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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업보를 짊어져 산다
게시물ID : readers_350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ㅋㅋ루삥뽕
추천 : 3
조회수 : 34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0/10/18 02: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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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대세가 등 떠민 대로

미어터지는 활로를 쫓음에

한세월 피란길 오른 듯 목 타서 쏘다니며

체면이 밑천인 장사치였다

 

고배를 맛보고 혼몽 중에

그리운 손짓 따르랴 아니 삶에 미련을 남기랴

고기는 이승에 두고 넋은 저승에 둔 초조한 두 집 살림

하루에도 수십 번 갈팡질팡한 갈대 사촌이었어

 

허기의 포로로 요깃거리 찾느라 동분서주 기웃거리는 걸귀요

지나고 보니 진정 안주해본 건 어머니 뱃속에서 열 달이 다였더라

 

심신을 한시도 가만 못 둘 내 업보가

세상 한 바퀴 돌다 만 한을 품은 웬 바람의 안달일는지

사람 사는 이곳저곳 구석구석 스치고 스쳐 별꼴 다 무릅쓰면서 고된데

그저 실소가 터졌다

 

줏대 없는, 줏대를 관철할 능력도 없는 주인을 만난 몸뚱이만

등 떠밀리는 대로 가고 싶지 않은 곳을 전전했으니

친히 가여워 줄 수 있는 게 허탄한 억지웃음뿐

우는지 웃는질 모르게 헝헝헝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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