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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맹인 - 8
게시물ID : readers_322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knk1
추천 : 0
조회수 : 15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8/30 20: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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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끊기는 시간은 정오 정도인데, 지금은 시간이 10시 30분이었다.

다만, 이쪽 길은 아는 게 아예 없어서 전철이 여기에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른다.

2시간정도 걸었으니, 처음 전철에서 내렸던 곳으로 가려면 2시간을 또 걸어야 하는데 이러면 정오를 넘겨버려서 차가 끊기게 된다.

도중에 시간을 보면서 걸었으면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너무 열심히 걸어서 확인을 하지 않은 게 실수였던 모양이다.

일단 가지고 있는 기기를 이용해 찾아보기로 했다.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전철역은 어디야?”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전철역은 2시간정도 되는 거리에 있습니다.」

기기로 찾아봐도 2시간이 걸리니, 찾아가도 정오가 되어서 전철을 탈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여기서 하루 자고 가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아빠, 저 여기서 자고 가도 되요?”

“자고 간다니, 무슨 말이야?”

잘 모르는 아빠는 위해서, 내가 처한 상황을 모두 설명해드렸다.

산책을 하러 이 도시까지 온 것, 계단길을 2시간 정도 걸었는데 전철역까지 돌아가는데 2시간이 걸려 전철이 끊기게 된 것 등.

“차가 끊겨서 못 들어올 것 같다고? 음…. 사실 자고 오는 거야 특별히 신경쓰지 않지만, 무엇보다 그런 도시로 갔다는 게 참 신기하네.”

“이 도시에 대해 아시는 게 있어요?”

“당연히 알지. 물론 직접 가본 적은 없지만, 그 도시가 엄청나게 크고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라는 곳 인건 알아.”

아빠는 이 도시에 대해 남들에게 물어보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고 했다.

“알았다. 엄마한테는 잘 설명해두마. 가져간 카드로 잘 자고 와라.”

“감사합니다.”

“그래. 밥은 먹었고?”

“네. 먹거리 거리로 가서 먹었어요.”

“그곳도 매우 큰 곳이지.”

“그럼, 여기서 자고 내일 집으로 갈게요.”

“알았다. 편하게 지내고 와라.”

다행히, 아빠는 내가 자고 온다는 것을 크게 걱정하지 않고 허락해주셨다.

허락도 구했으니 잘 곳을 찾아야 하니까, 2시간 동안 걸어서 새로 온 거리를 둘러보기로 했다.

현재 시간은 오후 11시. 시간을 확인하지 않은 채로 2시간이나 걸었던걸 후회하고 반성하는 의미로 길을 걸을 때마다 주기적으로 휴대 전화로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거리로 이어진 계단길을 걸으며 잠 잘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섰다.

하나 다행인 점은, 여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 잠 잘 수 있는 곳이 많고, 길도 찾기 쉽게 건물과 계단길이 지어져 있었다.

들어왔을 때 처음 보인 목재 시계 같은 건 그런 의미를 상징한 게 아니였을까?

집은 신기하게도 여러가지 스타일로 나뉘어져 있었다.

옛날에나 나올 법한 목재 집이나,

중세 시대 스타일의 집,

현대로부터 몇 십년 전의 건물,

현대 시대를 상징하는 건물 등등

겉모습과 내부 인테리어만 다를 뿐이지, 여기 있는 집은 하나같이 좋은 곳인 것 같았다.

목재로 지어진 집은 의미로만 알고 있어 처음 보기도 했다.

나머지는 한 번쯤 본 것들이니 목재 집으로 골랐다.

목재 집으로 들어서면, 정말로 모든 게 나무로 지어져 있었다.

200km2 면적 모든 계단길에 약한 발광을 낼 수 있는 현대 시대니,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목재에다 섞었거나 발랐을지도 모른다.

정말 목재지만 콘크리트보다 튼튼한 그런 목재는 아닐까?
아니면 불에 안 타는 목재라던지.

현대 시대의 기술은 책을 통해서 많이 접해왔으니, 그것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집 내부에서는 불 키는 스위치, 냉장고, 테이블, 화장실 등 모든 것들이 다 있었다.

목재에 전자기기 같은 것이 합쳐지니 색다른 집안 풍경으로 변했다.

보유하고 있는 개인 물품이라고 해도 이어폰 같은 전자기기, 휴대 전화, 아빠가 쓰라고 준 카드밖에 없어서 이것들을 한 곳에 모으면 차지하는 공간이 없다시피 했다.

혼자 하루만 자고 가는 것으로 결제했기에, 집은 매우 작았다.

눈으로 보이는 집 크기가 전부라서, 2층이 있다거나 하는 건 찾을 수 없었다.

방에 설치된 시계를 보니 현재 시간은 11시 20분이다.

밥은 먹었고, 잠만 자려고 여기에 온 것이니 특별하게 할 것 또한 없어 잠만 준비하면 되었다.

벽장 안에 있는 이불을 꺼내 바닥에 깔고, 그 위로 올라가 누워서 천장을 봤다.

오늘 하루 동안 한 것을 생각했다.

책을 읽다가 생각이 천천히 사라져 집에 와서 잠을 잤고, 깬 후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매우 비관적으로 끝났고, 산책을 하러 멀리 나오기는 했는데 예상외로 너무 멀리 왔고, 지형을 그대로 보존한 오르락내리락 하는 계단길과 그에 맞춰 아름답게 지어진 기하학적인 건물을 보며 마음에 들어했고, 엄청 길게 이어진 계단길을 쭉 걸었다.

하루가 이렇게 영화보다 더한 것처럼 될 수 있는 걸까?
켜두었던 불을 끄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아무것도 안 보이면 잠을 자는데 매우 좋지만, 첫 번째로 든 생각은 시력을 잃어버리면 현재처럼 되어 버린다 였다.

두 번 다시 세상을 볼 수 없고, 평생 시력을 잃은 채로 살아가야 한다. 현재 보고 있는 것과 같이.

비가 오면 땅이 굳는다고 했다. 그 때문인지 지금은 머리가 조금만 아팠는데, 매우 비관적으로 끝난 미래에 대해 생각한 것에 비하면 매우 가벼운 수준으로 되었다.

이런 것을 경험이 쌓인다고 말한 사람이 있다. 비교가 안될지도 모르지만, 저 문장의 의미로 따지면 비슷하기는 할 것 같다.

누워서 눈을 감고 있었지만, 아직 잠이 오지 않았다.

시간을 확인할 생각은 없지만, 만약 현재 시간을 본다면 분명 12시가 되어 있을 것이다.

내일에는 무엇을 할까?

최근 이런 생각이 부쩍 늘었다. 하루를 끝내면 내일은 무엇을 할까라는 생각이 계속 생겨났다.

한 달 동안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은 후 집으로 가서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기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일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산책 같은 걸 해보기로 결정했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루를 끝내면 내일에는 무엇을 할까라는 생각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장기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 지금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장기적으로 할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지만 지금 당장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이 나지 않아도, 장기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새롭게 알았다.

내일부터는 장기적으로 해야 할 일을 정해보자.

3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잠 자는 곳에서 빨리 나와 2시간동안 걸은 후 어제 타고 왔던 전철을 타고 가고 있었다.

굳이 빨리 올 이유는 없었지만 일단 집으로 빨리 가기 위해서였다.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가는 데에는 1시간이 걸린다.

이 빠른 전철로도 1시간이 걸릴 정도면 몇 km나 멀리 떨어져있는 것인지 어제도 생각해봤지만, 어느 정도로 먼지 모른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면 가다가 조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지만, 나한테는 해당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열차에서 다음 역을 안내해주고, 역에서 멈췄다가 출발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계속 이어졌다.

소리는 들리지만 흔들림이나 움직이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 열차는 어떻게 만들었기에 이런 것이 가능한 걸까라고 문득 생각했다.

1시간동안 열차를 탄 후, 열차역에서 나와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집으로 가는 길거리를 걷고 있으면, 전에 비해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이렇게 일찍 나오는 것도 몇 년만이기도 하고, 집에서 주로 나오는 시간이 오후 시간대에 가까우니 사람이 안 보이는 걸 본 적이 없었다.

평일이라서 사람들이 더 없을지도 모른다.

걸어 다니는 것이 익숙한 귀가길을 계속 걸어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집이 보였다.

어제 하루만 멀리 나가 자고 왔을 뿐인데, 오랫동안 집에서 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녀왔습니다.”

당연하게도, 집에는 아무도 없다. 부모님은 오후 3시쯤 되어서야 집에 온다고 말했으니, 그전까지는 혼자 있다.

집에 들어서자 어제 정리했던 것이 흐트러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었으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멀쩡하게 있었다.

거실을 건너 내 방으로 들어가면, 일단 침대에 누워있기로 했다.

어제 잠자기 전, 내일부터 장기적으로 해야 할 일을 정해보자고 결정했다.

서두를 필요도 없고, 시간이 모자란 것도 아니고, 다른 중요한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것도 하나도 없어서 할 수 있는 것 마음껏 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부족하다고는 할 수 없고, 최근 부모님의 수입이나 집안 경제를 생각하면 매우 풍족한 편에 속한다.

모든 조건이 갖춰져 있으니, 그 어떤걸 해도 부족해서 못하는 것은 없다.

“후우…..”

모든 조건은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장기적으로 해야 할 일을 정한 적이 없었기에, 생각을 해도 계속 막혀서 원점에 머물러 있었다.

홀로그램 공연 이후로 무언가 생각이 경직된 것 또한 있기에, 생각 자체가 걸리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

지금까지 계속 생각해봤지만, 지금 당장은 생각이 계속 끊기고 막히며, 원점에 머물러 있다는 것만 알았다.

이런 적은 처음이기에 더욱 혼란스러운 것도 있을까.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와서 물을 따라서 마셨다.

물을 마시는 것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행동이기도 하고, 그 자체만으로 그 어떤 것보다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보다 더 건강한 것은 없다고 짧게 읽은 책에서 그렇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물 한 컵을 마셨지만, 갈증이 있던 것도 아니라서 갈증이 채워진다는 느낌은 없었다.

물을 마셔보면 경직된 생각 같은 것이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마셔 본 것이지만, 경직된 생각과 생각이 끊기는 것은 여전했다.

지금 당장은 무엇을 하든지, 이런 것들이 풀릴 일은 없을 것 같다.

깨어 있을 때에는 항상 생각을 하면서 지내왔기 때문에, 갑자기 이런 식으로 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찾기 위해 익숙한 듯이 계속 생각을 했지만 아무것도 풀리지 않고 계속 제자리 걸음이었다.

일단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지내는 것이 최우선일까?

그런 생각을 떠올리자, 일단 지금만큼은 생각을 하지 말기로 결정했다.

느낌이 이상했다. 익숙한 것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니 꽉 막힌 듯한 느낌이 들고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지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지금 당장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이것을 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생각이 차단당한 것이 이런 기분일까라고 생각했다.


눈을 뜨고 잠에서 깨어났다.

아까까지만 해도 그냥 누워있었을 텐데, 어느 순간 잠에 들었던 모양이다.

기분 좋은 잠이었지만 아까와 마찬가지로 생각이 차단당한 것 그대로이기에 아까보다 좋아진 점은 별로 없었다.

일단은 몸을 움직이는 것이 생각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가장 쉽게 때문에, 침대에서 일어나 걸어보기로 했다.

현재 시간은 10시 30분. 몇 개월 전에 비해 지금은 그렇게 추운 것도 아니니 적당히 챙겨 입기만 하면 될 것 같았다.

거의 가보지 않은 길거리를 계속 걸어갔다.

장기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것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고, 생각이 텅 빈 것처럼 느껴졌다.

그저 물이 흐르는 소리만이 들리며, 아까와 달리 많은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소리와 떠드는 소리, 차가 지나가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길을 걸어가다가 깜짝 놀라 정신차리고 주위를 둘러봤다.

아직 그렇게까지 멀리 나온 건 아니지만, 생각을 안하는 것과는 별개로 정신을 잃어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생각은 안하되, 정신만큼은 잃어버리지 말기로 다짐했다.

그런 식으로 몸을 계속 움직여가며 걸을 때, 한 가지가 떠올랐다.

일단 아주 간단한 산책부터 해보자는 내용이었다.

특별히 생각할 것도 없고, 그저 바깥으로 나와 몸만 움직이면 되는 것이니 지금으로써는 매우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 그리 하기로 했다.

이쪽은 거의 온 적이 없는 거리였다.

바깥으로 나가는 경우가 없다시피 하고, 전까지는 산책 같은 것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기에 이 도시에 살고 있음에도 길에 대해 많이 어두웠다.

길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너무 멀리 나가지 않기로 했지만,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이 도시는 화룡 거리와 다르게 밋밋하게 일직선으로 지어진 길이고, 길과 계단이 이어진 곳도 없다.

높낮이가 거의 없다시피 하고, 비슷비슷한 건물만이 길을 계속 걸어도 보인다.

산책은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수준을 달렸지만, 밋밋하다는 느낌만을 계속해서 받고 있었다.

생각 없이 계속 걷고 있으니 몇 분이 지나갔는지도 모르는 상황까지 되었는데, 휴대 전화를 가져오지 않아 현재 시간을 알 수 없었다.

몇 달 전부터 난감한 상황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 사소한 실수부터 시작해 계획이 뒤바뀐 것들부터.

위로 길게 솟아있는 가로등의 그림자는 왼쪽으로 아주 짧게 이어져있었다.

먼 옛날에는 세운 막대기의 그림자로 시간을 쟀다는 것을 떠올려 곧바로 시도해본 건데, 이것에 따르면 현재 시간은 정오 이전이라는 말이 될까?

그림자가 매우 짧거나 아예 없으면 해가 중천에 떠있다는 의미로 정오, 왼쪽으로 길게 이어져있으면 오전 시간대, 반대로 오른쪽은 오후 시간대이다.

지금 같은 시대는 시간을 확인하는 휴대 전화는 더 이상 광고에 나오지도 않을 정도로 너무나도 흔한 기능이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옛날 방식의 지식조차 모르는 경우가 잦지 않을까.
전이라면 막힘 없이 생각이 쭉 이어졌겠지만, 지금은 정말 필요한 부분에서 막혀버리니 이런 감각은 익숙하지 않다.

산책은 여기까지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충분히 걸었고, 시간 개념이 없어져서 더 걷다가는 조금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일단은 생각하는 걸 그만하고 가장 쉬운 산책부터 하자는 것은 전에 갔던 것 처럼 큰 효과를 주지 못했다.

지금 상황이 특수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면 이 도시는 살기에는 매우 편하지만 산책하기에는 별로인 곳일지도 모르고.

최신 문물과 기술들은 이런 도시에 많이 모인다.

그렇지만 계속 밋밋한 거리만 이어지는 건 좀…..

“.....아.”

문득 떠올랐다. 한동안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어느새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머리를 써가며 생각을 하고 말았다.

아까와 상태는 그대로고 증상도 똑같지만 그런 것이 있었냐는 듯 자연스럽게 생각부터 하기 시작했다.

상태는 그대로라 이번에도 막히고 잘 이어갈 수 없다.

일단 지금 당장은 생각을 안하는 것이 정신에 훨씬 유익할지도 모른다.

조금 난감하더라도 이를 실천해보자.


“이곳은 아름다운 호수와 조화롭게 건축된 재단 같은 곳이 특징입니다. 인공적으로 나오는 호수가 아닌 자연 그대로인데, 그 위에 건축물이 지어졌음에도 기존의 것을 그대로 보존한 채 있는 부분이 놀라운 점입니다.”

“이곳의 긴 역사 같은 것이 있을까요?”

“유감스럽게도 긴 역사는 없습니다. 그 동안 누구한테도 알려지지 않았던 곳이기에, 옛날부터 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지어졌기 때문에 이곳 자체가 알려진 것도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렇군요. 이곳을 여행하기 위해 어떤 코스가 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정해진 코스가 없다는 건데, 이곳 자체는 다른 유명 관광지와는 다르게 크기가 크지 않습니다. 인지도에 비해서는 매우 작은 곳에 속합니다.

무조건 크기가 작아서 코스가 없다기 보단, 이 곳 자체가 정해진 코스 같은 것이 없습니다.

다른 시민에게 방해를 주는 것과 위험지대를 건너는 것만 아니면 특별히 정해진 코스 없이 자유롭게 갈 수 있습니다.”

“특별히 정해진 코스가 없다는 것을 좋아해서 오는 사람도 있을 법 한데요, 실제로는 어떤가요?”

“그 특징에 이끌려서 이곳을 자주 방문하는 분들도 꽤 많지만, 대부분은 호수를 보기 위해 이곳으로 방문하니 생각보다 그렇게까지 많지 않습니다. 꽤 많은 분들만 그러는 편이죠.”
“좋은 답변에 감사 드립니다.”


「다음 음성 파일을 재생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태고부터 물은 만물의 근원이자 문명의 중심이라고 불렸습니다. 물은 매우 중요하며, 인류 역사상 빠짐없이 곁에 있었습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은 태초부터 누구나 알고 있었던 법칙입니다. 이를 이용해, 도시를 장식한 신비로운 곳이 있다면 믿을 수 있겠습니까?”

“도시로 들어섰습니다. 이곳은 도시 이름보다는 별명으로 물의 도시라고 불립니다. 도시에 물이 흐르는 것이 너무 인상적이라 모두 물의 도시라고 부르더군요. 원래 도시 이름은 어떻게 된 걸까요? (웃음) 문득 잊혀지지 않았을까 걱정이 듭니다.”

“아, 도시로 들어서자마자 처음 오는 사람을 환영하는 것처럼 인상적인 폭포 하나가 보이는군요. 이곳에는 저 말고 다른 사람도 있습니다. 그 숫자가 많아 보입니다. 다들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지만. 저는 폭포를 보느라 사진을 찍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까 처음으로 본 곳은 입구 같은 느낌이라고 합니다. 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꽤 보러 오지만. 가장 많이 보는 건 이 도시를 방문한 사람들이라고 하는군요. 저 광경을 보니 이 도시 내부에는 입구의 광경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지 않을까 문득 생각이 듭니다.”

“눈으로는 도시가 매우 커 보이지만, 사실 물의 도시는 크기가 그렇게까지 크지 않다고 말합니다. 다른 도시들 중에서도 매우 작은 곳입니다.

이런 작은 곳이지만, 물과 도시가 하나가 된 듯한 광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더군요.

도시 안쪽으로 들어서자마자, 입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도시에 물이 있어서 그런걸까요? 약간 물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 당장은 물이 있는 곳이 보이지 않지만, 물 냄새가 나는 것을 보니 가까운 위치에 폭포나 개울가 같은 곳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시 안으로 들어서자, 말끔하고 윤기가 있어 보이는 검은 돌로 건물을 지은 것들이 여러가지 보입니다. 자연적인 검은 돌과는 조금 다른데요, 도시를 걷다 보면 바닥에 보이는 검은 블록과 닮았습니다.

건물 자체만으로도 아름답습니다. 건축 솜씨가 매우 좋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물 냄새, 아름다운 건물을 찾았지만 우리의 목표는 물의 도시라 불리는 이곳의 폭포나 강, 개울가 같은 곳을 찾는 것입니다.

도시를 걸을 때마다 건물 위로 물이 흐르는 것과 작은 냇물을 찾는 것 부터 시작해, 점차 가까워지는 것 같군요. 기대됩니다.”

“주위에는 저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처럼 건물을 보고 놀라워했지만, 역시 저처럼 물을 찾는 것 같습니다.

거리가 멀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청취자 부재 중. 절약을 위해 종료합니다.」





“불치병이 거의 없고 매우 빠르게 치료가 가능할 만큼 시대가 많이 발전했으나, 그럼에도 치료할 수 없는 질병들이 아직 남아있다. 맹인은 그 중의 하나이다.
많은 과학자와 의사들이 치료하려고 매일 연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밝혀진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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