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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02
게시물ID : readers_342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임스james
추천 : 2
조회수 : 21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10/09 22: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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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어오셨고 나는 선생님과 함께 교무실로 향했다.

내 머리는 여기저기 뜯겨져 있었고 얼굴은 할퀸 자국으로 가득했다.

나는 울먹이며 선생님께 두서없이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다.


“성민이 책상에 샤프가 있었는데,.

갑자기 내가 훔쳤다고 해서.. 아이들이 때렸는데.. 진짜 저는 아니란 말이에요... "

선생님은 잠시 한숨을 쉬더니 일단 교실로 돌아가라고 했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모든 아이들이 나를 바라봤다.

내가 한 번이라도 이만큼 주목받았던 적이 있었나..

학교 최고인 지영이가 갑자기 내 머리를 향해 발길질을 했고 나는 바닥에 쓰러졌다.


" 이 새끼가. 미쳤나~ 도둑 새끼, 뒤지려고~"


주먹으로 내 얼굴을 몇 대 더 때리더니 자리로 돌아갔다.

교실은 조용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모두들 나를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그 와중에 손톱을 물어뜯는 성민이의 모습이 보였다.


곧 선생님이 들어왔다. 

그리고 모두들 눈을 감으라고 했다. 


" 오늘 우리 반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있었어요. 

친구의 물건에 손을 댄다는 건 정말 나쁜 행동입니다. 

또한 여러분 모두 반성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값비싼 학용품을 자랑하며 친구가 시기하는 행동을 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또한 친구가 실수를 했다고 단체로 친구를 때리고 욕하는 것도 반성해야 합니다.

다음부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반장, 부반장과 함께 모두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다음부터는 선생님에게 먼저 알려야 해요. 

우리 반 친구들 모두 착한 어린이들이니까 선생님 얘기 모두 잘 알아들었죠? "


"네~~"


선생님 말씀이 끝나자마자 나는 먼저 일어났다.

뒤도 안 돌아보고 빠른 발걸음으로 집을 향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

선생님의 말씀은 결국 내가 도둑이라는 것이 아닌가?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도둑놈~ 도둑놈~~"


성민이었다. 진짜 도둑이 누구인지 가장 잘 아는 녀석이 저렇게 나를 놀리다니..

나는 우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그냥 무시하고 걸었다.

하지만 성민이는 생각보다 끈질겼다.


"도둑놈~ 도둑놈~~ 헤헤헤.. 도둑놈~ 도둑놈 ~ "


갑자기 분노가 치밀어 눈물이 멈췄다.

익살스럽게 웃고 있는 성민이에게 주먹을 날렸다.

그리고 성민이의 목을 휘어잡고 넘어뜨렸다.

넘어진 성민이의 몸통에 올라타 양 팔을 못 움직이게 무릎으로 누르고 얼굴을 마구 때렸다.

성민이는 코피를 흘리며 울었다.


"네가 했잖아! 네가 했잖아!! 네가 했잖아!"


성민이는 계속 울 뿐이었다. 나는 계속 성민이의 얼굴을 때렸다

" 잘못했지? 네가 잘못했지? "


성민이는 어눌한 말투로 대답했다.


" 어.. 내가 잘못했어. 엉엉... "


나는 일어섰다. 가방을 챙겨서 집으로 향했다.

갑자기 뒷덜미가 아파졌다.


성민이가 돌로 내 뒤통수를 때린 것이다.


다시 성민이를 쓰러뜨리고 마구 때렸다.

내 목덜미로 따뜻한 액체가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성민이의 얼굴은 퉁퉁 부었고 바닥에 누운 채 울고 있었다.

더 이상 덤비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자 어머니가 나를 응급실로 데려갔다.

 

나는 일주일 동안 집에 있었다.

사실 머리는 가볍게 꿰매는 정도였지만 내가 학교에 가기 싫다며 울고 버텨서

일주일 동안 집에만 있게 된 것이다.


나에게 손찌검을 하던 아이들, 욕설을 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다.

그럴 때마다 뒷동산에 올라서 나무에 주먹질을 해댔다.

손에 피가 나는데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학교로 돌아왔다. 나는 책상에 가만히 앉았다.

아이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떠들고 있었다. 단지 그 안에 내가 없었을 뿐이다.

성민이는 1교시가 시작되도록 등교하지 않았다.


1교시가 끝나고 쉬는 시간이 찾아왔다. 

키가 작고 몹시도 까부는 병현이란 아이가 내 곁으로 오더니 깐죽거린다.


"이 새끼 머리 다쳤다 봐? 크크크.. 야 너희들 물건 조심해~ 또 없어질라~ 크크크 “

 

몇몇 아이들이 함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일어서서 병현이의 뒤 목을 힘껏 잡았다.


"아~~ 아아~~~"

"네가 봤어? 내가 훔치는 거?"


반장 정훈이가 나섰다.


" 야, 최민우 그만해! 너 선생님한테 이른다? 그만해~ "

" 너도 가만히 있어. 내가 안 훔쳤다고~! "


갑자기 발이 날라왔다. 학교 최고인 지영이가 내 얼굴을 또 걷어찬 것이다.


" 이 새끼가 돌았나? 또 맞고 싶냐? 가만히 있으라고 새꺄~! "

 

나는 지영이에게 달려들었다. 

주먹으로 얼굴을 몇 대 맞기는 했지만 있는 힘껏 지영이의 머리채를 잡고 버텼다.

그리고 성민이에게 했던 것처럼 지영이의 목덜미를 팔로 감싸서 넘어트렸다.


지영이의 위에 올라타 얼굴을 마구 때렸다.


"네가 봤어? 봤냐고? 내가 안 훔쳤다니까!!! "


지영이는 코피를 흘리며 반항했다.


" 놔! 새끼야!! 놓으라고 새끼야!! "


반장인 정훈이도 거들었다.


" 야 그만해, 코피 나잖아. 그만해~ "


나는 주위를 둘러보고 소릴 질렀다.


" 너희들 한 번만 더 나한테 훔쳤다고 하면 너희들도 다 가만 안 둘 거야!! "


반장도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나는 지영이를 정신없이 때렸다.

분노보다도 지영이에게 반격당할까 무서워서였다.

강해 보이던 지영이도 결국 울음을 터뜨렸고 코피가 얼굴을 덮었다.

 

나는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몇몇 여자애들이 울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조용히 바라만 볼 뿐이었다. 

친구 많던 지영이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지영이는 코를 움켜지고는 화장실로 향했다.

어느새 성민이가 들어와 있었다.

얼굴에 상처 자국들이 보였다.

나는 성민이 얼굴의 상처를 보고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성민이는 갑자기 울면서 아이들에게 고백하기 시작했다.


"저번에 샤프 내가 가져갔어. 엉엉.. 내가 가져갔어. 미안해 민우야.. 엉엉 "


선생님도 해결하지 못한 억울함을 내 주먹으로 풀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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