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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술독이 된다
게시물ID : readers_327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육체없는사람
추천 : 1
조회수 : 32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8/12/12 00: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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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달이 저물든 동이 터오든 술에 취한다네
강물이 일렁이든 바람이 멎어 들든 술에 취한다네
강의 목소리가 신발 주인 찾는 줄도 모른 채
술깨나 마신단 주객이 어찌 신이 제짝일 쏘냐
발 닿는 마다 구름이라서 술에 취한다네
땅 아래 하늘이 있고 그 위에 내가 있어 술에 취한다네
수레에 술동이 이고 술판 벌이고픈 데 쏘다니며 술에 취한다네
갈대가 손짓해 술판 벌이고
나비 한 마리가 이끌어 술판 벌이고
석양이 경관이라 주저앉아 술판 벌이고
밤공기가 맛깔나 침안주 절로 괴니 술판 벌이고
사시사철 흑의 입은 술벗에게도 잔 돌리느라 취한다네
거나하게 하느작대는 취옹의 취태가 근사하오니
한 잔 배우려 물그림자에 술병 기울인다네
대낮엔 백주가 생각나고 야밤엔 어제 마신 술이 생각나 술판 벌인다네
슬프나 술 푸노니 푸념에 도취하고 눈물을 탄 고배도 별미라면 별미고 술이라면 얼씨구나 취한다네
지는 꽃나무 밑 자연스레 잔에 띄워지는 꽃술을 사랑하고
단비를 탄 술도 좋고 동장군 목전에 차갑게 마시는 불도 좋다
술을 마셨는지 까먹어서 마셨는데 술을 마셨는지 까먹어서 마시느라 취한다네
술이 술술 스리슬쩍 술동이 동이 나고 슬슬 동이 터오든 술기 가심이 못내 아쉽고
죽으면 챙겨줄 이 없으니 못 마실 제삿술 아쉬워 술독에 빠져 익사키로 사는
세상을 맨정신에 못 살겠으니 술판에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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