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글을 써서 밥을 빌어먹고 살기에는 힘들어서..
게시물ID : readers_328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5번지
추천 : 7
조회수 : 473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8/12/24 20:05:51
옵션
  • 창작글
글을 써서 밥을 빌어먹고 살기에는 힘들어서..

몇 년째 그냥 글을 써서 들어오는 수익금으로 기부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는 그냥 막연히 모두들 주변에서 글쟁이는 굶어죽는다고 그러려니 했었는데,
머리 굵어지고 나서 
직접 출판계에 대해 알아보게 되니 정말 모순적인 구조더군요.

작금의 출판계는 메이저 출판사가 일류 작가군단을 양성하고 공룡이 된 메이저 서점에서 집중적으로 판매를 하는 방식이라
사실상 종이책 출판은 인지도가 없는 저자나 작가들은 출판을 해도 문제인 구조더군요.
무작정 전업으로 버티며 때를 기다리기엔, 인세 정산 자체가 생존권을 위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 할까요?
그렇다고 웹이나 전자책으로 생각을 안해봤었던 건 아니지만,

이미 펜을 놓았던 시간도 길었고,
그 사이에 트랜드에서 완전히 멀어졌기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전업으로 쓴다면 모를까, 
제 실력에 비해 적잖게 급여나오는 회사 때려치울 수도 없었고요.

이래저래 고민이 되었지만, 결국 글을 쓰는 행위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소설창작성애자'라서요 ㅎㅎㅎㅎㅎ

그래서 4, 5년전부터 그냥 제가 직접 출판사업자 내서
제가 직접 쓰고, 제가 직접 편집하여 자비로 출판하고, 나름 마케팅하고, 유통해서 책을 써내고 있습니다.
(요즘 말로 1인독립출판이라고 하죠.)

그리고 늘 수익금들의 전액, 또는 일부를 적립해서 해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길게 쓴 이유는
어설프게 여기 흘러들어와서 책장사하려는 건 결코 아니라서 그럽니다
그럴꺼면 여기서 지금도 팔리고 있는 책의 본문들을 굳이 무료로 계속 업로드할 이유도 없고,
제가 처음부터 알라딘을 비롯해 교보문고 등에서 유통을 했으면 됩니다.
(현재 저는 고집스럽고, 어렵게, 종이책은 직접 판매와 동네서점을 통한 유통만을 고집해 왔습니다.)

그런 것보단... 
평생 글을 쓰면서 살아가는 삶, 지속적으로 쓰면서 살아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보아하니 여기도 많은 분들이 '쓴다'는 작업에 열의를 가지고 계신 것 같아서입니다.

저는 솔직히 전업까지 이르지 못한 겁니다. 절대 프로는 아니라는 거죠.
적절한 선에서 타협을 했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취미라 하기에는 좀 살짝 독할 정도의 수준에서 활동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물론, 그런 아마추어의 글이니 책을 꼭 악착같이 팔아먹으려고 덤벼들 생각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는 것이고.)
그저 제 열정을 곱게 봐주시고, 
제가 해내가고 있는 사업의 진정성에 대해 동의하는 분들에 한해서만 직접 판매하는 식으로 해서
정산되는 수익금들도 지금같은 마음으로 좋은 일에 쓸 생각입니다.

실제 이렇게 마음을 먹고, 실천하면서 살아가게 되니 노총각으로 쓸쓸히 늙어가는 인생이더라도
오늘같은 날 마음이 그렇게 사무치도록 시린 건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ㅎㅎㅎ

네,
글을 쓰며 살아간다는 것,
글을 쓰며 그걸로 밥을 빌어먹고 산다는 것,

그런 길을 걷고 싶어서 방황하면서 살아오다보니... 이런 길도 있다는 걸 알게 되어 그냥 말하고 싶었던 저녁입니다.


하여튼
모든 오유인들에게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이길 바랍니다.



1.jpg


출처 저의 일상에서.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