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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놓쳤다던 거리음악가가 있었다네
게시물ID : readers_339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않이외않됀대
추천 : 1
조회수 : 34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07/06 00:5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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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10년 전 버스를 놓쳤다던 거리음악가가 있었다네

푸른빛 지중해서 왔다며 섬 노랠 불렀다네


아, 멀리 두고 와 잊은 줄 안 그리움을

바람은 늘 곁으로 데려온다는 노랫말


오래전 슬픔도 잠시라네

그는 힘들 때 힘이 되는 글귀 같고

시멘트에 핀 꽃이라네


낡은 벙거지 속에 사탕 넣어준 다정한 아이가 다녀가고

바다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됐을, 소금기 풍기는 여인이 다녀가고

세상의 무게를 짊어진 부랑자가 찾아왔다네


그는 여인에게 말했네

홀로 서는 호랑이 같은 자가 되세요

위엄을 지키고 당당히 분노하라고

인어공주는 멍청이를 잊고 행복하게 살 거라네


그는 아이에게 말했네

비 맞는 떠돌이 개한테 우산을 씌워주는 것도 영웅이란다

꼭 터프하지 않아도 멋진 어른이 될 거라고

그는 푸른빛 지중해서 왔다며 섬 노랠 불렀다네


어쩐지 슬퍼 보여서 왜 고향을 돌아가지 않냐 물으면

그저 버스를 놓쳤다던 거리음악가가 있었다네

가로등이 켜지고 그는 묵묵히 서 있던 부랑자에게 말하네


'10년 전 여기서 바람이 날 살렸습니다. 날아간 모자를 주우려고 제 딸의 손을 놓쳤죠.'

'버스를 미처 보지 못 했어요. 그 아이는 잘 있었습니까?'


천사가 남자를 일으켰다네


'저녁은 셋이서 먹겠군요.'


섬 노랠 부르던 거리음악가가 있었다네

바람은 늘 그리움을 데려온다더니

깃털처럼 실려 사라졌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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