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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시집1] 5.읽지 못하면 사납게 밀쳐진다 - 『누유된 침묵』
게시물ID : readers_332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래된다리
추천 : 1
조회수 : 25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2/23 22: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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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읽지 못하면 사납게 밀쳐진다」 - 이광재


6차선 도로의 횡단보도는
조금 길었다

지나는 차들은 많고 속력은
조금 빨랐다

건너가야만 했을까

그건 잘 모르겠지만
건너가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무리 재빠른 동물일지라도
허가된 통로를 가로지르는 일은 버거운 일이다

하늘과 땅을 볼 줄은 알았어도
횡단보도를 볼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읽지 못하면
사납게 밀쳐진다

덤덤한 신호등이 
능청도 없이 불을 바꾼다



(2018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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