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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프롤로그(3)
게시물ID : readers_326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폴딩
추천 : 1
조회수 : 15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11/30 19:57:41
이번에는 또 다른 소설.

장르는 판타지인데 게임이 섞여 있다.


-

  이 씨발.

  나는 되살아났다. 네크로맨서에 의해서 좀비로 되살아났다. 물론 내가 원해서는 아니다. 그냥 이 새끼가 살려낸 것이다. 왜? 단지 몸빵이 좋다는 이유로.

  “하하! 드디어 고기방패를 얻었구나!”

  이놈은 확실히 뼛속까지 양아치다. 전(前) 동료이기도 했지만 이렇게 보니까 확실히 쓰레기다. 내가 자기를 위해서 죽었는데 되살려서 노예로 부려?

  마음 같아서는 쓰레기라고 욕하고 싶지만,

  “명을 받들겠습니다.”

  정작 입에서 나온 건 확실한 충성이었다. 왜냐. 나는 좀비니까. 기본적으로 주인인 네크로맨서를 받들지 않을 수가 없다.

  “근데 외관이 영 별로네.”

  그렇게 말한 녀석은 나를 이리저리 치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흡족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건가 싶을 찰나에 녀석이 전신거울 앞에 나를 데려갔다.

  “어때?”

  녀석이 물었다. 나는 부들부들 떨었다. 거울 속에는 이상한 여자가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여장을 한 좀비가 있었다. 최악이었다. 가발을 집어던지려고 했지만 가발에 손을 대는 순간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어허. 내가 기껏 꾸며놨는데 망칠 셈이야?”
  “명을… 받들….”

  크윽.

  나는 가발에서 손을 떼고 거울을 바라보았다. 대체 이 무슨 마니악한 취향이란 말인가.

  끔찍한 모습이었다. 남자인 게 분명한 좀비인데 여장을 하고 있다. 물론 ‘좀비’인 것을 생각하면 합격점인 것 같기는 하다. 이런 좀비가 나타난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갈 것이다.

  “감정.”

  녀석이 말했다. 그러자 내 앞에 반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좀비(B랭크)]
  [설명: 네크로멘서에 의해 되살아난 좀비. 통상적인 능력치는 보통 좀비보다 낮고, 방어력과 내구성은 높게 설정되었다.]

  “좋아. 완벽해.”

  녀석이 말했다. 아니, 조금도 완벽하지 않았다. 통상적인 능력치가 보통 좀비보다 낮아? 방어력과 내구성은 높아?

  아, 아멘.

  좀비 주제에 기도를 하는 건 영 이상하긴 했지만, 이 녀석은 정말이지 ‘고기방패’를 목적으로 나를 설계한 것 같았다. 다른 능력은 아마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좋게 말하면 탱커지만 나쁘게 말하면 동네북이다.

  “자, 이제 가자. 마린느.”
  “…….”

  마린느?

  [좀비(B랭크)의 명칭이 ‘마린느’로 재설정됩니다.]
  [마린느(B랭크)]
  [설명: 네크로멘서에 의해 되살아난 좀비. 통상적인 능력치는 보통 좀비보다 낮고, 방어력과 내구성은 높게 설정되었다. 네크로멘서에게 이름을 부여받아 체력 재생량이 대폭 증가했다.]

  동네북이 더 단단해졌다. 흑흑.

  “이제 우리의 모험은 시작이다!”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녀석은 들뜬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리하여, 좀비 마린느의 불편한 여정이 시작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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