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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관해서.
게시물ID : readers_83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검은날개
추천 : 11
조회수 : 545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3/07/23 02:32:40
베오베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대해 댓글을 남겼는데
한 분이 역작이라 말하셨습니다.

맞습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교훈
그리고 스토리는 정말 끝내줍니다
그래서 역작이 맞습니다.
그렇지만 반면에 졸작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를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에도 오유에 썼는데 가물가물하지만 써보겠습니다.
교수님께 수업시간에 들은 내용이라 완벽하게 전달하지 못해 죄송죄송 ㅠ_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는 얼핏보면 엄석대를 몰아내고 평화를 찾은 교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실제 내용, 전개방식 그리고 인물들의 행동을 면밀하게 관찰하면 우리가 알던 내용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즉 겉으로 드러나는 주제와 속에 숨어있는 주제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화자는 옛생각을 통해 엄석대를 그리워합니다.
그가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지 어디서 뭘 하는지 궁금하게 생각하죠.
이 부분은 정말 이상합니다.
잘 생각해보세요.

왕따를 당하거나 괴롭힘을 당한 사람이 넋놓고 창 밖을 바라보면서 '날 괴롭힌 그 아이는 뭐하고 살까?' 라는 생각을 하나요? 
안 합니다.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롭힘을 당하다가 악행이 밝혀져서  학교에서 짤린 아이를 그리워하다뇨?
현실에 정말 맞지 않는 부분입니다.

결국 이 부분에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권력자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묻어있다는 것입니다.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을 보시면 이와 완전 다른 전개방식을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나오는 과거 회상법과 돼지들의 왕에서 나오는 과거 회상법은 비슷합니다.

학창시절 학교를 주름잡던 아이에 대한 회상을 통해 과거의 행적을 밟아갑니다.
'돼지의 왕'에서는 그 상황 이야기하는 인물, 그리고 듣는 인물이 서로 다른 감정을 보입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클라이막스에서 어떤 계기로 폭발하죠.
하지만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현실에서 괴로움보다 그리움이 더 크게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엄석대가 사라진 교실의 어수선함(?)으로 인해 선생들도 교실의 분위기를 잡아주던 엄석대를 그리워하죠.


이문열이 화자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내용은 바로 "과거 권력통치에 대한 그리움" 혹은 "권력자에 대한 향수"라는 해석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부분은 이문열 작가의 정치성향에서도 잘 나타나타나는 부분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정신세계에서도 잘 나타나죠.



대표적인 일화가 모 신문사에서 문화컬럼을 쓰던 조금 이름이 있는(?) 혹은 아마추어였던 평론가가 이문열의 작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냅니다.
그러자 이문열이 말하길

"너 같은 3류가 나 같은 1류를 비판하는 것은 나와 동급이 되고 싶어서 그러는 거다"

라고 말합니다.
즉 3류가 1류랑 엮여서 1류가 되려고 하는 수작을 부리고 있다.
나랑은 다른 물에 사는 놈이니 넌 3급숭에서 놀아라.

라고 그 평론가와의 토론을 시도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이문열은 자신이 이황의 자손임을 강조합니다.
이황은 지방 선비의 말도 안 되는 비판에도 정성을 다해 대답해줬습니다.
자신이 이황의 자손임을 강조하면서 1류에게 덤비는 3류라는 말을 하며 토론을 회피합니다.

결국 자신은 권력을 가진 자라는 말을 하는 것이죠.


그 3류 문화평론가는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진중권 교수님입니다.


이문열 작가가 지지하는 당은 새누리입니다.
갑자기 정치로 쑥 들어왔지만 과거 그 작가가 정당 지지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뭐라했는지 어리고 오래되서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듣고 기분이 좋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저런 사람이었나?' 라는 생각이 드는 인터뷰였습니다.


아무튼 이문열 작가가 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과거 권력자를 그리워하는 주제를 담은 소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작이라 보기에는 조금 거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참고로 이 이야기는 2010년 신춘문예 평론부분에 입상하신 교수님께서 말씀주신 부분입니다.
수업은 엄청 재밌지는 않았지만 헛지식을 알려주는 교수님은 아니셨던 걸로 기억에 남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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