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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06
게시물ID : readers_342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제임스james
추천 : 3
조회수 : 26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10/29 11: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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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만수 동생! 이 새끼 맞지? “


그 사이 키가 더 커진 윤석이 형은 진수형을 벽에다 몰아놓고 나를 불렀다.

그 옆에 형은 어색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윤석이 형의 입에는 담배가 물려 있었다.

그리고 진수형의 뺨을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다.


“이 X발놈아~ 네가 뭔데, 뭔데, 애를 때리고 다녀 새꺄!”


그 무섭던 진수형은 꼼짝도 못 하고 사정없이 얻어맞고 있었다.

좀 심하다 싶은지 형은 윤석이 형을 말린다.


“야, 그만해.. 이제 알아들었겠지..”

“야! 만수야~ 이런 새끼는 확실히 조져나야 정신을 차린다니까~”


윤석이 형은 발로 진수형을 발로 걷어차더니 주먹으로 사정없이 가격하기 시작한다.

내가 여태껏 보아왔던 그 무엇보다 잔인한 풍경이었다.


“이 거지새끼! 너 저기 판자촌 사는 거지새끼 맞지? 거지새끼 면 조용히 살아야지 어디서 깝죽거리고 다니냐?”


여기저기 피투성이가 된 진수형은 다시 일어서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소리 내어 울진 않았지만 진수형이 눈물이 흘러 코피와 섞여 빰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윤석이 형은 진수형의 머리채를 잡고선 나에게 끌고 왔다.


“이제 동생이랑 사이좋게 지내야지~ 응?”


“미.. 미안해…”


흐느끼며 울던 진수형은 어색한 목소리로 내게 사과를 했다.

나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있었다.


“얼마나 보기 좋아? 안 그래 만수? 헤헤헤.. 이제 집에 가자!”


진수형은 책가방을 힘없이 메고는 터벅 걸어간다.

갑자기 윤석이 진수형을 잡아챈다.


“이 새끼 봐라~ 형들한테 인사는 하고 가야지~ 이 싹수없는 X새끼!”


윤석이 형은 피우던 담배를 진수형 머리에 지져버린다.


“아아아악!!!!!”


진수형이 머리를 움켜쥐고 주저앉는다.

나는 진수형이 맞았던 그 순간보다 더 큰 공포심이 밀려왔다.


“뛰어가! 이 거지새끼야!! 안 뛰어!!?? “


진수형이 허겁지겁 가방을 챙겨서 뛰어간다.


형은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있었다.


“만수야~ 동생 좀 잘 챙겨라~ “


윤석이 형의 비웃는 듯한 미소가 보인다. 눈사람을 부술 때와 똑같은 미소다.

형이 갑자기 지갑에서 3만 원을 빼서 윤석이 형에게 건넨다.

용돈이 적은 우리 집에서 형이 한참이나 모았을 돈이다.

윤석이 형은 돈을 받고는 가래침을 한번 뱉더니 집으로 간다.


“만수 동생,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공부나 해 새꺄~

만수야 간다! “


형과 나는 아무 말 없이 집으로 향했다.

형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형도 그랬을 것같다.

눈사람이 부서지던 그날과 비슷한 감정이 밀려왔다.


그날 이후에도 형은 평소와 같았다.

아버지의 코 고는 소리가 들릴 때 즈음 책상에 앉아 라디오를 들으며

문제집을 풀고 있었다.

달라진 것이라곤 형과 나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다.

어색한 분위기가 싫어서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형, 내가 다음에 용돈 받으면 꼭 갚을게.”


내가 던져놓고도 참 이상한 말이었다.

형은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아무 말도 없이 문제집을 풀었다.

라디오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와 참 다행인 순간이었다.


그날 이후로 진수형과 그 패거리는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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