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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은 칼집에서 녹슬어야 한다
게시물ID : readers_323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1
조회수 : 22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9/20 02: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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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인간성이 고장 난 세상이 나의 무대
시체 위에 칼로 적은 등골 브레이커는 그저 낙서가 아닌 시그니처
해부학적으로 사랑하는 직립보행종의 허리뼈가 애장품이다
사로잡은 재료는 마약을 투여해 오락가락하게 만든 다음 포박시키고 산 채로 손질하지
1근 정도 되는 젖가슴 살을 둥그렇게 도려내 떼서 그 구멍을 통해
완력으로 늑골을 비집고 가려 있던 심장을 맨눈으로 감상한다
군침이 돌 만큼 신선한 생명력의 신비에 눈초리가 전율로 떨린다
마약에 절은 재료는 그다지 고통을 못 느끼겠지만
무력하게 자기 뱃가죽이 드러나서 회백색 피질이 파르르 떠는 걸 봤다면
의학적인 식견이 전무한들 죽음이 임박했다는 상상력 때문에 무서울 거야
볼링공처럼 들어 목뼈를 끊어낸다
모든 신경의 생체전기가 병렬적으로 꺼지면서 영양소를 감싸던 체액이 누수된다
본디 자유로운 영혼이 이 세상에 포로로 잡혀 왔다
뼈라는 빗장이 골격을 이루어 형태를 제한하는 창살이 됐고
고통을 생생하게 전달시키는 살덩어리가 무자비한 간수였지
살인은 인간성이 고장 난 세기말에 필요한 법 대신의 행위다
직립보행종의 악업을 사하는 의미로서 허리뼈를 취한다
혼돈한 정세, 종교적 대립, 체제 혐오, 급진적인 위협이 성큼 오면
인류에 대해 일방적인 염세를 품은 내 안의 또 다른 자아가
피로 녹슨 칼을 핥고 위험한 사상을 꿈으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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