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 이반 일리치
게시물ID : readers_324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썩은콩
추천 : 1
조회수 : 21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10/19 10:51:33

꽤 오래 전에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후루루룩 국수 먹듯 쉽게 읽었던 책인데 엊그저께 서점에 갔다가 발견. 오랜만에 보니까 또 반가워서 이번엔 구매함^^.. 제목부터 몹시도 자극적이라 마음에 드는데 가격은 마음에 안듦. 12000원. 아니 120페이지 안팎이면서..종이값도 딴 책들 1/3이잖아...왜 그러니..정말...ㅗㅗㅗㅗㅗㅗ




아무튼 나는 지극히 부정적인 인간이기 때문에 참으로 싫어하는 말들이 많음. 그 중에 특히나 싫어하는 말이 있다면 선성장 후분배라는 매혹적인 개쌉소리. 극혐해마지 않음. 


선성장 후분배를 주창하는 이들에 따르면 파이가 커지기도 전에 나눠먹으려는 이들은 분란종자에 불과하단다. 파이를 크게 만들어야 나눠먹을 것이 있다는 말이 들릴 때마다 언제나 불편함을 넘어서는 역겨움을 느꼈음


그 역겨움이 어디에서 유래하는 지에 대해 콕 찝어놓은 이 책이 매우 마음에 들었어. 성장이 미덕이었다가 이제야 약간씩이나마 다른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쑤셔대는 것 자체로 불순하다는 평을 듣겠지만. 작가가 이반 일리치쟈나? 이전 작 그림자 노동에서 보듯, 사회가 발전하면서 희생을 강요당했던 것들을 조명해왔던 것처럼 이 책도 비슷한 논조를 가지고 가고 있어.

 
 저자의 말에 따르면 진정 '쓸모 있게 되기 위해서'는 산업 사회로부터 도망쳐 나와야 한다고 해. 그것이 인간을 쓸모없게 만드는 시작이라면서. 현대는 일견 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는 편리한 시대로 보이지만, 결국 전문가 집단으로 인해 소비자가 생산의 기능을 거세당한 '쓸모없는 사람'으로 전락하도록 만든다고 주장해.


 산업화는 자본의 집적화를 위해 도시화를 야기했고, 도시화와 대량 소비는 전문가 집단가 대두되도록 조장했고. 그렇게 가난한 부라는 이름의 괴물이 활개 치는 비극을 낳게 되지. 여기서 ‘가난한 부는 일부 기득권층, 즉 전문가 집단만이 누리는 부이며 힘없는 사람에게서 자유와 해방을 빼앗아 전문가 집단만이 쓸모있는 사람으로써 존재하도록 만들어. 종국으로 가면 ‘가난한 부는 자유마저 양도할 수 있는 것으로 전락하도록 만들고.
 
  사실을 고백하자면, 이 책의 제목을 읽자마자 울컥 치밀어오르는 것이 있었음. 스스로를 몹시도 쓸모없다고 느끼고 있던 찰나였거든^^.......원체 책 커버도 새빨갛다보니 홧김에 읽어보긴 했다만, 의외로 읽으면서 그다지 욱할 거리는 없던 책이었어. 너무 내 생각과 비슷해서 심심하기도 했고. 어찌됐든 읽기 전이나 읽은 후나 변함없이, 나는 이 사회에서 규정짓는 바에 따르면 아직 쓸모없는 인간이지만. 


그래도 뭐,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지, 그리고 내가 진정으로 쓸모없는 존재로 불리거나 스스로를 부를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으니 그걸로 된거 아닌가 싶기도 해. 구질구질한 한국 사회가 나를 끊임없이 쓸모없는 존재라고 부르려고 하겠지만.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