걸 감안해도, 문제없을 만큼 제작 비용이 크게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종합적인 것들이 겹쳐서, 현재는 도서관 같은 곳에서 시각 장애인들이 천천히 책을 읽고 있는 것 또한 익숙할 정도로 많이 볼 수 있게 되었고, 오디오 책 뷰어를 쓰는 사람도 눈에 띌 정도로 많이 보인다.

많은 것들이 들어서고, 단순히 책 외에 다른 것들도 합해지니, 도서관이지만 도서관 같지 않은 풍경이 현재의 모습이었다.


“맹인이라는 것은 먼 옛날부터 있었다. 고대부터 맹인인 사람의 일화와 직업 같은 것들 것 적혀있고, 고대 이후로 나아가도 맹인에 관한 것은 셀 수도 없이 나온다.
이렇듯, 맹인이라는 건 결코 먼 개념이 아니라는 뜻이다.”


책의 초중반에는 맹인이라는 개념이 결코 낯설지 않으며, 오히려 인류 역사와 함께 해왔을 정도로 매우 밀집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멀쩡히 보이다가 갑자기 맹인이 되는 경우도 너무 흔했던 일이다.” 라는 말로, 설명을 보충하면서 저자는 말했다.

20년 전에 나온 책이라서 그런지, 책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는 이해하겠지만 공감까지는 되지 않았다.

지금은 누구나 맹인에 대한 것을 잘 알고, 결코 낯선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책을 썼을 때의 시대에는 이런 개념이 널리 퍼져있지 않았으니, 이런 책을 씀으로써 알리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렇듯 맹인이라는 것은 우리 주위에 많이 있으며, 결코 낯선 개념도 아니다. 어느 순간 당신도 갑작스럽게 맹인이 될 수도 있다. 결코 차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책의 초중반은 역사나 여러 사실들을 소개하면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읽는 사람을 배려해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게 요약한 느낌이 났다.


“한 번 생각해보자. 다른 사람들처럼 세상을 볼 수 없다는 그 사실만으로 차별 받는 것이 정당한가?
저 사람은 맹인이니까 저렇게 차별 받는 것은 당연해. 라며 눈치채지 못한 사이 이미 차별을 저지르지 않았는가?
주위에서 이미 차별을 저지르고 있으니까, 나도 차별하는 것은 정당하고, 차별을 인정해버리지 않았는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 이미 수많은 차별이 오고 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솔직하게 고백하겠다. 책을 쓰면서 이런 말을 꺼낸다는 것이 몹시 부끄럽고 비난 받을 일이지만, 나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맹인들을 차별하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
저 위에 있는 문장들은 모두 나에게 해당됐던 문장들이기도 하다.
실제로 저런 것을 저질렀고, 문장대로 똑같이 행동했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이었다.”


책의 저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맹인들을 차별하는 사람들 중의 한 명이었다고 한다.

위의 문장에 있는 대로 똑같이 행동했으며, 과거에 그 차별에 아무런 문제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의외였다. 맹인에 대한 사실 소개하며 오해를 풀며, 차별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인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차별하는 사람이었으니 좀 많이 놀랐다.

책을 읽었을 때 차별이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인줄 알았지만,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그래도 저런 사람이니까 적극적으로 이런 책을 쓰는 등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히려 차별이라고는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런 책을 쓸 수 없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 사람들이라면, 맹인을 차별하지는 않지만 ‘차별하지 않는다.’ 라는 수준에서 끝날지도 모른다.

과거에 무언가 잘못된 일을 저지르고, 그걸 반성하는 사람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책의 두께가 상당한지라, 계속 읽어보면 좀 햇갈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맨 처음으로 돌아가 책의 목차 같은 것을 확인했다.

여는 말을 넘어 목차를 확인하면,


여는 말

하나, 인류와 오랫동안 함께 해온 맹인의 역사 

까마득히 먼 옛날에도 맹인은 존재했다.

더 이상 낯선 개념이 아니다

둘, 차별과 차이의 의미

그 어떤 차별도 정당화 될 수 없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깊숙히 뿌리내린 차별

셋, 맹인들을 만나면 어떻게?

앞이 보이지 않을 뿐이지, 근본은 사람이다

너무 다르다고 여기면 당사자에게 실례가 될 수 있다


넷, 맹인의 미래


목차는 분량에 비하면 그렇게까지 많은 건 아니였지만, 적은 목차에 비해서 내용이 빠짐없이 담겨있다.

만나서 인터뷰한 것도 있고, 역사적 기록 같은 것도 있고, 차별에 대해 잘못된 점이나 잘 알지 못했던 사실 같은 것들도 있다.

이 정도라면 옛날에 엄청나게 많이 팔렸을 것 같은데, 자세히 아는 것이 없어서 모른다.

책을 계속 읽으니, 아까도 느꼈던 거지만 내용은 잘 알겠지만 역시 현대 시대하고 동떨어진 책이었다.

현대 시대에는 맹인에 대한 차별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써져 있는 내용들도 모두 다 아는 내용이기도 하다.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기에, 굳이 이런 것을 직접 찾아볼 사람도 없을 것 같아 보였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