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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의 숲 (2화 광대의 벤)
게시물ID : readers_577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성경읽는스님
추천 : 1
조회수 : 22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1/01 03:06:11

광대의 벤

"다 왔습니다. 여기가 몬스터의 숲 '추방자의 마을' 입니다."
헤루스의 계절의 따뜻한 바람에 살풋 잠이 들었던 벤과 칼은 아벤의 말에 눈을 떴다.
막 점심을 먹은 뒤라 불어오는 봄바람이 포근했던 모양이다.
"오...다왔군"
"떨어져 냄새나"
"킁, 킁, 푸하!! 우웩!!술집에서 좀 씻을껄"
벤은 자신의 겨드랑이를 킁킁 거리더니 헛구역질을 했다.
근 일주일은 씻지도 못하고 호송수레에 끌려다닌 둘의 얼굴에는 흙먼지와 땀으로 범벅이였다. 더군다나 땀이 많은 벤은 정말 멋진 악취를 선사하고 있었다.
"너한테 백년동안 안빤 드워프의 땀수건 냄새가 난다."
"영광이군"
털이 많아 체취가 유난히 강한 드워프의 냄새라니. 냄새쟁이에게는 최고의 찬사였다. 드워프의 체취는 유명해서 그들의 겨드랑이에는 냄새의 정령이 산다는 말까지 있을정도니까...
아벤이 수레의 잠금장치를 열고 벤과 칼은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일주일만에 땅을 밟았다.
"십장님 그럼 전 마을사람들에게 물건을 좀.."
"아아... 다녀와"
아벤이 떠나고 주위를 둘러보면 칼이 물었다.
"벤, 넌 여기 몇번 와봤다고 했지?"
"어..저번보다 집이 더 생겼네?"
"난 수도에 있을때 이런 마을이 있다고 들어보지 못했는데?"
"으음...이건 말이지 사실 우리 경비대때문에 생겨난 마을이지"
"무슨 소리야?"
"사실 죄인을 풀어주는 곳은 이곳보다 반나절은 더 가야하는 깊은 숲속이야, 그곳이 오우거의 영역이거든. 사실 우리도 그곳까지 가기는 위험해서 왠만하면 가려고 하지 않지...이곳에 버려지는 사람들중에 열에 여덟은 큰죄를 지은 사람이 아닌건 너도 잘 알잖아. 우리도 마찬가지고.  경비대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데다가 아무리 경비대지만 같은 나라 국민을 그런 몬스터의 밥으로 넘겨주면서 마음이 편할리가 없잖아. 그래서 우리 철혈의 기사님이 머리를 쓴거지..아! 참고로 이 마을의 필요한 물품을 가끔 경비대에서 옮겨줘서 병사들 용돈벌이 정도는 하니까 우리도 반대는 안하는 편이야"
"그 철혈의 기사가?"
벤이 말하는 부대장은 60이 넘은 노장으로 한때 중앙군의 요직에 있었으나 권력구도에서 밀려나서 남문경비대 대장이라는 한직에서 조용히 은퇴만 기다리는 늙어빠진 늙은이 였다. 보잘껏없는 남작나부랭이지만 젋었을때는  엄격한 군 관리와 피도 눈물도 없는 작전수행으로 인해 철혈의 기사라는 칭호를 전대 성황에게 하사 받았었다.
"보기보다 좋은 분이시지. 내가 이곳에 쫒겨나서 제일 안타까운 건 그분을 못뵈는 거다."
"건방지고 자존심덩어리에다가 냄새까지 드워프와 동급인 벤이 존경하는 사람도 다 있군."
"쳇"
"하지만 존경받을만한 분이다. 부하를 생각하는 마음과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을 모두 가진 보기 드문 귀족이야"
"헤헤 그렇지? 우리 경비대는 그분을 전부 아버지처럼 생각하거든"
"저기...십장님..."
벌써 마을 사람들이 부탁한 물건들을 주고 왔는지 아벤이 살짝 끼어들었다.
"응? 아벤 왜 그래?"
"중앙군 병사 두명이 돌아간다고 해서 십장님께 말씀드리려고.."
이미 마을 입구에는 중앙군병사 두명이 띠꺼운 얼굴을 하고 수레 옆에 기대서서  온몸으로 가자라는 오로라를 풍기는 중이였다.
"미안하고 고맙다 아벤"
"십장님 그럼..."
아벤은 벤의 두손을 꽉 잡고 아쉬운 마음을 표현하고 수도로 돌아가는 길에 몸을 실었다.
'십장님 아니...벤형님 무사하시기를..'


아벤이 언덕을 넘어 보이지 않을때까지 쳐다보던 벤이 입꼬리를 살짝 말아올리면서 칼을 돌아봤다.
"내가 부하녀석 하나는 잘키웠지"
"뭐 어릴때부터 네놈은 사람하나는 잘 다뤘으니까."
"에헴!! 골목대장출신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그리고 이것좀 봐봐"
"응? 뭔데?"
벤의 손안에는 조그마한 쪽지가 들려있었다.
"아벤놈이 아까 악수하면서 살짝 쥐어주던데? 뭘까나"
"연예편지 아니야?"
"흐흐흐 이놈의 인기란"
영양가 없는 대화를 하면서 벤은 쪽지를 펼쳐보았다.
'십장님 마을 입구 표지판 큰돌 뒤를 보십시오'
"짧구먼 사랑한다는 말은 없는데 킥킥"
아벤이 쪽지에 적어논 곳에는 벤의 손때가 묻은 숏소드 두자루가 있었다.
"아벤 녀석 센스하고는.."
벤은 특이하게 쌍검술을 썼다.  검 하나만 들면 칼한테도 질 정도로 약해빠진 벤이지만 검 두자루를 들면 오우거도 혼자 잡을 정도였다.
"벤. 네 쌍검술이 유명하긴 한가보네"
감탄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비꼬는 말이였다.
일반적으로 기사들은 전부 두꺼운 방패에 장검을 들고 병사들은 긴방패에 긴창을 사용하는게 대륙의 보편적인 무장인 고정관념을 무시한 벤의 쌍검술은 그냥 광대의 재주정도밖에 보이지 않는게 대륙의 현실이였다.
"광대의 밥벌이도구도 챙겨주고 좋은 세상이로구나"
"이자식..."
실제로 경비대에서 벤의 별명은 '쌍검의 벤'이 아니라 '광대 벤'이였다. 아벤만 해도 별명은 '하트브레이커' 라는 멋진 별명이였는데 말이다. 그 하트가 적의 심장이 아니라 귀부인들의 마음이라는게 문제지만...
숏소드를 갈무리한 벤은 가슴을 쫙 펴고 마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빌어먹을 칼 네놈의 그 미친짓에 또 동참을 하게 되는군...뭐 지루한 경비대 생활보다는 훨씬 재밌지만 말이다."
"훗. 내가 여자라면 네놈한테 시집갈꺼다"
"훗. 내가 원래 좀 멋지지"
"가자 광대검사 벤"
두 사람은 당당히 마을로 힘찬 발걸음을 내 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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