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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왼쪽 귀의 악마
게시물ID : readers_325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나다람.
추천 : 1
조회수 : 23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11/01 15:56:30



‘틀림없이 거짓말이야. 거절해.’

‘시끄러워.’

언젠가부터 왼쪽 귀에서 누군가 속삭이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너같은 애를 좋아한다고? 네가 얼마나 매력없는지는 잘 알잖아.’

‘조용히 해.’

그 목소리는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쉬지 않고 속삭였다. 잠시도 나를 가만히 놔두질 않았다. 귀를 막아도 귀 속에 살고 있는 것처럼 머리에 직접 속삭여 댔다.

‘저렇게 잘생긴 애가 왜 너에게 접근할까?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거야.’

‘닥쳐.’

머리가 지끈거렸다. 벌써 일주일 째 제대로 잠도 자지 못했다.

‘너도 어렴풋이 예상하고 있지? 어차피 금방 질려서 떠날거야. 알면서 상처받을 셈이야?’

‘닥치라고, 제발.’

정말 미쳐버릴것 같아.

‘네가 잘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해? 그냥 꺼지라고 하고 걷어차.’

‘방금 입냄새 맡았어? 썩은 구더기같은 냄새야. 쟤랑 사귀면 나중에 저 냄새나는 입하고 키스도 하겠지.’

아 제발

‘물론 네가 쟤랑 키스한다는걸 상상하니 역겹지만 말이야. 우웩.’

“시끄러우니까 닥치라고!”

나는 책상의 샤프를 집어들어서 있는 힘껏 귓구녕에 찔렀다. 눈앞이 번쩍 하는 아픔과 함께 참지 못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덜덜 떨리는 왼손에 피가 선명하게 흘렀고 어째서인지 눈물도 흘렀다.

그는 갑작스런 내 행동에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아무말 없이 도망쳤다.

아 끝났구나.

빨갛게 두근거리는 왼쪽 귀에는 이제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목소리도 사라져 버렸다. 정말 끝났다는 안심이 들었다. 그대로 주저앉아 쌓인 모든 울음을 토해냈다.

‘똑똑.’

순간 오싹한 소리가 오른쪽 귀에 스쳤다.

‘잘 들리니?’

악마가 오른쪽 귀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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