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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의 자작시들(비평환영)
게시물ID : readers_344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에반젤린
추천 : 1
조회수 : 26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01/04 19:4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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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썼던 시들을 몇개 공개해봅니다.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고
비평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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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어리석은) 아이

 

어린애같이 뭐하는 짓이냐고

묻지는 말아줘 너가 그럴수록 나는 자꾸만

어른이 되어버리니까, 이런저런 생각들을

던지고 그려낼수 없게 되니까

그저 정삼각형, 정사각형밖에 그릴 수 없게 될거야

그렇게 각진 사람이 되기는 싫었는데

이리저리 요동치는 낙서의 선을, 그런 율동들을 닮고 싶었는데

사실, 어느새 자를들고 무언가를 재는 사람이 되어버렸어

 

부풀어오르던 감정들을 천장이 낮아진 우리집에 가둬버렸을 때,

이미 흥분이라는 말은 내 안에서 조금 나쁜 단어가 되어버렸는지도 몰라.

 

돌아갈 수 없는 무지와 본능의 시대를, 역사를

나는 흉내내고 있는걸까




목욕

 

머리카락은 물기를 머금은 수채화 물감처럼

제멋대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검은색 부채가 파도를 따라, 그 너울에 맞춰 흔들리는 모양새였다.

흰자위와 동공 그 위를 얕게 덮은 까슬거리는 피부가 물에 잠긴 채 잠시동안의 휴식을 취한다.




북극

 

차가운 눈이 내려

밤은 자꾸 길어져만 가네

아무도 없어 곁에는,

아슬아슬한 두께의 빙판을 걸어가

금세 미끄러질 것 같아

그러면 새파란 바다 속으로 빠져버리겠지

온몸이 차갑게 달아오르고 감각은 무뎌지고

아마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게 될 거야

오로지 고독만이

그리고 어둠만이 함께,

 

 

밤이 되면 오로라가 펼쳐지겠지

그럼 나른한 기분과 내뱉은 입김은 금세 생겨날테고

이런 분위기야 온통 새까만 밤의 불빛은



탈피

 

무서워서요

그대의 눈동자가 무서워서요

마주칠 수 없어요

그 어떤 진심을 건넬까

난 껍데기뿐인 사람

그런 얘기 이해할 수 없어요

가벼워서 날아다녀요

줏대없이 텅텅비어서

누가 뒤집어놓을 깊은 속도 없어요

 

무서워요

내 가벼운 말이 그대, 단단한 속살을 찔러버릴까봐


빗소리, 무뎌지는

 

습기 찬 날개를

등 뒤로 접어올리고

청색 나뭇잎 아래서 장대비를 피하던 밤

아침이 되면 이 시간도 끝이 나겠지

다시 하루를 살아가야겠지

호시탐탐하며 노심초사 해야겠지

 

비가오면 울어도 좋아

빗소리에 무뎌질테니

비가 그치면

다시 하루를 살아가야겠지



테라인코그니타

 

알 수 없다면

두려울 수밖에

죽일 수 없다면

살려둘 수밖에

존재 자체로 압도된다면

위축되는 수밖에

더 안쪽으로 숨어드는 수밖에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다면

존재하는 수밖엔

 

미지는 안팎으로

서로를 무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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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내 대회에 출품하려고 쓴 글들중 일부입니다.

상은 탔으나 행여라도 도용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을 것 같아 수상작은 올리지 못하겠네요.

감상평과 비평은 환영입니다~ (비평이라고 하지만 가벼운 조언 한마디라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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