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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맹인 - 5
게시물ID : readers_322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knk1
추천 : 0
조회수 : 11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8/29 13: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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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간은 오전 11시였다.

아침 일찍 나와서 책을 2시간동안 읽었다. 일단 이 책은 여기까지 읽어두는 것이 좋을까.

책의 내용은 확실히 좋고 풍부하지만, 현대 시대하고는 역시 동떨어져있는 내용이라서, 많은 시간을 써가면서 이 책을 읽어야 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다 읽는 건 역시 무리일거 같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내가 읽고 싶은 부분만 찾아서 읽어보자.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은 매우 많으니까 한참 미뤄둬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점차 책을 덮고 원래 있던 위치에 꽂아 넣었다.

다음에 책을 읽을 때에는 목차를 먼저 읽은 후에 책을 읽어보자. 좀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여기 도서관에는 단순히 책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디오 책 뷰어 같은 것도 있고 아까 읽었던 점자 책, 시스템에 연결하면 내용을 소리로 들을 수 있는 것들까지도 있다.

내용을 소리로 들을 수 있는 것들은 얼추 오디오 책이랑 비슷한 것도 사실이고 내용까지비슷한 것들도 많지만, 가장 큰 차이는 시스템에 연결하기만 하면 도서관 어디든지 다 들을 수 있고, 도서관 밖으로 나가도 반경 10m까지는 들을 수 있다.

거기에 연결하는 것도 매우 쉽고 조작도 그 자리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으니, 도서관에 자주 오는 사람들은 이어폰 같은 것들 가지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이런 것들 모두 무료이기에, 현대 도서관의 인기 품목이기도 했다.

책을 읽지 않고, 오로지 이것만을 쓰기 위해서 도서관에 오는 경우도 결코 적지 않다.

연결 같은 것은 꼭 이어폰 같은 것 외에도 헤드폰 같은 것도 가능하지만, 가볍고 매우 편안하다는 것 때문에 주로 가지고 오는 것은 이어폰 같은 것이다.

외형은 이어폰 같지만, 선만 달려있지 독립적인 기기 같은 그런 외형. 버튼 같은 것들도 달려있다.

음질 같은 성능도 유선에 비해 엄청난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가격도 많이 저렴해 최근에 많이 나오는 건 이런 형태고, 인기 품목중의 하나라고 한다.

기기를 목에 걸고, 버튼을 누르며 연결을 시작했다.

초심자를 배려해 어떻게 연결하는지 하나하나 소리로 들려주는 안내 음성이 들려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결을 시작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라는 안내 음성이 나왔고 잠시 후 연결되었다.

책이 이 도서관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 오디오 책 뷰어와 거의 비슷하고 유사한 것들, 시각 장애인 전용 안내 음성이나 설정 같은 것들 등 외에 수많은 것들이 가능했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점자 책은 아까 읽었으니까, 이번에는 오디오 책을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12시 30분이 되었다.

오디오 책을 읽기는 했지만, 오디오 책을 그렇게까지 많이 읽는 편은 아니라서 오랫만에들을 때마다 점차 책과는 다른 이질감이 느껴졌다.

오디오 책은 문장 하나하나를 또박또박 읽어주면서 말해주는데, 점자 책은 손가락으로 천천히 긋듯이 읽어야 한다.

손가락으로 그을 때마다 문장이 천천히 들어오는 느낌이지만, 오디오 책은 문장이 급속도로 들어온다.

이런 차이점과 이질감이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까지 큰 문제는 되지 않으니 문제될 것은 없고 많이 신기하다라는 정도에 그치고 있었다.

아침은 먹고 왔지만 12시 30분이 되니 배가 많이 고파졌다.
나갈 때 아빠가 이 카드로 먹고 싶은 것 사먹으라고 했으니, 이걸로 점심을 해결하도록 결정했다.

도서관 내부에는 먹을 것이 없기에 도서관을 나와 길거리를 걸으며, 가게를 찾고 있었다.

이렇게 거리를 둘러보는 것과 외식을 하는 것도 매우 오랜만이다.

보통 집에 와서 밥을 먹고, 내가 말하면 인식하는 기계로 검색을 하거나, 생각을 많이 하거나 했다.

몇 달전부터 시작한 책 읽기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남들과 다르게 뛰어 놀거나, 영화를 보러 가거나 하지 않았다.

과거에 부모님과 함께 여러 번 가본 적이 있었지만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피곤함만 느꼈던 적이 있다.

그것 때문인지, 부모님과 함께 갔던 것을 제외하면 영화관 같은 곳에 가본 적이 없다.

최근에는 시대가 크게 발달해서 과거와 비교가 안될정도로 많은 것들이 있다고 했다.

얼마나 바뀌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나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여겨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아, 찾았다.”

홀로그램이 비추는 거리를 지나, 어디가서 먹을까 생각하다가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했다.

음식은 아무거나 다 좋고 특별히 가리는 건 없지만, 가게가 마음에 들었다.

“어서오세요.”

대낮임에도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이 시간대면 많은 사람들이 몰릴 텐데, 오늘은 다른걸까?

“어떤 걸로 드실 건가요?”

“여기, 이 메뉴로 해주세요.”

“시간이 약간 걸립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약간 나온다고 하니, 그 동안 밥 먹은 후에는 무엇을 할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원래 하루종일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려고 했지만, 책을 읽다보니 며칠 전 아빠가 말했던 말이 떠올라서 다른 것들도 한 번 해보기로 했다.

‘관심 가지는 것을 해보거나, 여유를 많이 가지면서 편안하게 지내보는 것도 좋아.’

막상 다른 것들을 해보자고는 정했지만, 곧바로 떠오른 영화관에 가는 거나 음악을 듣거나, 홀로그램 공연 같은 것에는 아무런 관심과 흥미가 없어서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생활의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뿐이고 그밖에 하는 것도 매우 적기도 했다.

일단 도서관에는 가지 않는다. 이것만은 정해진 상태였다.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 보면 음식이 방금 조리된 채로 나왔다.

일단 배가 많이 고프기도 하고, 이것을 먹은 후에 생각을 더 해보기로 하자.

밥을 다 먹은 후에는 오후 1시가 되어있었다.

밥을 다 먹은 후에 많이 생각해봤지만, 역시 무엇을 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일단은 걷는 것부터 해보면 정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아까부터 걷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큰 효과를 얻지 못했다.

“야, 이거 끝나고 우리 영화 보러 가자.”

“영화 좋지 ! 영화 보러가자 !”

고등학교 시절, 내 주위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영화를 보러 가는 경우가 꽤나 많았다.

영화는 먼 옛날부터 인기 장르였으며, 현재도 매우 인기가 많다고 한다.

최근에는 영화가 더욱 각광받으면서 인기가 더욱 올라갔는데, 결정적인 이유는 10년전 과거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좋은 무언가가 추가되어서 그렇다고 한다.

이게 추가되어서 과거와는 비교도 안 되는 것으로 발전해 인기가 더욱 폭발했다고 하던데, 그게 뭔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영화관에 가본 적은 14년전보다 더 오래되었으니까.

매우 어렸을 적에 간 것 빼고는 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계속 걸으면서 무엇을 할지 생각을 하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제자리만 빙빙 돈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을 아무리 해도 무엇을 할지 정해지지 않아, 잠시 앉아 생각하는걸 포기했다.

집에 들어가는 것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언제든지 집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오늘은 바깥에서 지내보기로 했다.

이렇게 해보는 것이 내가 잘 모르는 무언가에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의자에 앉아 생각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무렵, 눈 앞으로 사람 형체 둘이 어디로 걸어가는 것이 눈에 띄었다.

머리카락이 길고 체형이 가늘어서, 여자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두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눈에 곧바로 들어와서 뚜렷하게 보였다.

그 둘은 어디론가 가는 것 같은데, 길 위치에 밝지 않아서 저 둘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었다.

눈에 띄어서 계속 관찰했지만, 멀어질수록 노이즈에 끼어 점차 까맣게 변해갔고, 거리가 더 멀어졌을 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눈에 띄는 여자가 보인 걸로 여기고, 멍하니 앉아있으면서 무엇을 할지 계속 생각했을 때 아까 두 여자가 걸어가던 것을 떠올리고 첫 번째로 무엇을 할지 생각해냈다.

예전부터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과정의 필수적인 것이라고 했다.

나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을 관찰한다는 것이 나한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이것을 시작으로 무엇을 할지 더 떠오를지도 모른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만으로 이미 출발선을 밟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내 눈의 한계 때문에 멀리서 관찰하는 것은 할 수 없기에, 사람들의 형체가 그나마 선명하고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가까이 가서 관찰할 필요가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그 사람들이 모두 가까이 있는 장소가 어디일까 생각했다.

홀로그램 공연장. 여기가 가장 적합한 곳일지도 모른다.

홀로그램 공연장은 말로만 들어보고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지만, 다른 사람들에 의하면 엄청난 공연이라고 하나같이 말했다.

그 중에서는  실제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하고 정교하다, 이것이 정말 홀로그램인가? 라며 극찬하는 것 또한 있었다.

그 정도로 대단한 것일까. 그런 말을 들으니 이것도 나한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홀로그램 공연장으로 가는 길은 한 번도 밟아본 적이 없지만, 안내표가 크게 되어있고 음성으로 알리는 것이 조금씩 있어 해매거나 하는 일은 없이 어렵지 않게 도착했다.

홀로그램 공연장에 도착했을 때 안 사실이지만, 홀로그램 공연은 항상 열리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짧으면 3주, 길면 몇 달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운이 매우 좋았던 것인지, 내가 도착했을 때에는 홀로그램 공연 시작 20분전이었다.

아빠한테 받은 카드로 홀로그램 공연 관람비를 결제하고, 공연장으로 들어가서 기다리기로 했다.

공연장으로 들어갔을 때, 사람들의 숫자는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있었다.

50명정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모인 것을 보니 400명은 훨씬 더 넘겨 보였다.

이렇게  한명한명이 바짝 붙어있으면 한 명씩 관찰하는 것이 불가능한데,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해했다.

사람들이 아예 안 보이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되면 한명한명 관찰하려는 게 불가능해진다.

바로 옆자리의 사람이라도 보아야 할까? 라고 생각했지만 계속 빤히 옆 사람을 보면 분명 이상하게 여길 것이고, 이런 건 나도 바라지 않으니 어찌할 수가 없었다.

공연비도 결제했고, 한 사람 세세하게 관찰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이지, 아예 관찰이 불가능한 건 아니니까, 한 사람 세세하게 관찰하는 것에서 전체적인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한 사람 세세하게 관찰할 수 없어 아쉽지만, 전체적인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도 못지않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공연장에서 15분정도, 계속 기다리고 있으면 400명이었던 사람은 더욱 늘어나, 지금은 눈으로 어림잡아 600명까지 불어나게 되었다.

홀로그램 공연이 이렇게 인기 있는 것이라는 것을 오늘 새롭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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