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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전부터 기다려왔소
게시물ID : readers_323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1
조회수 : 17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9/16 18: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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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꽃구름 속에서

두 동강 난 옥가락지 같은 달 하염없이 보며

언젠가 보름이 훤히 찰 때 다시 만나

꼭 맞게 끼워 드리겠다고

사실 난 갯가 바위에서 천년 뒤의 흐름을 기다린 도령이오

서늘하나 더우나 하루도 누락 없이 문지방을 나섰고

동틀 무렵의 희끄무레한 햇과 바람과 비가 다 생생하오

꼬리 긴 별빛마다 천운에 드릴 사연과 기도 놓치지 않았소


이보시오, 여인이여

그렇게 나는 천 년 전부터 이미 당신을 기다려 왔소

옥황도 이 사랑이 갸륵하였는지

어렴풋이 잇닿게 되살려주신 전생의 기억날처럼

참으로 오래 그리워하였소


상투와 부채와 저고리 내려 두고

버선도 벗고 뒷짐 풀어 반기겠다


믿을 수 있겠소?

나도 내 모습이 새삼 현대스러운 게 믿기지 않는다오

그러나 하늘은 반드시 변하지 않는다고

내 그 불변에 맹세했으니

결실이 틀어질 일 없다 믿었음이

천년 후에 그대로 하여금 지켜졌소

애만지는 손끝이 하나로 닿았소


이보시오, 여인이여

꼭 맞는 가락지 맞추러 보름 찬 바다로 갑시다

허락 준다면 긴 밤 메울 옛이야기를 들려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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