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섰던 건담이 마코토를 들어서 나무위에 올린 다음 시오도 나무위에 올려줬다. 그리고는 늑대가 있을 것 같은 쪽으로 달려갔다. 그 사이 지영은 ‘떠라’라고 주문을 외워 몸을 나무 위로 띄웠고 줄리엣은 브람스를 번쩍 들어올려서 나무 위로 올려놓고 칼을 들고 늑대가 오는 것에 대비했다. 

‘지영씨는 저렇게 나무위로 올라갔구나. 그건 그렇고 저 칼 내칼 아냐? 어느틈에’

이윽고 건담이 달려가자 나무 뒤에서 늑대가 뛰쳐나왔다. 늑대들은 첫 공격을 할 때 시야가 확 트인 들판에서 자신들의 모습이 드러나서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이번에는 나무 사이에서 숨어서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건담과 줄리엣이 미리 알아차리는 바람에 기습은 실패로 돌아갔다. 건담이 늑대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늑대는 재빨라서 건담의 공격이 맞지 않았다. 늑대는 건담의 다리를 물고 늘어지려고 하였으나 금속에 이빨이 박힐리 만무 했고 그런 늑대를 건담이 한손으로 잡아 올려 던졌다. 그러나 늑대는 영리하고 연계가 좋았다. 몇차례 내동댕이 쳐지고 바로 전술을 바꾸었다. 건담이 늑대를 들어올리려 숙이는 사이 다른 늑대가 건담의 목을 노리고 뛰어들었다. 몇차례 목을 물린 건담은 다리를 문 늑대를 잡아 던지는 사이 사각에서 날라오는 늑대의 옆구리를 후려쳤다.

‘저거 혹시 마코토보다 머리 좋은거 아냐?’

몇차례 공방 후 늑대는 쉽사리 건담을 공격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물러나지도 않는 어중간한 공방이 계속 되었다. 건담은 지칠줄을 몰랐고 늑대는 영리하고 수가 많아 팽팽하게 대립하며 시간이 흘러갔다. 지영은 자신이 올라간 나무와 시오와 마코토가 올라간 나무 밑둥을 얼려 미끄럽게 하여 무언가가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였다. 지영 일행이 있는 쪽에도 늑대가 나타났다. 달려드는 늑대를 향해 그세 요령이 생겼는지 왼손으로 조그만 아이스볼을 날리고 오른손으로 그보다 조금 큰 아이스볼을 늑대가 피하는 쪽으로 던졌다. 물론 다 맞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명중률이 높아졌다. 줄리엣은 그 이름답게 엄청난 위용을 자랑했다. 시오에게 빌린 칼로 늑대를 도륙내고 있었다. 언제 주었는지 짧은 나뭇가지로 늑대를 견제하며 늑대의 빈틈을 노려 칼을 찌르거나 휘둘러 늑대의 수를 차근차근 줄여 나가고 있었다. 모두의 활약을 보며 시오는 뭔가 의기소침해졌다.

‘지영씨와 줄리엣은 용감하게 늑대와 싸우고 마코토의 건담도 저렇게 활약하는데 나만…. 이럴라고 이쪽 세계로 왔는가 자괴감도 드는군’

두번째 공격도 실패로 돌아갔다고 느낀 늑대 대장은 퇴각 신호를 보냈고 늑대는 일사분란하게 수풀 너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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