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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노래[자작소설]
게시물ID : readers_340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인(志忈)
추천 : 1
조회수 : 34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9/08/26 18: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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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끝나지 않는 노래-

어제보다 쌀쌀해진 날씨에도 여전히 거리에는 '젊음'들로 넘친다.

젊음의 거리답게 그들의 복장은 날씨에 연연하지 않는 같다.

여름이 지나가는 것에 대한 저항이라도 하듯이 테이크아웃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짧은 미니스커트들과 얇은 T셔츠들이 거리에 빈번하기 때문이다.

그들 사이를 걷고 있는 청년 J 젊음들에 속하지만, 그의 양손에는 아이스 커피 대신 어쿠스틱기타가 케이스와 기타앰프, 마이크 등을 담은 가방이 쥐어져 있다.


양손에 버스킹 장비의 무게 때문에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J 몸에서는 땀이 새어 나온다.

J 조금 힘겨워 보이지만 표정은 밝다.

J 표정이 밝은 이유는 버스킹을 처음 시작하였던 6개월 불과 3명이던 관객이 최근 다섯 이상 증가했고, 그중에서는 단골이 사람도 몇명 있어서 ' 꿈에 가까이 가고는 있구나...’ 라는 생각이 J 머리를 가득 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J 6개월째 버스킹을 하고 있는 장소는 젊음의 거리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지하철 2 출구 앞이나 사거리 놀이터 같은 이른바 버스킹명당은 아니지만, 최근 이곳에서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서 2 버스킹 명당이 가능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곳이다.


J 버스킹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부리나케 공연할 준비를 했다.

J 마이크 스탠드에 설치한 다이나믹 마이크와 어깨에 메고 있는 어쿠스틱기타를 버스킹 전용 앰프에 연결하고 전원을 켰다.

마이크 테스트와 악기의 사운드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J 허밍을 하며 간단한 기타코드를 연주하였다.


하지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이곳에서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의 노래소리와 악기소리가 J 노래소리와 악기소리의 볼륨보다 커서 J 소리가 묻힌 것도 이유였지만, 가장 이유는 어제까지만 해도 없었던 어느 버스킹 팀의 드럼세트에서 울리는 타격 소리가 J 노래와 악기 소리를 잡아먹었기 때문이었다.

J 내는 목소리는 베이스 드럼에게 J 기타소리는 스네어드럼의 타격소리에 완전히 제압당했다.


상태로는 되겠다 싶었는지 J 6개월째 유지하던 버스킹용 앰프의 볼륨 노브를 앰프가 있는 최대소리를 구현해 위치에 가져다 놓았다.

앰프의 볼륨을 높이자 드럼소리에 묻혔던 J 달달한 목소리와 어쿠스틱기타의 청량한 코드 울림이 장소에 퍼졌다.


J 사운드에 호기심을 느낀 사람들은 서서히 J 있는 곳으로 몰려들었다.

어느새 J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었다.

엄마 손을 잡고 있는 아이, 선글라스를 여자, 서퍼 같은 복장을 남자, 손을 잡고 있는 커플들 그리고 최근 J 팬이라고 자처하며 학교가 끝날 때마다 이곳을 찾는 여고생... 

여러 색깔의 관객들은 J 만들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괜찮은 반응으로 다섯곡을 끝낸 J 이제 오늘 버스킹의 마지막 곡을 준비하고 있다.

J 어쿠스틱기타의 머리에 꽂아 카포를 기타의 넥에 설치하고나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J 아마도 어제 작곡과 작사를 마친 신곡을 연주할 모양이다.

J 외에 다른 사람이 곡을 듣는 것은 처음이다.

J 힘있게 기타 연주를 시작했다.


공간에 그의 신곡끝나지 않는 노래 서서히 울려 퍼져간다.

전주를 마치고, 노래를 시작하기 직전에 J 힐끔 하고 관객들이 모여 있는 곳을 훔쳐 보았다.

J 안에 지금껏 한번도 보지 못한 숫자의 관객들이 들어왔다.

J 자신의 뒤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소름을 느끼면서 밖으로 노래를 뱉어냈다.

J 만들어 내는 멜로디는 관객들을 서서히 변화시켜갔다.


엄마 손을 잡고 있는 아이는 방긋 하고 깔끔한 미소를 지었고, 선글라스를 여자는 선글라스를 벗었다. 

점점 고조되는 노래의 멜로디가 절정으로 치닫기 바로 직전에는 몇몇 커플들이 서로 짧게 눈을 마주치더니 이내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커플들은 자신들 외에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는 어느새 절정이 되어 있는 J 노래소리처럼 격정적으로 입술을 부딪치면서 찐득한 소리를 만들어 냈다.

커플들은 J 만드는 멜로디가 하강했을 키스하느라 감았던 눈을 떴고, 손을 맞잡았다.

그리고 노래 부르고 있는 J 응시했다.

J 입이 노래를 마치자마자 그의 오른손은 부드러운 소리를 내면서 기타를 연주하다가 이내 C9코드의 소리만 남기고 멈췄다. 


J 소리가 공간에서 완전히 사라졌을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관객들의 박수 사이사이에는 손가락과 입술의 마찰이 만들어 내는 휘파람 소리가 삽입되어있다.

몇몇 관객의 입에서는 앵콜이라는 단어가 새어 나왔다.


처음이었다. 

지난 달간의 버스킹에서 J 앵콜요청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노래 시작 전부터 J 뒤에서 피어나던 소름은 이제 전체에 퍼져 있었다.

J 떨리고 있는 몸과 조금 붉어진 눈시울을 머금은 앵콜을 부르짖는 관객들에게 정중하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다시 기타를 잡았다.


J 연주하는 기타 소리를 듣자마자 그가 앵콜 곡으로 선택한 노래가 조금 연주한 그의 신곡끝나지 않는 노래라는 것을 있었다.

J 입에서 멜로디가 새어 나온다.

J 기타 소리는 조금 전보다 더욱 열정으로 가득하다.

J 열정을 듣자마자끝나지 않는 노래라는 노래 제목처럼 J 노래는 언제까지나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언제까지나......



나는 퇴근하자마자 유아방에 맡겨놓았던 희수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현관문의 자동 도어록이 잠기는 소리가 사라지자 집안에 정적이 흘렀다.

품에서 자고있는 희수를 아기용 침대에 살며시 내려놓고, 작은 이불을 살며시 덮어주었다.

새근새근 편안하게 자고있는 희수를 바라보고 있었을 나는 뭔가 떠올라서 벽에 걸어둔 아날로그 시계에 눈을 돌렸다.

오늘은 제발…’

나는 긴장된 마음을 안은 귀를 기울였다. 


조용한 집에서는 째각째각 하는 시계의 초침소리만이 희미하게 들리고 있다.

…’

나는 오늘은 무사히 지나갔다고 안도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멀리서 노래소리가 들려왔다.

시선은 재빠르게 희수가 자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조금 뒤척이고 있는 희수를 바라보았을 뒤에 작은 땀방울이 맺혔고, 터졌다. 그리고 흘렀다.

희수의 얼굴은 멀리서 들려오는 노래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을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잠시후, 멀리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와 함께 타악기의 강한 타격음이 미친 듯이 파열음을 내자 결국 희수의 얼굴은 완전히 일그러졌고, 집안은 희수의 울음소리로 서서히 채워져 갔다.

희수에게 장난감을 쥐여주어도, 이어플러그로 희수의 귀를 막아주어도, 끊임없이 안고 달래 보아도 희수의 울음은 그치지 않았다.

아마 어제와 마찬가지로 멀리서 들려오는 소음들이 멈출 비로소 희수의 울음소리도 멈출 것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오늘따라 멀리서 들려오고 있는 소음이 평소보다 더욱 크게 들리면서 우리에게로 다가오는 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어느새 집안은 멀리서 들려오는 소음과 희수의 울음소리로 가득차 있다.


'아아 진짜 노래는 끝나질 않는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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