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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보수 가짜 보수: 현실과 동떨어진 조언
게시물ID : readers_344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1
조회수 : 29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12/18 14: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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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정치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새로운 책이 나왔다기에 한 번 읽어 보았다.


책을 쓴 저자는 보수를 지향하면서도 책의 본문 중 많은 부분에서 상식적인 노선을 지키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난 후, 개인적인 소감으로 저자는 한국 사회의 현실과 동떨어진 조언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먼저 저자는 "보수 정권이 고집스럽게 지켰던 반공, 친미, 친재벌 성장 등 3대 노선은 풍요로운 삶과 평화로운 국가로 가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선택한 수단에 불과하다. 반공은 보수 정치가 추종해야 할 최종 목적지가 아니다."라고 책에서 주장하면서, ‘닥치고 반공’에 집착하면 안 된다고 조언을 했다.


하지만 이는 한국 보수의 역사에 비추어 보았을 때,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일 뿐이다. 도대체 한국 보수라는 집단이 등장한 이후로, 그들이 언제 ‘닥치고 반공’을 포기한 적이 있었던가? 말이야 나왔으니 말이지, ‘닥치고 반공’이야말로 한국 보수의 핵심 정체성이 아니었나? 만약 그걸 포기한다면, 그건 한국 보수가 아니라 가짜 사이비 보수일 뿐이다.


평생 극우 반공 인사로 살아왔던 백범 김구조차 남북분단을 막기 위해서 김일성과 회담을 한 걸 가지고 아직도 김구가 북한이 보낸 스파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을 만큼, 한국 보수의 ‘닥치고 반공’ 정서는 강경하다. 


그리고 자한당과 바미당 같은 한국 보수 정당들이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비롯하여 수많은 실정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최대 30% 내외의 지지율을 받는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바로 저자가 집착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던 그 ‘닥치고 반공’ 정서를 아직도 자한당과 바미당이 고집스럽게 붙들고 있기 때문이 아니던가? 


만약 저자의 조언대로 자한당과 바미당이 ‘닥치고 반공’ 정서를 포기한다면, 두 당의 지지자들은 아마 자기들끼리 돈을 모아 ‘닥치고 반공’을 주장하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 것이다. 실제로 두 당의 지지자들은 ‘닥치고 반공’ 정서 때문에 두 당을 지지하는 것이니까. 


즉, ‘닥치고 반공’ 정서야말로 한국 보수의 알파요 오메가이다. 자한당과 바미당의 관계자들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닥치고 반공’ 정서를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포기하는 순간,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을 스스로 배신하여 자멸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또한 저자는 "진정한 보수주의라면 공동체 안정을 위해 2등 국민을 보듬는 정책을 꾸준히 추진했어야 한다. 2등 국민이 거사를 일으킬지 모른다는 경고에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 2등 국민이 절반에 이르는 현실을 알았어야 했다. 보수 진영은 2등 국민에게 불평등을 운명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게으르면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는데, 이 역시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이다.


아직까지도 한국 보수들이 살아있는 신으로 추앙하는 박정희는 왜 재임 기간 동안, 전라도 출신들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여 그들을 2등 국민의 지위에 올려 놓았는가? 그것이 자신의 권력 유지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박정희 정권 기간 동안에 벌어졌던 전라도 혐오 조장에 대해 비판적인 보수 인사는 좀처럼 보지를 못했다. 이는 그들도 내심 전라도 혐오 조장에 찬성하거나 동조하기 때문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또한 저자는 “게으르면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는데, 여태까지 한국 보수 정권에 속하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서 그런 식으로 국민들을 대해 온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보수가 아니라 가짜 보수라고 말할 수 있는가?


아울러 저자는 "불행하게도 우리 국민은 오만하고 거들먹거리는 보수주의를 너무 자주 겪었다. 한국의 보수 정치는 공권력을 난폭하게 휘두르는 권력자를 여러 명 배출했다. (…) 우리 국민은 가짜 보수주의 횡포에 수십 년을 시달렸다. 가짜 보수의 독선과 전횡에 고통스럽게 살았다. 보수주의의 착한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보수 진영은 보수주의의 선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지지자를 확보할 수 없게 됐다."라고 했는데, 이 역시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발언이다.


애초에 한국 현대사에서 착한 보수가 존재했던가? 한국 보수들이 아직도 추앙하는 두 인물인 이승만과 박정희가 과연 착한 보수였던가? 아니면 전두환이나 노태우가? 저자가 말하는 착한 보수는 한국 현대사에서 존재한 적이 없었다.


원래 한국 보수의 본질은 "힘"의 숭상이며, 그 힘을 공포스럽고 위압적으로 다루는 방식 때문에 보수가 권력을 잡아왔던 것이 엄연한 한국 현대사의 현실인데, 저자는 그런 현실을 무시하고 실현된 적이 없던 이상론만 늘어놓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이승만·박정희만 보수의 대표 선수는 아니다"라고 책에서 주장했으나, 그렇다면 이승만이나 박정희를 제외하고 한국 보수가 내세울 만한 인물이 누가 있는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가 야권의 유력한 후보인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마저 100만 표가 넘는 압도적인 차이로 이기고 대통령에 당선된 이유도 그녀가 바로 한국 보수가 숭상하는 박정희의 딸이었기 때문이 아니던가? 만약 박근혜가 박정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딸이었다면, 과연 대통령에 당선될 수가 있었을까?


기독교식으로 비유를 한다면 한국 보수에게 있어서 이승만은 세례자 요한이고, 박정희는 예수 그리스도이자 하나님이며, 박근혜는 그런 박정희의 후계자인 사도 요한이다. 그리고 이 셋은 모두 '닥치고 반공' 정서를 내세워 권력을 잡았다. 그런데 저자가 본문에서 주장하는 대로 한국 보수가 닥치고 반공 정서를 버리고 이승만과 박정희(+박근혜)가 아닌 다른 인물을 내세운다? 그것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에게 예수를 믿지 말고 사탄을 믿으라고 강요하는 것만큼이나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리하면 한국 보수는 앞으로도 지금 이대로 계속 닥치고 반공 정서와 이승만 박정희(+박근혜) 숭상을 핵심 정체성으로 내세우며 갈 수밖에 없다. 그것이 한국 보수가 처한 서글픈 숙명이다.

출처 http://blog.daum.net/timur122556/4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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