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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쳐상 수상에 빛나는 걸작 '쥐' 를 읽고...
게시물ID : readers_66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okizi
추천 : 13
조회수 : 101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3/12 11:13:21






<1, 2 권의 표지>

<작가인 아트 슈피겔만>





아름다운 추억이 된지도 꽤 된 중학교 시절.


점심 시간이면 종종 교내 도서관을 들낙거리던 그 시절부터 눈에 들어왔던 책이다.


하지만, 내가 싫어하는 동물 중 하나인 쥐가 등장인물이자, 표지도 어두운 분위기라는 이유로 펼쳐보기만 했었다.


그러던 그 책을 이제서야 읽게됐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이 가진 의미를 알게됐다는것과 퓰리쳐 상을 수상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 책이 가진 의미란 '나치 정권의 유태인 학살에 대한 생존자의 생생한 증언'이다.)







이 책의 백미는 만화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일단 작가인 아트 슈피겔만과 그의 아버지인 블라덱 슈피겔만이 책 속에 등장한다.


블라덱 슈피겔만은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중에서도 너무나도 핵심적인 인물 즉, 주인공이다.


우리는 어렸을적 조부모님 혹은 부모님이 해주시는 옛이야기를 들어본 경험이 있을것이다.


이 책의 서술 방식도 2차 대전 전의 상황부터 아우슈비츠를 겪고, 살아남은 블라덱의 인생사를 만화로 그려보고 싶은 이 책을 쓰려는 아트에게 이야기를 해주는 위와 같은 서술 방식이다.








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여기서 또 너무나도 재밌는 점은 '이중 서술 방식' 이라는 점이다.


이야기를 듣고, 들려주기 위해 만나면서 생기는 '전쟁 세대인 블라덱과 비전쟁 세대인 아트의 세대 차이' 와


만나서 들려주고, 듣는 '2차 대전 이전부터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아 부인과 재회하기 까지의 블라덱의 인생사' 를 동시에 다룬다.


아직 안읽은 분들은 모르겠지만, 전자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소소한 갈등은 심각하도 진지하기 보다 재밌게 묘사했지만 세대 차이라는 내포된 의미는 손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실제로 읽으면서 이런 장면에서 많이 웃었음. 특히 블라덱이 아트의 옷을 버린 장면은 진짜 웃겼음ㅋㅋ)


또한 후자는 그 자체만으로도 말할것 없이 경이로우며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을 갖고있다.







'피아니스트' '인생은 아름다워' 라는 영화도 본 적이 있지만, 실제 생존자의 경험담의 생생한 증언은 두 명작과 맞먹거나 혹은 뛰어넘는다.


'겨우 한 인간의 개인사가.. 그 방대한 사건을 잘 보여줄수 있을까?' 라는 의문으로 시작했지만.. 불필요한 걱정을 했음을 깨달았다.


블라덱 슈피겔만에게도, 독자들에게도 운이 좋게도 그는 전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부자였고, 기술자이며, 지략가이자, 현실적 감각이 뛰어난 인간이었다.


이런 그의 직접적인 경험과 그런 경험을 하면서 보고, 듣고, 얻은 간접 경험은 겨우 한 인간의 개인사로 그 방대한 사건을 잘 보여줄수 있었다.








내가 싫어하는 동물 중 하나이자, 여태 이 책을 안 봤던 이유인 '쥐'는 


나치 - 고양이

유태인 - 쥐

미국인 - 개

소련인 - 곰

폴란드인 - 돼지

프랑스인 - 개구리


위와 같은 방식으로 이 작품의 표현력과 상징성을 극으로 끌어 올리는 역할을 했다.




<'쥐'의 한 장면. 사람으로 그린것보다 훨씬 극적이고, 와닿는다.>





또, 재밌는 표현법이 있는데, 유태인인 블라덱이 비유태인 유럽인인 폴란드인 척을 하는 장면은 쥐가 돼지 가면을 쓴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유태인(쥐)인 블라덱이 폴란드인(돼지)인 역무원과 대화하는 장면. 블라덱이 폴란드인인 척하는 것을 가면 쓴 것으로 표현했다.>







작품 해설에도 나오듯 이 작품은 '만화'에 대한 편견을 깨버린 작품이다.


이 책이 나오기 전과 나왔을 당시에만 해도 만화는 가볍다는, 뭔가 깊은 내용을 표현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편견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본 평론가들과 대중들은 편견에서 벗어날수 있었고, 그에 걸맞는 찬사와 인기가 뒤따랐다.


그를 대변하는 하나의 사례가 바로 '퓰리쳐상 수상'이다.





물론, 나는 이 책이 나올 당시의 사람들과는 다른 환경에 살기 때문에 그들에 비해 만화에 대한 편견이 적었지만 깊은 내용을 표현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정도의 편견은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만화라는 형식 그 자체에서 나오는 특유의 재미'와 '깊은 내용'을 모두 그려냄으로써 나를 그 옛날의 평론가와 대중들처럼 편견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





2차 대전 이전의 유럽에서 부터 그 유명한 아우슈비츠를 거쳐 전쟁의 종언까지의 비극적이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원한다면..


아트 슈피겔만의 만화 '쥐'로 초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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