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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리안 프로젝트 < 10 >
게시물ID : readers_81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카엘의노래
추천 : 0
조회수 : 25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7/06 22:08:24
일리안 프로젝트
 
< 10 >
 
 
얼마 후 일루미나티호의 해치(Hatch)가 열리고 한 남성이 보호복을 입은 채 기어 나왔다. 그는 정민을 향해 가벼운 손짓을 보이며 정민의 잠수정으로 걸어와 조심스레 발을 내디뎠다. 허나 발을 내 딛는 그 짧은 순간 고래의 위액이 출렁거렸고 그로인해 중심을 잃은 중령은 위액 속으로 빠지고 말았다.
 
“악! 안돼!”
 
중령의 다급한 목소리가 고래의 위속에 메아리쳤다.
 
정민 또한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었다. 바로 그때 선체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정민은 카메라를 돌려 소리가 나는 곳을 비추어 보았다. 중령이었다.
 
중령은 몸의 반은 위액 속에 잠겨 있었고 간신히 팔을 내밀어 잠수정 외관에 있는 사다리를 붙잡고 있었다. 그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두 팔로 사다리를 기어올라 잠수정 해치를 두드렸고 서둘러 보호 복을 벗어 던져 버렸다. 허나 너무 급하게 벗던 나머지 바지에 묻어 있던 위액이 손에 조금 닿고야 말았다. ‘치지직’ 거리는 소리와 함께 중령의 손끝이 조금 타들어갔다. 중령은 고통을 참으며 해치를 두드렸다. 정민은 서둘러 해치를 열고 그를 자신의 조종석 뒤편에 앉힌 뒤 물과 음식을 건네주었다.
 
“괜찮습니까?”
정민은 화상을 입은 중령의 손을 보며 말했다.
 
“조금 쓰리긴 하지만 참을 만합니다. 정말 고맙소. 이 은혜 죽어서도 잊지 않으리다.” 중령은 고개 숙여 감사의 뜻을 전했다.
“죄송합니다. 바로 구해드렸어야 했는데 저도 겁이 났었습니다.”
정민 또한 중령에게 고개 숙여 용서를 구했다.
 
“별말씀을 저라도 그랬을 겁니다. 이해합니다.”
“네. 고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그 상황에 놓이게 된 것입니까?”
 
중령은 정민이 일급비밀에 깊은 관심을 보였던 것을 떠올려 이 생명의 은인에 궁금증을 풀어주기 시작했다.
 
“미국은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이미 화성이주 계획을 실행하고 있었습니다. 수백 년에 걸쳐 끊임없이 물자들을 실은 우주왕복선을 화성으로 보내어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돔 방공호 모형의 도시들을 건축하고 있었습니다. 달에서 루나티타늄을 발견한 바로 직후부터 계획이 실행되었던 것입니다. 우주방사능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물질은 아직까지 루나티타늄밖에는 없었느니 말입니다.”
 
중령은 빵과 물을 허겁지겁 먹어치우며 말을 이었다.
 
“방공호가 완공되자 돈이 많은 엘리트들과 미국의 숨은 권력자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방주와도 같은 우주선을 타고 그곳을 향했습니다. 방주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만 종의 생물 DNA 샘플과 과학자들, 예술가들, 성직자들, 정치인들, 연예인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권력을 유지할 수단인 소수의 군인들 또한 타게 되었습니다. 저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또한 그 운 좋게 선택받은 군인들 중 한명이셨습니다.
 
허나 일종에 향수병이라고 해야 합니까. 아무리 안전한 방공호 속에서 살아간다고는 하나 삭막 하디 삭막한 화성에서 인류가 영원토록 살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과학자들은 화성의 토양에 생명의 씨앗을 퍼트리려 노력했습니다만 신은 우리 편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성직자들의 주장처럼 지구가 우주에서 생명체를 가진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화성은 저희를 비웃고 있었습니다.
 
성직자들은 그것을 증거로 내란을 일으켜 권력의 정상에 있고 싶어 했습니다. 자기들이 마치 신의 대리인이라도 되는 듯 마냥 정치 권력자들의 숨통을 조여 왔습니다. 종교가 정치를 집어 삼키려던 찰나였습니다. 그러던 중 그 일이 터져버리고 만 것입니다.”
 
중령은 크게 심호흡을 하며 화상 입은 손에 얼음찜질을 하고 있었다.
 
“어떤 일입니까?”
 
숨죽여 듣던 정민은 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도저히 놓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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